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Q 모음집
사업을 하는 동안 공통적으로 많이 받았던 질문들을 모아봤다. 짧은 식견과 경험으로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지금 창업을 고민하고 있거나 창업 경험이 없는 초보자 분들에게는 조금이나마 유용할만한 팁을 기록해봤다.
Q1. 숙박업소 창업이 아니라 현재 보유 중인 주택을 활용해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 건 어떤가요?
만약 짧은 기간만 강원도에 머물 생각이었으면 에어비앤비로 공간을 운영했을 수도 있겠다. 무엇보다 에어비앤비의 가장 큰 장점은 전문 숙박업소에 비해 초기 투자금액이 적고 간단한 소품들만 구비하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이 셀프 체크인 형태로 이루어지는 관계로 별다른 감정노동이나 서비스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특히나 오피스텔이나 아파트같이 이미 건축이 완성된 공간을 활용한다면 그 간편함과 편리함은 극대화된다.
하지만, 건물 매각에 따른 시세차익을 얻을 수 없고 아무리 큰 공간이라도 주로 집 전체를 빌려주다 보니 투자금액 대비 수익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서울이나 부산같이 수요가 많은 대도시라면 여러 개의 집을 계약하여 수익성을 높일 수 있겠지만 성수기와 비수기가 뚜렷하고 평일과 주말의 편차가 큰 관광지는 나의 노동력을 바쳐 월세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을 얻어 가는 정도로만 기대하는 게 좋겠다. 특히 사람을 고용해서 청소를 맡기는 경우에는 월세, 관리비, 인건비를 제하고 나면 사실상 남는 게 별로 없을 거다.
성수기같이 숙박료가 전체적으로 올라가는 기간에는 수입이 괜찮겠지만 비수기에는 어쩔 수 없이 공실이 많이 나오니 사전에 투자 금액 대비 수익률을 계산해보고 투자하도록 하자. 연 수익률이 최소 10% 이상은 나와줘야 하는데, 만약 5% 정도에 머무른다면 차라리 수익형 부동산으로 월세를 받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숙박업의 핵심은 결국 부동산의 매입과 이를 통한 현금창출, 그리고 매각을 통한 시세차익인데 오피스텔이나 아파트 같은 곳에서 에어비앤비를 운영한다면 구매한 소품, 누적된 리뷰를 양도하며 약간의 권리금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딱히 시세차익의 장점은 누릴 수 없는 관계로 부업이나 여유자금을 활용해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의 투자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 물론 해당 지역의 아파트 값 상승을 기대하며 매매한다면 모르겠지만 너무 큰 경제적인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Q2. 손님이 아무도 안 오면 어떡하죠?
주인장의 개성을 살려 공간을 잘 꾸민다면 그 가치를 알아봐 주는 손님은 반드시 어딘가에 있다. 단, 공용으로 사용하는 시설보다는 독채 형식으로 사용하는 공간이 예약률이 더 높은 편이다. 만약 숙박 외에도 주인장과 같은 취미나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공용공간이 있다면 비슷한 취향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올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엔 취미를 활용해 추가적인 사업도 가능해 조금 더 효율적인 공간 운영이 가능해지겠다.
그러나, 숙박업 자체는 수익성이 높지 않은 데다 성격이 꼼꼼해야 하고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편이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다고 마냥 쉽게 생각해서 시작한다면 수익은커녕 청소와 집 고치느라 하루 종일 고생만 할 확률이 높으니 이런 현실적인 부분들도 꼭 참고해서 판단하기 바란다. 특별히 집의 조망이 좋거나 한 게 아니라면 인테리어에 주인장의 개성과 취향이 드러나도록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Q3.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의 창업은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지방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부동산 가격이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수도권의 아파트값이라면 이곳에선 바다가 보이는 집을 사고 사업용 작은 건물이나 주택까지도 매매가 가능하다. 비록 인구가 적고 비수기와 성수기 사이클이 있어 서울처럼 크게 성공하거나 부자가 될 확률은 낮겠지만, 높은 아파트 담보대출 원금, 이자에 가게 월세까지 부담하며 팍팍하게 살아야 하는 서울의 자영업 생활에 비하면 아무래도 심리적, 시간적으로 훨씬 더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 결국 경제적인 욕심을 조금 내려놓으면 삶이 더 편해지는 느낌이다.
내 또래의 젊은 세대는 아직 충분한 자산을 모으지 못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만약 집 한 채를 보유한 은퇴자 혹은 이에 준하는 자산을 모은 사람이라면 여유 있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에 차고 넘치는 금액이다. 서울에서 창업비, 권리금 등으로 사용할 금액이라면 지방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주택과 상업용 건물 모두 매매 가능하니 만약 보유한 자산이 조금 있고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며 자연 친화적인 생활을 꿈꾼다면 로컬에서의 삶을 진지하게 고려해봐도 좋을 것 같다.
월세 내며 장사하는 사람들의 꿈은 바로 내 건물에서 장사하는 거다. 내 건물에서 장사하면 충분히 쉴 수도 있고 일에만 파묻히지 않아도 되니 가족과 건강, 취미까지 챙기면서 즐겁게 살 수 있다. 요새는 젊었을 때 최대한 아끼고 모아 30~40대에 조기 은퇴해 5~6% 투자 수익으로 생활하는 ‘파이어(FIREㆍ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족’도 있는데 서울에선 집값이 너무 비싸 극소수의 고소득자가 아니면 불가능하겠지만 지방에선 상대적으로 적은 자산으로도 이른 나이부터 조기 은퇴에 가까운 삶도 가능할 것 같다.
단, 매매가 아닌 임대로 운영할 경우 수익성이 거의 없는 경우도 많으니 가능하면 자금을 모아 부동산을 매입하길 권한다. 특히나 주택 같은 경우엔 살면서 집을 수리하고 가꿀 일이 많은데 내 집이어야 마음도 편하고 가꾸는 만큼 가치가 올라가니 가급적 임대보다는 매매를 권한다. 게스트하우스나 펜션 같은 숙박업의 경우 진입장벽이 낮은 관계로 경쟁은 치열한 편이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자금이 부동산에 사용되어 다른 사업에 비해 리스크는 낮은 편이다. 만약 잘 운영해서 괜찮은 수익이 난다면 건물 가치도 높아져 나중에 집을 매각할 때는 이에 따른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장소가 우리처럼 전망이 좋거나 아니면 본인이 공간을 잘 꾸미는 능력이 있다면 더더욱 좋은 선택지이고 말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창업지원 혜택을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과 다르게 시골로 갈수록 청년층의 수가 줄어들고,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 또한 많지 않은 관계로 본인에게 잘 맞는 프로그램을 찾아 잘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부지원사업 관련해서는 시중에 많은 정보가 있는 관계로 특별히 더 언급하지는 않고자 한다.
Q4. 숙박업의 장점엔 또 뭐가 있나요?
숙박업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바로 미리 결제 후 방문하는 구조라 현금 흐름이 좋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여름 성수기는 하루에 100만 원 넘게 입금되는 날도 많았으니 다들 이래서 장사하는구나 싶은 생각을 자주 했었다. 자영업 고수분들에겐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겠지만 회사에서 월급만 받던 나에게 하루 100만 가량의 현금흐름이 생기는 건 꽤나 신선한 충격이었다. 며칠만 열심히 일하면 한 달 월급이 통장에 꽂힌다!
물론 매출인 관계로 그대로 순이익이 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별다른 고정비가 드는 것도 아니라 매출 대비 순이익이 70~80%는 되는 편이었다. 단, 작은 규모에선 열심히 일해도 벌어들이는 돈에는 한계가 있는데 사실 이건 숙박업을 비롯해 다른 오프라인 공간사업의 공통된 단점이기도 하다. 그래도 한 번만 시설투자를 해 놓으면 다음 리모델링 전까지는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거의 없고, 타업종 대비 이익률도 높은 편이라 결국 본인 성향에 맞게 선택하는 게 중요하겠다.
단점이라면, 소액으로도 창업 가능한 다른 자영업과 다르게 부동산이 들어가다 보니 상대적으로 큰 투자금액이 필요하다. 또한, 초기 투자 자금과 규모에 따라 사업의 최대 매출도 결정되는 관계로, 어느 정도 초기 자금을 보유해야 하고 한정된 금액으로 더 효율적인 부동산 매입이나 건축이 가능하도록 늘 공부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