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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테호른 Oct 13. 2021

어디로 가야할지 알 수 없을 때 진정한 여행이 시작된다

 ― 04. 실패에 대하여


흔히 죽은 사람을 말할 때 ‘돌아간 사람’이라고 한다. 죽은 사람이 돌아간 사람이라면 살아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산 사람은 ‘길 가는 사람’ 혹은 ‘헤매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길 가는 사람이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길을 잃고 방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사람만 길을 잃고 방황한다면 모든 사람이 비난할 텐데, 대부분 사람이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으니 누구도 비난 받지 않는다. 그만큼 누구에게나 삶은 방황의 연속이다. 특히 경험이 부족한 젊은 시절에는 누구나 몇 번쯤 잘못된 길을 가기도 하며, 먼 길을 에둘러 돌아가기도 한다. 젊음의 방황과 실수, 실패는 삶의 필수과정인 셈이다. 그러니 누구도 그것을 비난할 수 없다. 나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이 그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수많은 아이가 그 길을 걸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야구의 신’ 김성근 감독이 맡았던 최초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 선수들의 인생 역정을 담은 〈파울볼〉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다. 프로야구팀에서 쫓겨났거나 그런 기회조차 얻지 못한 오합지졸들의 실패와 눈물을 담은 감동적인 이야기다. 영화 시사회가 있던 날, 김성근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야구나, 인생이나, 영화나 그 속에는 진실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이 아닌가 싶다.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작할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 비록 인생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지만,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너도 알다시피, 이 세상은 절대 따뜻한 햇볕과 무지개로만 채워져 있지는 않다. 온갖 추악한 일과 더러운 세상만사가 공존하는 것이 바로 우리 삶이다. 그렇다고 해서 세상을 그런 눈으로 보고 거칠게 살라는 것은 아니다. 그런 태도는 오히려 삶을 망가뜨릴 뿐이다. 그보다는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 즉, 후회가 남지 않도록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때로는 삶을 여유롭게 즐길 줄도 알아야 한다. 너무 빨리 달리다 보면 경치만 놓치는 것이 아니라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도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하느냐’보다는 ‘어떻게 사느냐’에 열중하며, 매 순간 자신을 뜨겁게 불태워야만 한다. 그래야만 네가 원하는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한물간 권투 선수의 삶을 담은 영화 〈록키 발보아〉를 보면 주인공 록키가 링에 다시 서겠다고 하자, 성인이 된 아들이 고집스럽게 그를 말리는 장면이 나온다. 록키는 그런 아들을 향해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한다.


“너와 나,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인생은 난타전이야. 중요한 것은 네가 얼마나 강한 펀치를 날리느냐가 아니야. 네가 끊임없이 맞아 가면서도 조금씩 전진하며 뭔가를 하나씩 배우는 게 중요해. 계속 전진하면서 말이야. 그게 바로 진정한 승리야. 물론 옳지 않은 태도로도 세상을 살 수도 있어. 하지만 네가 정말 치열하게 살 생각이 있다면 타인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아야 해. 그래야만 네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


지금 생각해도 정말 멋진 말임이 틀림없다. 언젠가는 이 말을 네게 꼭 해주고 싶었는데, 이제야 들려줄 수 있게 되었다. 부디, 이 말을 삶의 중요한 교훈 삼아 네 삶을 채워나가기를 바란다.  




▶▶▶ 지금 방황하고 있다고 해서, 실수했다고 해서, 실패했다고 해서 절대 흔들리거나 고민하지 마라. 오히려 그럴수록 더욱더 희망의 씨앗을 품고 키워야만 한다.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을 때 비로소 진정한 여행이 시작된다.

때때로 외롭고, 겁이 나고, 두렵겠지만, 용기를 내서 보란 듯이 홀로 서봐라. 몇 번쯤 실수해도 좋고, 몇 번쯤 넘어져도 괜찮다.중요한 것은 그것을 이겨내고, 그것을 통해 뭔가를 배우면서 조금씩 전진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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