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어캣’이라는 사막 동물이 있다. 겁이 많아서 항상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주위를 경계하는 모습이 재미있다며 코미디 소재로 삼기도 하지만, 미어캣이 왜 그러는지 이유를 알고 나면 누구도 더는 웃지 못할 것이다.
미어캣은 30마리 정도가 무리 지어 ‘하나는 모두를 위해서, 모두는 하나를 위해서’라는 공동체의 삶을 산다. 그러다 보니 천적인 매나 독수리를 경계하기 위해 서로 순번을 정해 보초를 서기도 하고, 암컷이 새끼를 낳으면 다른 암컷들이 서로 젖을 먹어가며 함께 새끼를 키우기도 한다. 적이 공격해 오면 자기 몸을 방패 삼아 굴 입구를 가로막아서 가족과 동료를 지키다가 죽기도 하지. 한마디로 파수꾼의 삶을 살다가 일생을 마치는 셈이다.
부모의 마음은 그런 미어캣과 같지 않을까 싶다. 어렸을 때는 행여 넘어져서 다치지는 않을까 싶어 마음 조아리며, 자라면서는 혹시 옳지 않은 길로 엇나가지 않을까 싶어 노심초사하며 항상 고개를 빳빳이 세운 채 자식과 그 주위를 끊임없이 쳐다보는 것이 미어캣과 무척 닮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런 마음으로 지금까지 살았다. 하지만 이제 네 손을 놓아야 한다. 한편으로는 세상 앞에 홀로 선 네가 걱정되기도 하지만, 이제 그 걱정마저 내려놓으련다. 그것이 오히려 네가 홀로 서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을 테니까.
사람은 누구나 단 한 번뿐인 삶의 여행자다. 누구도 그것을 경험한 적 없다. 그러니 모두가 똑같이 삶의 초보자라고 할 수 있다.
낯선 길을 가는 초보자일수록 정확한 목표와 뚜렷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좋고 편한 길도 험하고 복잡하게만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직 꿈과 목표를 정하지 못했다면, 먼저 그것을 정해라. 만일 그것이 정해졌다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뚜렷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래야만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있고, 비로소 진정한 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바라건대, 네가 가고자 하는 곳으로 네 삶을 가게 해라. 괜한 고민과 걱정 때문에 삶을 낭비하지 마라. 쓸데없는 고민과 걱정은 삶을 힘들게만 할 뿐 어디에도 데려다주지 못한다. 고민한다고 해서, 걱정한다고 해서 나아지는 건 전혀 없다. 고민되고 걱정되는 일일수록 직접 몸으로 부딪쳐야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수많은 혼란과 혼돈을 경험할 것이다. 방황하고 좌절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 역시 너무 걱정하지 마라. 그런 과정을 통해서 진짜 너와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있으니까. 니체의 말마따나“혼란과 혼돈이 마음속에 있어야만 나만의 춤추는 별을 만들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마라. 네가 그들을 잘 모르듯, 그들 역시 너에 대해서 모르기는 마찬가지다.그러니 다른 사람의 시선에 너를 맞추려고 하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해라. 누구나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할 때 비로소 그 무엇에도 신경 쓰지 않게 되고, 자신의 삶에 전념할 수 있다.
너무 서두르거나 조급해서도 안 된다. 서두를수록 실수하거나 일을 그르치기에 십상이기 때문이다. 씨앗을 뿌렸다고 해서 곧바로 열매를 수확할 수는 없다. 비바람과 땡볕을 온전히 견디면서 참고 버텨야만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을 수 있다. 모름지기, 최고의 작품일수록 오랜 기다림이 필요한 법이다.
때때로 외롭고, 겁이 나고, 두렵겠지만, 용기를 내서 보란 듯이 홀로 서봐라. 실수해도 좋고, 몇 번쯤 실패해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실수와 실패가 아니라 그것을 이겨내면서 계속 전진하는 것이니까. 첫걸음의 보폭이 반드시 클 필요는 없다. 조금씩 조금씩 네가 가고자 하는 길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면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네가 원하는 삶과 결국 만나게 될 것이다. 나는 그런 너를 지켜보면서 언제나 응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