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런 날 있잖아.
정신없이 하루가 다 가고,
그래서 무슨 의미가 있나
이래서 글은 쓸 수나 있을까
별별 생각이 다 드는 날.
그런데 무언가는 남은 거야.
창동의 오래된 우체국.
우체국 앞 화단에 핀 새하얀 꽃.
노포에서 먹은 6천원짜리 들깨칼국수.
평소라면 먹지 않았을 아이스 말차라떼.
나는 그것들로
시선을 두는 곳에 마음이 있다는 거.
평범한 하루도 특별한 순간이 있다는 거.
아무 것도 아닌 것들이 삶을 지탱한다는 거.
또 계속해서 살아갈 힘도 얻는다는 걸 알게 됐어.
왜 그런 날, 너에게도 있지 않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