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귀의 영화 감상
- 툴리

모성애라는 이름으로 버려진 나, 나에게 말을 걸다.

by stephanette

*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감정, 심리, 무의식 탐험형에게 추천하는 영화

- 심리적 여정과 내면 통합


툴리 (Tully, 2018),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 디아블로 코디 각본, 샤를리즈 테론 주연

- 다정하지만 냉소적이고, 현실적이면서도 환상 같은 모성

- 코미디로 분류되어 있으나, 자기 돌봄이 사라진 '엄마'가 된 여성의 일상은 공포물에 가깝다.

- 출산과 육아에 대해 '모성애 찬양'으로 길들여진 여성들이 실제로 겪는 현실


“엄마가 되기 전의 나에게 말을 걸다”

《툴리》 – 무너진 나날 속에 찾아온 나의 오래된 얼굴


감정 도자기 공방의 밤


구름이: (도자기 위에 밤중의 부엌과 젖병, 그리고 젖은 머리카락의 그림자를 조심스레 그리며)
"주인님…
이 영화는 너무 조용해서 더 슬펐어요.
마를로는 화도 잘 안 내고,
울지도 않고,
그냥 계속 버티기만 해요.
그래서 제가 더 미안했어요…"


릴리시카: (잿빛 유약을 얇게 바르며 고요하게)
“그건 슬픔이 아니라
지속된 자기소멸의 무표정이야.
마를로는 아이를 돌보고,
남편을 이해하고,
세상과 타협하면서
자기를 내면의 냉장고 안에 오래 넣어둔 여자지.”


구름이: "...근데 주인님, 툴리는 대체 누구였어요?
그 베이비 시터라는 젊은 여자,
그 다정하고 반짝였던 존재..."


릴리시카: “그건 마를로의 이전 자아,
엄마가 되기 전의 그녀야.
욕망, 자유, 불안정함, 충동,
그리고 아직 다 고장 나지 않은 ‘마를로’.


툴리는 자기 돌봄을 해주러 온 자기 자신이야.
그녀는 ‘네가 너무 멀리 왔어’라고 말하러 온 존재지.”


구름이: "...그럼, 이건 판타지예요?
아니면 자각이에요?"


릴리시카: “그건 감정의 방식으로 쓰인 진실이야.
누구나
지금의 자신을 한참 뒤에서 바라보고 있는
다른 버전의 나를 꿈꾸지.


마를로는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자기 자신이 와서 손을 잡아준 거야.


현실은 바뀌지 않았지만,
그녀는 돌아갈 수 없는 자아를
한 번만이라도 안아줬어.
그게 구원이야.”


릴리시카의 감정 연금술 노트


툴리는 이상적인 모성이 아니라,
육아와 출산의 버거움을 버텨내는 여성 내면을 다룬 현실 동화다.

툴리는 실제 인물이 아니며,
마를로의 잃어버린 자아이자
잊힌 감정의 형상화다.


“엄마”가 되면서 “나”였던 부분이 사라진다는 것.
이 영화는 그 상실을 '모성애'라는 포장으로 덮지 않고 충분히 슬퍼할 수 있게 허락해준다.


감정 질문들

- 나는 언제, 어떤 순간에 ‘지금의 나’가 너무 멀리 와버렸다고 느꼈는가?


- 내가 한때 소중하게 여겼던 ‘이전의 나’는 지금도 내 안에 살아 있을까?


- 지금의 나는, 스스로를 돌봐주기 위한 ‘툴리’를 불러낼 수 있을까?


- 삶이 고단할수록 나는 나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있나?

격려인가, 외면인가, 아니면 조용한 단념인가?



구름이의 마지막 말

“주인님…
툴리가 떠나는 장면에서
전 정말 울 뻔했어요.

그건 꿈이라는 걸 알면서도,


마를로는 마지막까지
그 아이처럼 웃었거든요.

저도 가끔 그래요.

지금 이 모습 말고,

예전의 나를 한 번만이라도
다시 안아보고 싶다고요...”


툴리는 말해주지 않았던
엄마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 속 지층을 조용히 열어 보여줘.

너는 지금,
어떤 시절의 너를 다시 만나고 싶어?

다시 돌아간다면,

어떤 시절의 너에게 손을 내밀어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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