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봄, 하체는 들어 올렸지만 팔 힘이 부족해서 목이 아팠었다.
상반기엔 신체적인 이슈로 요가원을 전만큼 가지 못했고, 될 듯 안 될 듯 그 상태로 시간이 흘렀다. 한 가지 다행이었던 건 수련을 완전히 놓지는 않았던 거. 그렇게 다리를 들기까지 두 계절이 흘렀다.
골반을 펴면 몸이 속수무책으로 휘청인다. 앞으로 굴러 넘어간다. 조금 더 일직선이면 좋겠는데, 하고 바라다가 이제 막 되는 것에 충분히 기뻐하지 않음을 깨닫는다.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 저 멀리. 더 가고 싶어 하는 마음을 본다. 그날의 넉넉함과 충분함을 누려야 한다. 매트 위라고 다를 리 없다.
계속 해나가다 보면 별다른 애씀 없이도 되는 것들이 있다.
되다가 안 되기도 하고, 안 되다가 되기도 한다. 날씨와 상황, 우리의 몸과 마음이 그러하듯이. 흘러가기를 바란다. 되면 되는대로 안 되면 안 되는대로 받아들인다. 그게 꼭 완벽한 형태가 아니더라도. 모양에 집착하기보다 여정 자체에 의미를 둔다. 내가 믿는 건 꾸준함이다. 틀림없이 무언가는 달라진다. 무언가는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