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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다 Sep 18. 2022

내가 들은 솔직한 남자들의 말

남자의 성욕? 과대포장이야. 다 참아져.

내가 치한 시리즈를 글로 쓸 생각을 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다양한 치한을 겪은 이야기를 해보면 남녀를 불문하고 들을 때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남편은 아내 말이니 믿기는 하겠다지만 남자들이 그럴 리가 없다며 어떻게 정상적인 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하느냐고 했다. 특히 아들은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엄마는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이야기를 어디서 듣고 왔냐거나, 엄마는 페미니스트-한때 메갈이니 뭐니 하던 그룹을 일컫는 듯-냐고 되물었다. 내가 겪은 이야기를 가족도 믿지 못하는데 어찌 남들이 믿겠나 싶었다. 여자들은 그래도 믿겠지 싶었으나 대부분의 여자들이 자신은 그중 한두 가지만 겪어보았다며 놀라워했다.


이쯤 되자 슬슬 나도 의심이 되었다. 내가 이상한 것인가? 치한이 잘 꼬이는 사람인가? 유달리 이상한 사람을 많이 만난 것인가, 다른 여성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발견을 적게 한 것인가?


그 답은 얼마 전 다른 문제로 상담을 받다가 알게 되었다. 상담가분께서 나의 이야기를 듣더니 말씀하셨다.


"어머나, 제가 상담사를 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산다님은 정말 특이한 경우네요. 성장하면서 유달리 치한을 많이 만나셨어요. 그렇게 다양하게 만나기도 힘든데?"


그랬다. 상담 결과 나는 성장 과정에서 내가 여자임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는데, 여자로서 겪는 문제 중의 하나인 치한을 너무 많이 만났던 것이다. 그러니 스트레스가 컸을 것이라고 했다.


내가 성장한 1980~2000년대에 이런 치한이나 성 관련 사소한 침해가 많았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필 내가 유달리 종류별로 많이 겪었다. 남들이 바바리맨 한 종류만 보고도 성인이 되었는데 나는 몇 가지는 줄여서 적고도 9가지를 적었다. 요새 거의 없어졌다니 매우 기쁘다. 하지만 그래도 나의 경험을 믿어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이런 사례도 있었다는 것을 글로써 남기고 싶었다.



여담.


치한을 하도 많이 만나니 답답해서 대학생 때 남자 동기들에게 물었다.


"나 진짜 치한들 때문에 힘들었다. 얘들아, 남자들이 정말 그렇게 성욕을 참기 힘드니?"


다들 피식 웃더니 말했다.


"그거? 과대포장이야. 다 참아져. 그 XX들 다 핑계고, 정신질환이야."


답 나오지 않았나? 치한이 될 정도로 자신의 욕구에 약한 남자들이 있다면 제발 정신과 병원에 가시라. 그리고 조절이 되는 것이 정상이다. CCTV 등 걸리기 쉬운 세상이 되니 치한이 확 줄어든 것을 보면. 


즉, 정상적이고 사려 깊은 수많은 대부분의 남자들을 잠재적 가해자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있는 남자들이 정신과에 가서 치료받는 것이 해결책이다.


다 쓰고나니 속이 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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