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용서해야 하는가
‘용서’의 뜻은 이러하다.
[ 용서 : 지은 죄나 잘못한 일에 대하여 꾸짖거나 벌하지 아니하고 덮어 줌 ]
상대방을 쉽게 용서하지 못하는 때가 있다. 누군가가 나에게 지은 표정, 의도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알 수는 없으나 상처를 받았던 말과 행동들이 쉽게 잊히지 않을 때가 있었다. 상대방은 딱히 무엇을 잘못했는지 몰라서 내가 왜 기분이 나쁜지도 모르고 더욱이 사과는 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두고두고 말과 행동과 상황이 마음속에 오래 남아 상대방이 용서도 되지 않고, 나는 괴로운 마음으로 가득했다.
그런가 하면 나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때도 있다. 중요한 일을 하면서 실수하거나 계획한 것을 잘 해내지 못한 나, 해서는 안 되는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준 나, 준비하던 것에 실패한 나, 때때로 게으르고 무기력한 내 모습, 용서를 잘하지 못하는 내 모습 등이다.
상대방을 용서하지 않고, 나를 용서하지 않는 것은 나의 마음과 머릿속에 '미움'이 가득 차게 한다. 그 미움은 무럭무럭 자라나 또다시 상대방을 용서하기 어렵게 만들고, 마음속의 미움은 더 커져서 악순환이 반복된다.
지난 일에 대해서 꾸짖거나 벌하지 아니하고 덮어준다는 의미의 용서. 용서는 덮어주는 것이다. 없던 일로 되돌릴 수도 없고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하여 그야말로 ‘덮어주는 것’이다. 상대방도, 나도 누구나 밝고 긍정적인 면만 가지고 있지 않고, 때론 어둡고 부정적인 면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그렇기에 타인들과 나의 그런 모습들을 마주했을 때 미워하기보다는 한 사람이 지닌 여러 가지 모습 중 하나라는 것을 생각하고 때론 눈 감아 주고, 덮어주는 용서가 필요하다.
결국 그렇게 용서했을 때 나는 비로소 자유롭다. 지속해서 나를 괴롭히고 가두던 미움이라는 감정으로부터 해방된다. 미워하지 않을 때 더 이상 지난 일이 나에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그렇기에 덮어주고, 용서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