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전문학교 입학 후 쓴 시 <새로운 길>에 드러난 설렘과 다짐
1938년 4월, 송몽규와 함께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입학한 윤동주 시인은 한 달여 후 새 출발에 대한 설렘과 미래에 대한 다짐을 담은 시 <새로운 길>을 쓴다.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 1938년 5월 10일 作, <새로운 길>
시인은 생전에 독립투사도 유명 시인도 아니었다. 다만, 일제 강점기 민족의 아픔과 역사의 무게를 통감한 청년이었다. <새로운 길>에는 그 시대를 산 청년으로서의 각오가 다짐이 짙게 배어 있다.
27년 2개월이란 짧은 생애에서 윤동주 시인의 삶이 가장 풍요로웠던 시기는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절이었다.
연희전문학교 기숙사, ‘핀슨홀’ 3층 다락방에서 송몽규, 강처중과 함께 한방을 쓰면서 야심 차게 대학 생활을 시작한 시인은 새로운 길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연희전문학교 시절 시인이 주옥같은 작품을 쓴 기숙사, 핀슨홀은 3층의 석조 건물로 관리인과 사감, 50여 명의 학생이 지낼 수 있었다. 1928년에 지어진 이 건물 지붕 밑 천장 낮은 다락방에서 시인은 잠을 자고, 사색하고, 꿈을 꾸었다.
입학 동기생이었던 유영 전 연세대 교수는 그 시절의 시인의 모습을 이렇게 추억한 바 있다.
“동주와 몽규는 마치 쌍둥이 같았다. … (중략) … 그런데 성격은 완전 반대라고 할 수 있다. 동주는 얌전하고 말이 적고 행동이 적은 데 반해, 몽규는 말이 거칠고 떠벌리고 행동반경이 큰 사람이었다. 그러면서 시를 같이 공부하고 창작도 같이하였다. 그러한 성격은 시에서도 나타나 좋은 대조를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