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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다 Dec 30. 2019

01. 잠이 너무 많은 수면장애

잠이 오는 순간 없이 바로 빠져드는 잠

사각사각

사각사각

사각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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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사각


어머니는 눈을 의심했다. 당신 딸이 잠이 너무 많아 안경 벗을 틈도 없이 잠든다는 말을 흘려들었었다. 혹시나 싶어 딸의 침대에 앉아 책 읽는 척 살펴보는 중이었다.

연필로 노트에 한문을 쓰던 소리가 잠시 멈춰 무심결에 딸을 바라봤다. 딸은 책상에 앉아 필기하던 그 자세 그대로 잠시 눈을 감고 있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눈을 뜨고 다시 쓰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물었다.

"너 지금 잠들었던 거 아니?"

딸은 답했다.

"네? 계속 한문 쓰던 중인데요?"


부모님께서 나의 잠을 이해하는 첫 순간이었다.


그 전에는 내가 책상 위에서 팔조차 이마에 괴지 못하고 머리를 처박고 자는 통에 안경테가 휘어지고 코 받이에 멍이 들만큼 코가 눌려 있는 것을 볼 때마다 부모님은 "제발 잠 오면 침대에 누워 편하게 자"라고 하셨다. 그럴 때마다 나는 "잠 오는 순간이 없이 그냥 잠드는데 어떻게 가서 자요! "라고 억울해 했다. 잠 때문에 정신이 툭 끊기는 그 상황을 누구도 이해해주지 않았다.


어쨌거나 그날 이후로 부모님께서는 책상에서 잠든 나를 발견하면 화를 내시지 않았다. 나를 깨운 뒤 콧잔등을 문질러주시고 감은  자국이 안쪽에 찍힌 안경을 닦아주셨다.


이 이해할 수 없었던 특이 수면 패턴을 나는 지금 수면장애였다고 나름 정의한다. 나를 너무나 괴롭히던 두 가지 증상 중 하나였다. 생리통과 수면장애. 이를 극복해나간 이야기를 적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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