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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테호른 Oct 13. 2021

미래를 위해 ‘지금, 이 순간’을 희생하지 마라

 ― 05. 행복에 대하여


많은 사람이 오늘에 충실하지 못한 이유는 과연 뭘까.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그 원인은 아닐까.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는 것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이다. 미래는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지금, 이 순간은 미래와 과거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azantzakis)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를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새길을 닦으려면 새 계획을 세워야지요.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일 일어난 일을 궁금해하지도 않습니다. 내게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일입니다. 나는 나 자신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조르바, 지금 뭐 하고 있나?”

“일하고 있네.”

“그래? 잘해보게.”

“조르바, 지금 뭐 하고 있나?”

“사랑하는 여자와 키스하고 있네.”

“그래, 잘해보게. 그리고 키스하는 동안에는 다른 일은 모두 잊어버리게. 이 세상에는 아무도 없네. 자네와 그 여자밖에. 그러니 마음껏 키스를 즐기게.”


카잔차키스가 탄광 사업을 하면서 만난 뜨내기 노동자 요르고스 조르바(Georgios Zorbas)를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그의 실제 경험을 엮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카잔차키스는 1915년 조르바를 처음 만났다. 평생 글만 쓰고 살았기에 경험이 부족했던 그는 경험 많은 노인 조르바에게 진짜 인생을 배웠고, 조르바가 세상을 떠나자 4년 후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를 출간했다. 풋내기 젊은 작가가 조르바를 만나 크레타섬으로 함께 건너가서 광산업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조르바는 춤도 잘 추고, 여자를 유혹하는 데도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항아리를 빚는 데 걸리적거린다며 집게손가락을 잘라버린 괴짜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유일하게 신경 쓰는 것이 있다면 바로 ‘지금, 이 순간’이었다. 그는 오직 ‘지금, 이 순간’만 즐기고 생각하면서 과거와 미래는 절대 신경 쓰지 않았다.




《윌든》을 쓴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 역시 《구도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와 비슷한 말을 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즉시 하십시오.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의혹은 계속 품고 있어 봐야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누구도 해줄 수 없는 일을 자기 자신에게 해주십시오. 그 밖의 다른 일은 모두 잊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어제의 우리 생각이 데려다 놓은 자리에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내일 우리는 오늘의 우리 생각이 데려다 놓을 자리에 머물 것이다. 보이지 않는 내일보다, 지나간 어제보다 지금 우리 앞에 있는 것들과 맞서 싸워야 하는 이유다.


더는 쓸데없는 일에 신경 쓰며,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해가며 인생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그렇게 살고 싶었던 내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인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깨달은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라’ 지혜는 우리에게 큰 깨달음을 준다.




▶▶▶ 많은 사람이 행복은 미래에 있다고 착각하면서 산다. 그 결과,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한다. 과연, 그 삶이 행복하고, 미래의 행복 역시 보장해줄까. 절대 그렇지 않다. 그렇게 살다 보면 단 한 순간도 진정한 행복을 느끼지 못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행복은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있다. 따라서 지금, 이 순간 행복하지 않으면 미래 역시 절대 행복할 수 없다.


알 수 없는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희생하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마라. 우리가 살 수 있는 것은 오직 현재뿐이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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