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어른이 되면 뭐가 되고 싶어?”
별안간 수가 물었다. 이미 어른이 된 사람한테 어른이 되면 뭐가 되고 싶냐니. 낯설지만 재미있었다. 보통 '넌 커서 뭐가 되고 싶니?' 하지 않나. 아이에겐 당연한 질문인데 수가 짐작하는 어른은 엄마가 된 어른과는 조금 다른가보다. ‘글쎄....’ 말끝을 흐리다가 나는 꿈에 대하여 생각했다. 오래전 나를 떠난 질문이자 과거가 된 대답 대신 영원토록 변치 않을 꿈을.
"엄마는 있잖아. 엄마가 되고 싶어."
수는 황당무계하다는 듯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런 거 말고. 선생님은 어때. 가수는 별로야?"
"아니, 나는(꼭 나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냥 내가 되고 싶다고. 수는 엄마 말이 아직은 어렵지? 당연히 이해할 수 없을 거야. 그러니까 무슨 뜻이냐면, 어떤 일을 하든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거든. 평범해도 좋으니까 자기 자신이 되는 거. 그렇게 살아가는 거. 그게 엄마의 꿈이야."
"아니야! 엄마는 가수해. 나는 발레리나 할게."
이 무슨....!!!! 답이 정해져 있는 이야기인가 싶었지만 수를 통해 다시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이미 어른이 된 나는 정말 어른인지, 그래서 앞으로 어떤 어른으로 살고 싶은지. 충분하고도 선명한 답이 떠올랐으니 그것만으로도 고마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