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PD 에세이
2020.1.2
2020년 새해가 밝았다. 살아가면서 매번 새해가 찾아온다. 과거에도 찾아왔었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나이가 느는 숫자만큼 새로운 해는 계속 찾아올 것이다. 어느새 내 나이도 어느덧 30대 후반이 됐다. 그동안 살아오며 때로는 사탕처럼 달콤하기도 했고 때로는 아메리카노처럼 쓰기도 했던 다양한 ‘삶’의 맛을 조금이나마 느끼며 살아왔다. 특히 '쓴맛'은 맛보고 싶지 않은 맛이지만 매번 맛을 보라며 우리 곁에 찾아온다.
작년에 사랑하는 아버지가 하늘나라에 가셨고 2016년도에는 번아웃증후군(한 가지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마치 에너지가 방전된 것처럼, 갑자기 무기력해지는 증상)이 찾아와 4년 6개월간 다녔던 제작사를 그만두고 홀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로 도피하기도 했다. 그리고 가까웠던 인간관계가 멀어지기도 했고 내가 너무 일을 못한다는 생각에 자존감도 떨어지기도 했었다.
나는 언제부턴가 힘든 상황이 온다면 피하거나 불평불만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묵묵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 상황을 다시 돌려보겠다고 억지를 쓴다고 해서 바뀌진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32일간 홀로 걸으며 무수히 많은 생각을 했다. 스스로 여러 질문들을 던지며 삶의 정답을 찾으려고 애썼다. 걷고 나서 숙소에서 매일 블로그에 글을 쓰고 포스팅하며 생각을 정리했다. 결국 정답은 찾지 못했지만 작은 깨달음들을 얻었다. 삶에서 힘든 일이 찾아왔다는 것은 나에게 뭔가를 가르침과 깨달음을 주려고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아무 문제없이 행복하게 잘 지냈다면 이런 깨달음도 얻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은 힘든 상황이 찾아왔을 때 녀석과 정면으로 마주할 용기가 생겼다. '나에게 또 어떤 깨달음을 주려고 찾아왔을까'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진다. 또한 누구 탓도 하지 않게 되며 불평불만도 하지 않게 된다. 오히려 더 잘 될 거라며 또 한 번 성장할 거라며 나 스스로를 다독여준다. 또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감사하는 마음도 갖게 된다.
팀 페리스 작가의 책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에서도 고통을 사랑하라고 말한다.
"고통을 이길 수 없다면 고통을 사랑하라
'고통을 사랑하라'는 자신에게 가하는 채찍질이 아니다 모든 성장에는 불편이 따른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메시지일 뿐이다."
이렇듯 모든 성장에는 고통이 따른다.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도 이런 고통을 이겨냈고 성장했다. 그리고 고통을 사랑하라니? 어쩌면 고통의 벽 너머에 있는 행복이 찾아올 거라는 걸 알고 있기에 고통을 사랑하라고 했는지도 모른다. 모든 만물에 음양이 있듯이 삶에도 행복과 불행이 함께 공존한다. 동전의 양면처럼 우리가 죽을 때까지 행복과 불행의 반복의 합이 '삶'인 것이다. 늘 행복한 일만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늘 불행한 일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불행한 일이 많이 생기고 힘들다면 앞으로 행복할 일이 찾아올 거라고 믿으면 되고, 지금 행복한 일이 엄청 생기고 있다면 언젠가 이 행복은 끝이 날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영원한 행복도 없고 영원한 불행도 없기 때문이다.
지금 힘든 순간이 찾아왔다면 나를 성장시키며 다시 찾아올 '행복'을 생각하며 묵묵히 견뎌내자. 그리고 너무 행복한 일만 생기면 우리 삶은 재미없을지도 모른다. KBS 인간극장의 주인공까지는 아니어도 ‘나’라는 작품에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는 스토리가 더 재밌지 않겠는가? 다카하시 아유무 작가의 글대로 ‘사는 것이 예술’이므로 힘든 순간도 사랑해주고 즐길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중략)
사는 것이 예술이다
죽을 때 “나라는 작품”에 감동하고 싶을 뿐...
미래를 위하여 오늘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하여 오늘을 즐기며 사는 것이다.
(중략) "
다카하시 아유무/ 러브 앤 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