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코너의 그 남자 005

누군가가 알아봐 준다는 것은 섹시하다.

by stephanette

“별이네요.”


천정의 조명을 보던 나는

문득 이런 말을 했다.


그는 나의 글을 읽는 독자다.

가끔 한 두 번일까.

그건 알 수 없다.


그는 나의 글에

특이한 댓글을 남기곤 했다.


그래서 그를 만나보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말하고자 한 바를

그대로 읽어주는 존재는 잘 잊히지 않는다.


한때 나는

사피오섹슈얼(Sapiosexual)이었다.


문득 잊고 있던 감각을 떠올렸다.


누군가가 알아봐 준다는 것은

섹시하다.


그리고 그런 감각은

대개는 뇌에서 주관한다.

그러니

매혹이나 끌림은 뇌의 작용이다.


가끔은 그런 생각도 했었다.

“사피오섹슈얼은

지성과 성숙을 모두 담고 있는 말일까.”


텍스트로만 만나던 이를

직접 만나는 것은

이상한 기분을 불러일으킨다.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집에 대한

향수병 같은 것이다.


그게 무엇이었는지

아직도 잘 모른다.


그의 앞에서

나는 부끄러웠다.


이미 내 안쪽에 닿아 있는 사람 앞에

몸으로 서게 된 부끄러움이다.


그는 내게 남자이기 전에,

내 비공개 영역을 먼저 읽어버린 사람이었다.


나의 글은

아무에게도 말로 하지 않았던 것들이었으니까.


이미 밝아진 내면의 지도와

처음 보는 낯선 존재.


그 사이의 간격.


경계에 서서

나는 그 감정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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