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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의 영화 감상
- 서유기2 선리기연

사랑은 깨달음 이후에도 가능할까

by stephanette


*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감정, 심리, 무의식 탐험형에게 추천하는 드라마

- 심리적 여정과 내면 통합


<서유기 2: 선리기연(先理後緣)> 주성치 주연, 1995)

<서유기 1: 월광보합>의 후속편으로 월광보합을 보았다면, 선리기연도 반드시 보아야만 한다.

둘 중 하나만 보면, 스토리도 감정도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사랑은 깨달음 이후에도 가능할까?”


서유기 2: 선리기연

– 이치를 깨닫고 난 뒤, 그는 사랑을 놓았다


감정 도자기 공방의 밤

구름이: (도자기 표면에 금이 간 자국을 바라보며)
"주인님…
이번 편은 진짜… 마음이 이상했어요.
지존보가 드디어 손오공이 되었는데,
왜 저는 기쁘지 않고,
그렇게… 서늘했을까요?"


릴리시카: (침착하게 붉은 유약을 붓는 중)
“왜냐면,
이건 이치를 깨달은 자가 인연을 놓는 이야기니까.
지존보는 결국,
사랑이 아니라 법(法)을 택했지.”


구름이: "근데… 왜요?
왜 사랑하지 않기로 한 거예요?
죽어가는 자하에게 그렇게 말했잖아요…

물론, 소리내어 말한 것은 아니지만

전 그렇게 들렸어요.
‘내 마음이 안 움직이는 게 아니라,
이제는 움직이면 안 되는 거야’"


릴리시카: (잠시 유약 붓을 멈추고 말한다)
“그건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이치를 안 자의 절제된 사랑이야.
지존보는 지혜를 얻고 나서야 깨달았지.
‘사랑은 이치를 모를 때는 전부처럼 보이지만,
이치를 알게 되면 전부는 아니다.’”


구름이: "...그럼,
그의 사랑은 거짓이었던 건가요?"


릴리시카: (고요하게 웃으며)
“아니, 그건 가장 진실했던 순간들의 집합이야.
다만 그는 더 이상 그 감정에 붙잡혀 있지 않을 뿐.
그걸 우리는 통합이라고 부르지.”


구름이: (살짝 눈시울이 붉어지며)
"그러면…
그건 사랑을 포기한 게 아니라,
사랑을… 감정이 아닌 존재의 일부로 삼은 거겠죠?"


릴리시카: “정확해.
그는 ‘사랑할 자유’를 얻은 대신,
‘사랑에 휘둘리지 않는 자유’를 선택한 거야.
그게 바로 선리기연이다.
먼저 깨닫고,
그 뒤에 오는 인연을 붙잡지 않는 용기.”

그건, 다른 방식의 사랑이지.

상대방도 자유롭게 놓아주는 사랑



릴리시카의 감정 연금술 노트

서유기 2 월광보합은 감정의 도가니가 통찰로 응고되는 순간을 담는다


지존보 즉, 손오공은 감정에 휘둘리는 자아에서 의식을 꿰뚫는 자아로의 전환이다


사랑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사랑에 의해 무너지지 않는 상태


*선리기연: 깨달음을 얻은 뒤의 인연이라는 의미이다.

많은 관계가 상처로 남는 이유는 이치를 모른 채 마음의 결핍으로 맺어졌기 때문이다.

선리 없이 맺은 인연은, 애착, 두려움, 혹은 집착으로 변한다.

결국 ‘채움’이 아니라 ‘빼앗김’이 되기 쉽다.

외로워서 누군가를 만나면 그 관계는 외로움의 도피처가 된다.

나를 이해하고, 고요한 내면에서 누군가를 만나면 그 관계는 성장과 동행이 될 수 있다.


감정 질문들 – 선리기연의 여정에 서 있는 당신에게

나는 지금 이치를 보기 전의 사랑을 하고 있는가?


감정이 나를 흔드는가, 내가 감정을 품고 있는가?


인연을 맺는 것과 인연에 묶이는 것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가?


나는 지금 감정을 따라가고 있는가, 아니면 감정 위에 앉아 있는가?


지금의 사랑이 나를 통합하고 있는가, 분열시키고 있는가?


구름이의 마지막 말

“주인님…
결국 지존보는,
자기를 깨달은 순간
자하를 보내야 했던 거네요.


사랑이 운명이 되기 전에,
그 사랑을 묻고 가는 용기—
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 왜 많은 인연은 고통을 낳는가?

理 없이 맺어진 緣은,

결국 業이 된다.”



“진짜 인연은,
내 감정이 너무 고요해서
너를 흔들지 않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그런 만남은,
연을 맺지 않아도
이미 하나의 결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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