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승진 Oct 17. 2023

어떻게 배울 것인가? 전략편①

https://youtu.be/Pimf_ZpUz6k


이번 시간에는 ‘어떻게 배울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곧 배우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 되겠네요, 제가 이 주제를 진지하게 연구하게 된 계기는 EBS에 나온 한 학생의 물음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안자고 뭘 하겠어요.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겠고, 무엇을 해야 할 지도 모르겠는데. 학교에서 공부는 가르쳐줘도 공부하는 방법은 가르쳐 주지 않잖아요. 저에게 공부는 밤하늘의 별이에요.” 




이 학생의 말을 듣고는, 스스로 반성을 참 많이 했습니다. 제가 일반고에도 있었고, 특목고에도 있었는데 교과 지식을 가르치는데 집중했지, 공부하는 법을 가르치는데 큰 노력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그 후로 여러 논문과 서적들에 탐독하며 공부의 과학적 원리를 찾고, 이해하려 애썼습니다. 그 결과 우선 알게 된 것은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방식으로 공부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효과적인 공부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 상당히 비효율적이거나 잘못된 학습 지식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수학 공부를 할 때 동일한 문제유형을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 풀이하고 다음 유형으로 넘어가는 것, 집중하려고 음악을 듣는 것, 시험기간에 잠을 줄이고 밤을 새며 대비하는 것 등 모두 과학적인 학습방법이 아니었죠.


과학적 학습 원리를 배우려면 ‘기억의 매커니즘’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기억과 학습은 불가분의 관계이며 기억은 학습의 가장 효과적인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배운 것이 기억으로 남아야, 또 다른 것을 배울 수 있는 학습능력으로 전환될 수 있죠.



출처: 메디컬투데이



먼저 우리의 뇌를 한번 생각해 볼까요? 우리의 뇌 속에는 배움과 관련된 세포가 있습니다. 생각하는 세포, 이름은 ‘뉴런’입니다. 

출처: 뇌와 뉴런(뉴턴 익스프레스)





약 870억 개 정도가 있고, 서무려 100조개 이상의 연결망을 형성합니다. 








우리가 무엇을 배우거나 기억하려하면, 뇌 속에서는 ‘뉴런’의 연결 방식이 변합니다.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면 뇌의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뉴런들이 자극을 받고 활성화되면서, 하나의 패턴으로 저장됩니다. 낯선 이야기겠지만 기억은 머릿속에 자리 잡은 분명한 물리적 실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신경망 형태로요. 

신경과학자 리사 제노바는 사람에게 특정 기억을 떠올리게 하면 원하는 정보를 찾아 ‘뇌를 뒤지는’ 모습을 MRI로 관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작년 생일에 어떤 선물을 받았어요?”라고 물으면 처음에는 여기 번쩍 저기 번쩍, 여기저기가 활성화가 되다가, 처음 해당 정보를 학습했을 때 만들어진 패턴과 일치하는 패턴이 나타날 때! “아 기억났어요!”라고 말하게 되는 것이죠.

리사 제노바의 설명을 따라 기억의 형성 과정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억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학습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장기 기억입니다. 기본적으로 4단계를 거쳐 형성됩니다. 부호화-강화-저장-인출이죠(부호화-저장-인출 3단계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1단계 부호화에서는 뇌가 인식하고 집중한 대상으로부터 시각 신호, 소리, 정보, 감정, 의미 등을 포착하고 이 모두를 신경 신호로 변환합니다. 





예를 들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처음 배우는 중이라면, 부호화 단계에서는 그림과 관련된 시각 정보가 망막에서 전기 신호로 바뀌고 시신경을 통해 후두엽까지 전달되어 우리의 뇌가 모나리자 그림을 인식하게 되죠. 







두 번째 강화 단계에서는 뇌가 이전까지 서로 무관하던 신경 활동들을 서로 연관성을 갖는 하나의 패턴으로 연결합니다. ‘모나리자’에 대한 정보가 부호화되어 들어왔다면, 그림과 관련된 기존 뉴런의 연결망이 활동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기존 정보와 모나리자에 의한 새로운 정보가 여러 차례 오고가며 특정 그림을 인식하는 새로운 패턴으로 형성됩니다.

이렇게 연결된 패턴은 세 번째 저장 단계를 거치면서 신경세포들이 영구적인 구조 변화와 화학 변화를 겪으면서 지속성을 얻습니다. ‘모나리자’에 대한 이미지와 관련 지식이 뉴런 연결망으로 고정됩니다.

ㅍ끝으로 인출 단계에서는 연결된 패턴을 활성화할 때마다 이전에 학습하고 경험한 것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회상하고, 인지할 수 있게 됩니다. 아마도 여러분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루브르 박물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이란 말만 접하셔도 ‘모나리자’가 떠오를 텐데요. 여러분의 기억에 저장된 ‘모나리자’와 연결된 인출 단서 때문입니다.

이러한 기억의 각 단계 특성을 고려하면 더 성공적인 기억과 학습에 다다를 수 있겠죠. 곧 효과적인 학습전략이 됩니다.


먼저 부호화 단계에서 주목할 특성은 뇌는 집중한 대상의 정보를 더 확실한 신경 신호로 변환한다는 점입니다. 지난번에도 말씀 드렸습니다. 뇌는 배우고자 하는 대상에, 관심을 갖고 주의를 집중할 때라만 제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는 것을요. 제가 이해를 돕고자 관련 퀴즈를 몇 가지 준비했는데, 한 번 풀어 보시고 몇 개나 맞추는 지 세어보세요.


1번 문제입니다. 어느 것이 삼성의 진짜 로고일까요?

2번 문제입니다. 어느 것이 ‘푸마’의 진짜 로고일까요?

3번 문제입니다. 어느 것이 ‘코카콜라’의 진짜 로고일까요?

전부 맞추셨나요? 생각 보다 쉽지 않죠? 정답은 아래, 위, 위입니다. 이처럼 평소 대상을 꾸준하게 반복적으로 접했어도, 온전한 기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긴 시간 동안 앉아 공부했다 해도 학생들마다 학습 결과에 차이가 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확실하게 ‘주의’를 기울였느냐가 공부의 성공을 좌우합니다. 그래서 제안 드리는 학습전략① 무엇보다 주의 집중을 기울여라 입니다.


실제 우리의 뇌에서는 어떤 대상에 주의를 기울일 때, 대상을 부호화하려는 신경세포들의 활동이 눈에 띄게 증가합니다. 예를 들어 외국어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알려주는 새로운 단어에 의식적으로 주의를 집중하는 학생의 경우, 단어가 학생의 뇌 피질 회로 깊숙이 파고들고, 전전두엽 피질 안까지 들어감으로써, 기억으로 자리 잡을 확률이 아주 높아집니다. 하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학생의 경우는 단어가 뇌의 감각 회로에서만 머물다가 사라져 버리죠.


그런데 공부할 때 주의집중 해야 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알면서도 잘 되지 않을 뿐입니다. 왜냐? 일단 뇌의 기본 설정 자체가 부주의이거든요.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어느새 멍하니 있게 되고, 이 생각 저 생각을 하게 되게끔 뇌가 셋팅 되어 있습니다. 일단 공부를 제대로 하려고 한다면 책상 앉았을 때, 딱! 뇌의 스위치를 켜서 깨우는 게 효과적입니다. 전등도 아니고 과연 뇌의 스위치가 어디에 있을까요?


일단 스위치 하나는 눈에 있습니다, Tip① 좌우 아래위로 눈 굴리기 만으로도 뇌를 깨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눈의 시신경은 대뇌와 연결되어 있고 안구추적 운동을 담당하는 신경회로망과 고급인지기능을 담당하는 신경회로망이 전두엽과 두정엽에 중첩되어 있어서 눈을 굴리는 것만으로도 뇌는 충분히 자극을 받습니다


그리고 우리 뇌에는 작업 기억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우리의 여러 생각을 잠시 놓아두는 작업대 같은 것이죠.

출처: 시시기획 창 ‘공부에 대한 공부’

최근 메타인지 연구로 유명한 리사 손은 이 눈 굴리기가 ‘컴퓨터의 새로고침’과 같다고 합니다. 즉, 눈 굴리기가 생각의 책상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역할을 해서 사고를 활성화 해 준다는 것이죠. 그러니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그리고 공부하는 틈틈이 ‘눈 굴리기’를 통해 주의집중의 스위치를 켜보시기 바랍니다.


또 다른 스위치는 입과 손가락입니다. 공부를 시작할 때 “오늘도 즐겁게 공부해 보자!”와 같이 Tip② 긍정의 말을 스스로에게 들려주기 또는 Tip③ 양손쓰기 또는 평소 쓰지 않는 손으로 긍정의 문구 쓰기도 뇌를 깨우고 주의력을 높이는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손은 제2의 뇌라고도 할 만큼 뇌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평소 사용하지 않는 손으로 글씨를 쓰면 새로운 신경회로를 자극하게 됩니다.


반대로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기는, 한 곳에 ‘주의’를 집중시키는 원리에 어긋나기 때문에 바람직한 학습법이 아닙니다. 주위에 더 큰 소음이 있거나, 스트레스가 심해 안정이 필요하다면, ‘집중’이 아닌 다른 목적의 일환으로 효과를 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멀티태스킹 자체는 공부에 결코 효과적이지 않으며, 한 가지에 주의를 집중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학습전략임을 재차 말씀드리고 싶네요.


- 전략편②(저장)에서 계속


이전 06화 왜 배워야 하는가? 동기편②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