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Q 모음집
Q5. 게스트하우스는 너무 흔하고 레드오션 아닌가요?
레드오션이 맞다. 미디어에선 매일 자영업자들이 폐업한다는 뉴스가 나오고 시골에 가서 게스트하우스를 하면 다 망한다고 주변에서도 이야기하곤 한다. 그리고 이는 어느 정도 맞는 부분도 있어 모두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잘되는 곳도 생각보다 많은데 사업 아이템이 중요하긴 하지만 아이템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게 개인적인 의견이다.
사람들은 으레 사업이라고 하면 반드시 혁신적이고 세상을 바꿀만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어야 하거나, 블루오션 시장만을 찾는 경우가 있다. 블루오션 시장은 아직 수익성이 낮거나 검증되지 않은 영역도 많고 자본력이 없는 개인사업자가 시장이 성숙할 때까지 장기간 투자하며 버티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거기다 블루오션도 금방 레드오션이 되는 마당에 시장성이 검증되어 대기업이나 자본력 있는 개인 사업자가 시장에 진출한다면 초기에 시장을 선점하지 못한 경우라면 초보 사업자가 처하는 어려움은 더욱 커진다.
사실상 요새는 레드오션이 아닌 시장이 없는데(대한민국 사회는 이미 저성장 시대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레드오션 시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만약 약간의 발상 전환을 통해 레드오션 내에서도 틈새시장을 공략하거나 소비자층을 디테일하게 구분하며 개인의 경쟁력을 키운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 사실 우리가 시골에서 성공적으로 가게를 운영할 수 있었던 것도, 경쟁이 치열하고 자본이 넘쳐나는 서울이 아닌 경쟁이 덜 치열하고 젊은 사람이 부족한 시골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름의 틈새시장을 찾고 스스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찾았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가게를 운영하는 2년 동안 수많은 숙박업소와 음식점, 카페가 생기고 망하고를 반복했는데 잘 되는 곳은 계속해서 잘 되고 경쟁력이 없어 보이는 곳은 금방 사라지던 모습을 보니 아이템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업주의 능력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대도시가 아닌 지방의 중소도시로 갈수록 젊은 사람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금방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환경이 펼쳐진다. 물론 시장규모가 작아 폭발적인 성장은 불가능하겠지만 사업 성공만이 인생의 목표가 아니라 여유 있는 삶까지 즐기고자 한다면 레드오션 업종도 이곳에선 충분히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Q6. 가게를 운영하면서 힘든 점은 없나요?
하루 종일 한 장소에 매이는 게 생각보다 힘들었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장 중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데 호스트가 되고 나면 집을 지켜야 하는 경우가 많아 직장인일 때보다 오히려 여행을 떠나기 힘들다. 이건 비단 숙박업뿐 아니라 모든 오프라인 매장을 가진 자영업자들의 숙명인데 주말과 퇴근이 있는 직장인의 삶보다 더 한 장소에 갇히는 삶을 살게 된다. 물론 게스트하우스는 성수기와 비수기 사이클이 있어 비수기에 몇 주씩 문을 닫고 여행을 다니기도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성수기에 열심히 벌어 놨다는 전제 하이다.
지방에 사는 분들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인천공항 왕복에만 앞뒤로 하루를 더 써야 하는 상황이니 해외여행도 만만치가 않다. 또한, 쉬는 만큼 수입이 줄어든다는 점과 혹시라도 한 번 왔다 발길을 돌린 손님들이 다시 찾지 않으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도 늘 존재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 중에 가장 힘든 점은 역시나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업이라는 점인데 세상은 넓고 진상은 참 많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 공간이어도 사람에게서 오는 스트레스는 별 수 없는데 예방책보다는 스트레스를 잘 해소할 나만의 취미나 방법을 잘 마련해 두는 것이 사업을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더 현명한 방법일 것 같다.
Q7. 캐주얼 다이닝(파티) 수익은 어땠나요?
캐주얼 다이닝은 사실 준비하는 호스트 입장에서 경제성은 거의 없다. 우리 같은 경우는 최대 8명까지만(1인 15,000원) 신청을 받아 행사를 진행했는데 바쁜 토요일보다 한가하고 소규모로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금요일에 주로 행사를 개최했었다. 게스트하우스를 가장 하고 싶었던 이유도 이런 자리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경제성보단 경험의 폭을 넓히고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말 그대로 그냥 해보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었다.
게스트하우스 파티 관련해서 조금 덧붙여 얘기하자면 파티는 잘만 운영하면 괜찮은 부수입이 되기도 하고 파티를 찾는 손님이 더 많은 편이라 손님을 유치하기에도 좋다. 만약 주인장 스스로 흥겨운 파티를 즐기는 성향이고 사람들과 매일 한잔할 수 있는 체력이 된다면 20대 초중반의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지역에서 파티 게스트하우스를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단, 파티는 운영을 굉장히 힘들게 만드는데(수십 명이 매일 밤 여행의 설렘에 술까지 취해 있다고 상상해봐라. 정말이지 상상할 수 없는 사건, 사고가 계속 펼쳐질 거다. 인생 진짜 다이내믹해진다.) 우리 같이 작은 규모에선 노동 대비 수익성은 떨어지는데 운영만 힘들어지므로 이왕 할 거면 아예 크게 파티 전문 게스트하우스로 나가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강원도는 바닷가 앞에서 이렇게 큰 파티를 개최하는 곳들이 있는데 게스트하우스 연합으로 100명이 넘는 대규모 행사로 진행하는 곳도 있다. 독립적으로 진행해도 최소 30~50명 정도는 수용할 수 있는 규모가 돼야 수익성과 홍보에도 좋은 편이니 혹시라도 파티 게스트하우스를 생각 중이라면 참고하면 좋겠다.
우리는 소규모 인원을 중심으로 술 마시는 파티 대신 간단한 음식에 와인, 맥주를 곁들여 서로 고민을 이야기하는 대화가 중심인 행사였다. 단,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수익성은 거의 없었는데 작은 규모에선 수익보다 경험과 추억을 남기는 목적으로 해야지 돈을 좇다 보면 얼마 못 가 금방 지치기 마련이다. 게스트가 아닌 호스트가 돼 보면 여러모로 신경 쓸 게 많기도 하고 손님들과 늦게까지 한잔해도 아침 일찍 일어나 조식 준비를 하고 청소도 해야 한다. 때론 술에 취했거나 이상한 손님들에게도 티 내지 않고 끝까지 대화를 잘 이끌어줘야 하고 그런 정신적인 노력과 시간 대비 얻는 수익은 미미하므로, 규모가 작다면 돈보단 사람과의 만남과 대화의 목적으로 행사를 열길 추천한다.
캐주얼 다이닝을 진행하며 손님들이 남긴 인생영화 목록 순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