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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에 눈알이 떨어지고

동쪽의 전쟁을 중지하라

by 하얀돌

(한민족에 맞섰던 나라와 민족 https://brunch.co.kr/@sonsson/31)


수백년의 서로 죽고 죽이는 내전시대를 거치며, 축적된 18만명에 이르는 숙련된 전투병력과 전쟁기술과 유럽과의 교역으로 확보한 새로운 전쟁무기와 함께 전 국력을 쏟아부어 조선을 침공했으나, 아무런 결실도 달성하지 못하고 결국 일본은 결과적 패배와 함께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그 후유증으로 명나라는 망하게 되고 중국 본토에서 이민족 지배의 시대가 다시 열렸으며, 일본은 기존 지배가문이 무너지고 새로운 왕조라고 할 도쿠가와 가문이 일어나게 되었다. 임진왜란의 영향으로 두 왕조와 한 민족이 망하게 된 것이다.


거란은 자신들의 역사서에서 요나라는 조선의 옛 땅에서 나왔고(遼本朝鮮故壤), 조선의 관습과 전통을 지키고 있으며(流風遺俗 蓋有存者), 동경요양부(랴오양)는 본래 조선 땅이다(東京遼陽府本朝鮮之地) 라고 밝히고 있다. 동북아 신흥대국이 되었던 요나라는 고구려의 정통 후계자라는 명분을 두고 고려와 논쟁을 벌였으며, 고려와 3번에 걸친 대규모 전쟁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마지막 3번째 전투에서는 10만명의 피해를 입으며 패하게 되었다.


이후 동아시아는 고려와 송나라와 요나라가 세발의 솥처럼 정립하였고, 거란은 고려가 후방에서 건재하는 한 송나라에 대한 정복 전쟁을 수행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현상은 여진족이 왕실의 출신 성씨를 바탕으로 국명을 금나라로 삼고, 요나라를 멸망시킨 이후에도 지속될 수밖에 없었다. 금나라의 명칭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많았으나, 금나라 여진족의 직계 후손인 청나라 건륭제가 칙명을 내려 만들었던 흠정만주원류고의 입장이 보다 타당할 것이다. 금나라 시조 함보의 출생지가 신라이며 그가 왕성인 김씨인 까닭에 국호를 금으로 취했다는 것이다.


당태종의 아버지 이연은 수양제의 이종사촌형이었다. 당나라는 수나라의 자산을 그대로 이어받아 대제국으로 성장하였다. 당태종은 형제들을 죽이고 권좌에 올랐지만, 정관의 치세를 닦아 중국 역대 황제들 중에서 최고의 성군으로 꼽히게 된다.


당태종은 수나라의 실패를 거울삼을만 했으나 다시 한 번 고구려에 대한 야욕을 드러냈다. "요동은 원래 중국 땅으로 수나라가 네 번이나 군사를 일으켰으되 이기지 못했다. 내가 지금 동쪽으로 군사를 일으키는 것은 중국을 위해 자식들과 동생들의 원수를 갚고 고구려를 위해 군주의 치욕을 씻으려 할 뿐이다. 또 사방이 크게 평정되었으되 오직 고구려만 평정되지 않았으니 내가 더 늙기 전에 이를 이루려 한다."


이세민의 호언 장담은 화살에 눈알이 떨어지고(那知玄花落白羽), 요수의 습지를 건너다 수 없이 굶고 얼어 죽는 병사들 속에서 구사일생으로 탈출하는 것으로 끝나게 된다. 당 태종은 645년 패전 이후 그 후유증으로 4년만인 649년 51세의 나이로 사망하였고, 동쪽에 대한 전쟁을 중지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당 태종의 아들은 교묘하게 전략을 바꾸어 지속적인 소모전과 함께 신라와의 협력을 통해 백제와 고구려의 문을 차례로 닫게 할 수 있었다. 마지막 남은 한반도의 신라마저 복속시키려했으나 수십번의 전투로 이어진 나당전쟁의 패퇴로 물러나게 된다. 당나라는 이후 잠깐의 번영 후 삼백년을 버티지 못하고 망하게 되며, 이후 다시 서로 죽고죽이는 대혼란의 시대가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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