4화. 모유 수유 지원사 Lv.3 – 옆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나는 아무것도 안 했지만, 존재만으로 레벨 업했다"
02:47 AM
[시스템 로그 활성화]
퀘스트 수신: 모유 수유 서포트 Lv.3
조건: 불필요한 행동 금지 / 주변 소음 통제 / 아내의 눈빛 눈치 Lv.2 이상 필요
보상: 관계 만족도 +100 / 생존율 +20% / 무언의 인정 1회 (예측 확률 36.8%)
나는 지금
거실도 아니고 부엌도 아닌,
‘기척을 최소화해야 하는 침묵 필드’에 있었다.
한밤중, 아내는 깨어나 아이를 안고 있었다.
울음은 잠잠해졌고,
포지션은 잡혔다.
이제 필요한 건
정적 속 집중.
“나 뭐라도 도와줄까?”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삼켰다.
[스킬 저지됨: 불필요한 발언 Lv.1] – 무효화 성공
멘탈 -5 / 위험도 감소
그저 옆에 앉아,
물컵을 조용히 건네고
쿠션을 슬며시 내밀었다.
그뿐이었다.
정말 그것밖에 안 했는데...
[스킬 사용: ‘조용한 쿠션 보정 Lv.1’ – 완벽 성공]
[평가: 부드러움 + 안정감 + 눈 맞춤 유지 3초]
→ 보너스: 아내의 입꼬리 +0.3cm 반응 감지됨
아이는 조금씩 젖을 물기 시작했다.
고요한 방 안, 작은 소리만이 흐른다.
숨소리, 삼키는 소리,
그리고 나의 긴장감.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아닌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그 순간
아내가 속삭였다.
“물 좀 더 줄래?”
[퀘스트 분기 발생]
서브 미션: 생수 전달 – 소리 없이 / 손 안 흔들림 유지
성공률: 81%
실패 시: 물 쏟음 → 아기 각성 → 방 전투 재돌입
나는 마치 도적 클래스의 은신 이동처럼
최대한의 조용함을 유지하며 물컵을 들고
아내에게 전했다.
그 순간,
아이의 눈이 반짝 떴다.
[긴급 이벤트 발생]
모유 끊김 경고 – 수면 실패 확률 증가
나는 반사적으로 숨을 멈췄다.
아내도 그대로 얼어붙었고,
방 전체의 공기조차 멈춘 듯했다.
그러자—
아이의 눈꺼풀이 천천히 내려갔다.
[회피 성공: 깨기 직전 유도 실패 방지]
[EXP +300] / [서포트 스킬 경험치 증가]
나는 느꼈다.
아무것도 안 했는데… 분명히 무언가를 해냈다는 것.
이건 전투가 아니었다.
팀워크였다.
[퀘스트 완료: 모유 수유 서포트 Lv.3]
보상 획득:
무언의 고마움 +1
아내 신뢰도 +0.2
‘괜찮은 남편’ 타이틀 잠정 부여 (임시 효과: 3시간 지속)
나는 조용히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몸은 고단했지만,
이제 나는, 존재만으로 의미 있는 플레이어가 되어가고 있었다.
03:12 AM
그 순간, 아내가 한숨을 쉬었다.
아이는 여전히 먹고 있었고,
나는 긴장한 채 무릎을 접고 앉아 있었다.
"괜찮아?"
이번엔 내가 아닌,
아내가 나에게 건넨 말이었다.
[이벤트 발생: 감정 역전]
효과: 피로도 -15 / 관계 신뢰 +10 / 회복 대화 가능성 증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응, 근데 너는?”
그 한 마디에
아내의 어깨가 살짝 내려앉았다.
[패시브 발동: 정서 공감 Lv.1]
효과: 수유 스트레스 -10 / 눈 맞춤 지속시간 +2초
“가끔은… 이거 혼자 하는 느낌이 들어서… 좀 서럽더라.”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안에서 뭔가가 탁, 하고 깨졌다.
나는 지금까지 ‘방해되지 않게 옆에 있어주기’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건
아내의 ‘외로움’을 더 깊게 만드는 행동일 수도 있었다.
03:45 AM
[퀘스트 자동 전환]
심리적 연결 미션 Lv.1 – “나는 혼자가 아니야” 전달하기
조건: 조용하지만 진심 있는 메시지 1회 / 말투 부드러움 / 이모션 파동 발동
보상: 관계 유대 +30 / 수유 성공률 +5% / 다음 육아 연계 미션 오픈
나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아내의 팔을 가볍게 잡았다.
“나도 같이 하는 거야.
오늘은 네가 전사고, 나는 힐러야.”
아내가 피식 웃었다.
“그럼 힐러는 조용히 옆에 있어주는 거 아니야?”
“아니, 적당히 힐도 넣어줘야지. 넌 지금 마나 부족이야.”
[대화 이벤트 성공: 동기화 진행 중...]
감정 공유도 +20 / 유머 호감도 +7 / 재접속 의지 생성됨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아무 말도 안 한 것’과는 다르다는 걸 이제 안다.
이 밤의 싸움은
소리 없는 협공이고,
두 플레이어의 긴밀한 파티플레이였다.
그리고 그 순간,
아이는 눈을 감고 다시 잠들었다.
진짜 퀘스트는 방금 끝났다.
그리고,
진짜 경험치는 지금 우리 둘에게 쌓이고 있었다.
다음 퀘스트 예고
〈5화. 첫 외출 미션 – 기저귀 가방 풀셋 준비하기〉
“던전 밖 첫 파티 플레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