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전쟁
한민족이 수백회의 외침을 받았음을 강조하고 외부로의 특별한 정복활동은 없었다고 말하는 견해들이 있었다. 한편으로 말하자면 평화애호 민족이요 한편으로는 당하기만 하는 민족이라는 인식을 조장하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은 한반도를 호랑이보다는 가능한한 토끼로 그리려는 의도와 다르지 않다.
전쟁은 인간에게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생물체들에게 갈등이 피할 수 없는 것처럼, 서로에 대한 불만족은 개인간 집안간 마을간 부족간 나라간의 전쟁으로 번진다. 전쟁은 배고픔 때문에 일어나기도 하고 혹은 좋은 땅을 뺏기 위해, 보물을 약탈하기 위해, 복종을 시키기 위해, 복수를 하기 위해, 명예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오해로 인해 일어나기도 한다. 물론 불분명한 이유로 일어나기도 한다.
대부분의 전쟁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나눠지지만 승부가 분명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전쟁의 결과로 인해 승리에 대한 권리와 패배로 인한 의무도 발생한다. 승자의 권리가 극단적으로 구현되는 경우에서부터 권리가 거의 행사되지 않는 경우까지 사례는 다양하다. 승자가 패자를 살육하는 경우, 노예로 삼는 경우, 피지배민으로 만드는 경우, 배상금을 받아내는 경우, 세금을 받아가는 경우, 복종을 강요하는 경우, 특정한 행위를 이행하게 하는 경우 등
한민족에게 일어난 소규모 도적들의 침입도 말하자면 외침이라고 할 수 있다. 여진족 100명이 국경을 건너오는 것도 외침이고, 왜구들이 배 2척을 끌고 남해안 어촌을 급습하는 것도 굳이 말하자면 외침이다. 외부침략을 많이 당했음에 촛점을 맞추어보자면 한도 끝도 없이 확대가 가능하다.
반대로 한민족의 외부공격 역시 당연히 존재한다. 고구려의 한나라 공격, 고구려의 수당공격, 신라의 일본 공격, 발해의 당나라 공격, 몽골과 고려의 일본 공격, 고려의 여진 공격, 고려의 원나라 공격, 조선의 여진 공격, 조선의 러시아 공격 등등. 침략이 있으면 방어가 있고 또한 반격이 있기 마련이다.
한민족에게는 세계사에 내놓을 대규모 전쟁 몇몇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잡다한 전쟁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한나라의 침입, 수나라의 침입, 당나라의 침입, 거란의 침입, 몽골의 침입,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은 대규모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전쟁들이 2000년이 넘는 기간동안 벌어진 것이라고 할 때 그 횟수가 특별히 많았다고 하기는 어렵다. 각각의 전쟁은 다른 이유와 다른 전개방식과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것들을 한민족의 수치로만 연결시키려는 것은 온당한 판단이 아니다. 한민족과 맞섰던 많은 나라와 민족들이 이후로 대부분 사라졌거나 약화되거나 패전국이 되었다.
세계사에서 한 때 강성한 세력으로 이름을 떨쳤던 이집트, 그리스, 로마, 스페인, 프랑스, 영국, 독일, 러시아, 페르시아, 터키, 몽골, 인도, 일본 그리고 그외 모든 나라와 민족들 역시 패배와 피정복과 식민의 치욕의 역사들을 가지고 있다. 현시대 최강자라 불리는 미국 역시 영국의 식민지 시기를 거쳐 탄생한 새파란 어린 나라임도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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