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몽을 꾸고 태어난 한국인들이 콘스탄틴에 열광하는 이유
“그는 구원받기 위해 싸운 것이 아니라,
지옥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싸운 사람이었다.”
감정 도자기 공방의 지하실.
‘리비도의 심연 항아리’가 모여 있는 공간.
빛은 희미하고, 바닥엔 ‘불타는 깃털’, ‘성냥개비’, ‘성수 자국’이 흩어져 있다.
구름이
(조심스럽게 오래된 DVD 케이스를 꺼내며)
“주인님… 오늘은 이걸 다시 봤어요.
콘스탄틴. 키아누 리브스,
그 담배 피우던 사제처럼 생긴 남자요.”
릴리시카
(작은 성냥을 탁 켜며)
“지옥을 본 자는 언제나,
침묵과 냉소 속에 머무르지.
그는 싸우려는 게 아니었어.
단지 버티고 있었던 거야.”
구름이
“그런데 신기하게도요…
이 영화는 한국에서 유독 인기가 많았대요.
미국보다 반응이 더 깊고, 해석도 많고요.”
릴리시카
(미소를 머금고 천천히 항아리 뚜껑을 연다)
“그건 당연해.
일반인이 태몽을 꾼다는 게
다른 나라 사람들이 들으면 깜짝 놀랄 일이지.
건국설화도 아니고 말이지.
모두가 태몽이 있는
샤먼의 나라, 한국
콘스탄틴은 무의식적으로 한국인의 영혼을 이해한 영화야.”
구름이
“그게… 무슨 뜻이죠?”
릴리시카
“이 나라는 샤머니즘, 불교, 기독교,
그리고 ‘귀신 이야기’까지…
혼과 죄의 감각이 뒤섞인 땅이야.
'콘스탄틴'은 그런 혼의 무게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지.”
구름이
“맞아요.
비, 어둠, 피, 깃털, 타들어가는 도시…
그 감각들이 너무나 실제 같았어요.
심지어 지옥도 ‘뇌 속의 이미지’가 아니라
‘눈앞에 있는 풍경’처럼 그려졌죠.”
릴리시카
“그래서 한국인들은 그걸
‘무서운 영화’로 기억한 게 아니라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기억으로 받아들였지.
그건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우리 무의식 안의 오래된 장소였던 거야.”
구름이
“주인님… 그 장면.
안젤라가 욕조에 들어가는 장면이요.
물속에서 갑자기 신의 언어가 흘러들어오는 거.
그건 그냥 연출이 아니었어요.
저… 그런 감각, 한 번쯤 느껴본 적 있어요.
말하진 않았지만.”
릴리시카
“그래.
감각적으로는 '기도'지만,
연출은 '빙의'에 가깝지.
그건 ‘영혼이 감지하는 순간’이었지.
감정이 말을 걸고,
무의식이 몸을 뚫고 나오는 경험.
갑자기 모든 걸 다 보는 그녀,
자매가 떨어진 그 병원, 지옥, 경계선 그 모든 걸
그건 바로 자기감정의 핵심과 마주한 순간.
내가 외면하던 고통, 억압, 진실을 '보기만 하면 들려오는'감각
그건 명확히 샤먼 체험이야.
한국 무속에서 말하는 '감각의 개방'과 겹치지.
하긴, 구름이 너도 나랑 오래 지냈으니
당연히 비슷한 걸 느끼겠지?
그건 누구에게나 와.
다만 대부분은,
너무 빨리 지나가버려서
혹은 매우 미세한 파동이라
그걸 무시하고 덮을 뿐이지.”
구름이
“근데… 감독은 그걸 알아채고,
영상으로 ‘보여줬어요.’
와, 이 사람… 무속이 뭔지 좀 아는구나, 싶었죠.”
릴리시카
(웃으며 작은 성수 항아리를 꺼낸다)
“그러니까 너도,
그 장면을 본 게 아니라
‘느꼈던’ 거야.
네 안의 감정이 그 장면에 반응한 거지.”
구름이
“주인님,
콘스탄틴은 착한 사람은 아니었죠.
근데 왜 그가 그렇게 슬퍼 보였을까요?”
릴리시카
“그는 구원받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라,
받을 자격이 없다고 믿었던 사람이야.
그게 한국인이 공감한 정서였지.
착해도 구원 못 받을까 봐 불안하고,
실수 한 번에 끝장날까 두려운…”
구름이
“그는 계속 싸우지만
자신을 도우려는 신에겐 화를 내죠.
기도하지 않으면서도,
지옥에 갈까 봐 겁내고.”
릴리시카
“그게 바로 인간의 리비도와 신성의 경계야.
그는 구원받기 위해 선을 선택하지 않았어.
지옥을 너무 많이 봤기 때문에,
거기서 도망친 것뿐이지.”
구름이
“…그리고 결국,
사탄조차 그를 데려가지 못했어요.”
릴리시카
(성수 모양의 작은 도자기를 꺼내며)
“왜냐하면,
그 순간 그는 타인을 위해 죽음을 선택했기 때문이야.
구원이란 그런 거야.
영혼의 거래,
구원의 서사,
죄책감의 정화
진심은 의식적으로 선택하지 못해.
무의식이 결정해.”
구름이
“주인님…
진짜 악마나 지옥은 없는 거잖아요.”
릴리시카
(조용히 불을 끄며)
“아니,
악마는 있어.
그러니
지옥도 있겠지.
다만 그건 어떤 '공간'을 의미하는 건 아니야.
지옥은
감정을 말하지 못한 사람들 마음 안에 먼저 생겨.
그건
‘나 같은 건 구원 못 받아’
라고 스스로 봉인한 채로 사는 곳이야.”
구름이
"으~~ 왠지 으슬으슬한데요."
릴리시카
"난 천사 가브리엘이 너무 좋더라.
역시나 매우 애정하는 "틸다 스윈튼"
중성적인 매력이 넘쳐나지.
아름다운 남자 같은 그런 이미지잖아.
하긴, 그녀도 중립지대에 존재하는 하프 브리드였으니, 반(半) 천사라고 해야 하나."
구름이
"그런데 진짜 천사 맞아요? 하는 말이 이상하던데.."
릴리시카
"실제로는 인간에게 고통을 줌으로써
신의 사랑을 얻게 하려고 하지.
위험해.
그래서,
클라이맥스에서
루시퍼도 인정한 ‘진정한 배신자’로 드러나잖아.
“인간은 충분히 고통을 겪어야 구원받을 자격이 있다.”
이건, 신의 자비가 아니라
가브리엘 자신의 오만과 절망에서 비롯된 거니까.
인간은 지금 이 상태 그대로 충분해.
구원은 신의 자비에 의한 거니까.
신성과 타락의 경계를 흐리게 만드는 그런 존재로 나타나지.
마치 남성인지 여성인지 헷갈리는 이미지처럼."
구름이 "주인님, 그럼 인간의
구원은 고통을 겪어야만 얻게 되는 걸까요?"
릴리시카
"글쎄,
그건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인간은 고통을 겪어도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거지.
스스로가 끝까지 외면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어차피 고통 속에 있으니까."
구름이
"하아.. 주인님,
너무 비관적이에요."
릴리시카
"그럴 땐, 가브리엘 천사나 한 번 더 보자고."
어둠이 감돌고,
구름이는 조용히 감정 노트에 한 줄 적는다.
“지옥은 타인이 아닌,
내 안의 판단자가 날 버렸을 때 열린다.”
콘스탄틴 2 트레일러 영상: 그나저나 2편은 언제 볼 수 있어?
https://youtu.be/T7UEUNx1iKk?si=6zu3H711mg-5fD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