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7. 희망에 대하여
84일 동안 단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한 늙은 어부가 있었다. 사람들은 그 노인을 ‘살라오(Salao, 가장 운이 없는 사람)’라고 했다. 바다 위에서 노인을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한동안 노인의 조수 노릇을 했던 소년은 부모의 성화에 못 이겨 오래전에 배에서 내렸고, 그때부터 노인은 오직 혼자 배를 탔다. 하지만 노인은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버티면서도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85일째가 되는 날, 엄청나게 큰 물고기를 만나 그 힘에 끌려다니며 몇 날 며칠을 바다 한가운데서 홀로 지낸다. 물고기가 배와 자신을 끌고 다닐수록 노인은 낚싯줄을 더욱 힘차게 움켜쥔다. 생존을 위해 물고기를 잡아야만 하는 상황에서 노인은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인다.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리지 않았다
최고의 날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는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는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