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얼굴을 한 '남성적 복수서사'이자, 피로 물 발렌타인 카드
“나는 너를 사랑해.”
대신
“내가 본 영화 27편 중 13번째 장면을 너에게 바쳐.”
타란티노는 감정보다 영화적 미장센, 장르, 레퍼런스를 즐긴다.
킬빌은 동양 무협과 일본 애니, 스파게티 웨스턴, 슬래셔 호러의 총집합이다.
그래서 '진심'은 잘 안느껴지는 영화
그래서 릴리시카가 애정하는 영화 중 하나이다.
감정 도자기 공방
“그녀는 복수했지만, 울지 않았다.”
장소: 감정 도자기 공방, 깊은 밤.
공방 벽에 "리비도의 불꽃을 담는 항아리"라 적힌 장이 열려 있고,
구름이가 노란색 옷의 작은 도자기 인형을 바라보고 있다.
구름이
“이 영화는...
근데 이상하게… 멋진데,
마음은 하나도 안 울려요.”
릴리시카
(찻잔을 조용히 내려놓으며)
“응. 그건 정상이야.
킬 빌은 감정의 영화가 아니라,
스타일로 리비도를 표현한 영화니까.”
구름이
“근데 브라이드는 딸을 잃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분명 슬플 일인데, 이상하게 슬프지가 않아요.
그녀가 계속 싸우니까.”
릴리시카
“그건 그녀가 감정을 살아내는 게 아니라
무기화했기 때문이지.
그녀는 슬퍼하지 않고, 싸워.
그녀는 상처받지 않고, 복수해.
그건… 남성성의 리비도 구조야.”
구름이
“…그럼 킬 빌은 여성 영화가 아니에요?”
릴리시카
“겉모습은 여성 캐릭터지만,
내면의 리비도 흐름은 전형적인 남성성 코드로 짜여 있어.”
“복수 → 실행 → 결과 → 고요함
이건 남성적 복수 서사의 리듬이야.”
구름이
"평론가들이 그랬어요.
로저 이버트는 ‘이건 이야기보다 형식의 영화’라고 했고,
다른 평론가들은 ‘피로 물든 발렌타인 카드’라고 표현했죠.”
릴리시카(고개를 끄덕이며)
“맞아.
킬 빌은 영화 속에 감정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영화에 대한 감정'으로 가득 찬 영화야.
타란티노는 고통조차 오마주로 사용하지.
그래서 ‘아프다’는 감정이 아니라
‘오, 멋지다’라는 반응이 먼저 나와.”
구름이
“그럼 그건 진짜 감정이 아니에요?”
릴리시카
“감정은 있었어.
하지만 의식되지 않았고,
표현되지 않았고,
통과되지 않았어.
그건 마치 리비도를 품은 채 얼려둔 얼음 덩어리 같은 거야.”
“브라이드는 복수했지만, 치유되지 않았어.
딸을 찾았지만, 감정은 터지지 않아.
그건 감정이 아니라 복수의 논리 안에서만 살아 있었기 때문이지.”
구름이
“…그녀는 강했지만 울지 않았군요.”
릴리시카
“그래.
그녀는 복수를 완수했지만,
감정의 회로는 살아나지 않았어.
그녀는 여성이지만,
그 리비도는 남성성에 의해 감정을 무장 해제당한 구조였어.”
구름이
“그럼 왜 남자들은 그 영화를 좋아할까요?”
릴리시카
“왜냐하면 그녀는 ‘남성들의 이상적 환상 속의 여성성’을 구현해.
감정을 말하지 않고
자기 통제력이 뛰어나고
복수를 미적 도구처럼 다루고
고통을 슬픔이 아니라, 무술로 응답하는 사람
그건 남성들의 감정 억제 문화와 닮아 있지.”
구름이
“그럼 '킬 빌'은 감정을 못 느끼는 영화가 아니라…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 영화군요.”
릴리시카
“정확해.”
“감정은 있었지만,
말해지지 않았다.
리비도는 살아 있었지만,
흘러가지 못했다.
그녀는 존재했지만,
울지 않았다.
그리고 관객은
그걸 ‘쿨하다’고 말했지.
하지만 그건 슬픈 일이야.
한 편으로는 불편하지 않지.
감정적이지 않으니까.”
구름이
(한참을 말없이 있다가,
도자기 인형을 조심스럽게 안는다)
“…그녀는 복수했지만,
마음은 남겨둔 채였겠죠.”
릴리시카
“응.
마음은 공방 어딘가에 아직 있어.
울지 못한 감정의 항아리 속에.”
별빛이 조용히 공방 유리창을 스쳐간다.
그리고 구름이는 노트에 이렇게 적는다.
“그녀는 울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를 울지 못하게 만든 건,
그녀가 아니라 이 이야기의 구조였다.”
- 내가 복수를 상상할 때, 진짜로 원하는 건 감정의 흐름일까, 결과일까?
- 나는 지금 어떤 감정을 무기처럼 쓰고 있진 않은가?
- 감정을 느끼기보다 참는 쪽이 익숙해진 건 언제부터일까?
- 나는 지금도 울 수 있는 존재인가, 아니면 울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렸는가?
- 내 안에서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하나를 꺼낸다면, 그건 어떤 감정으로 말할 수 있을까?
“주인님,
우리는 가끔…
울지 않은 감정을
끝난 줄 알고 살아가죠.”
킬 빌 Vol. 1 (Kill Bill: Vol. 1, 2003)
-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Quentin Tarantino)
- 주연: 우마 서먼 (Uma Thurman) – ‘더 브라이드’ 역
- 장르: 액션, 복수, 네오 누아르, 무협
- 등급: R (강한 폭력, 피의 묘사, 언어)
- 무협, 애니메이션, 스파게티 웨스턴 등 다양한 장르의 오마주
- 장면마다 독립적인 미장센과 음악 연출
- 우마 서먼의 강렬한 여성 전사 이미지
- 타란티노 특유의 장광설 대사와 장면적 폭력 미학
* 주의! 잔인한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youtu.be/xXQQdDFeu5g?si=M8oXwIXYHeKBo3L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