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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테호른 Oct 15. 2021

어둠이 가장 짙은 순간, 희망은 깨어난다

 ― 07. 희망에 대하여


84일 동안 단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한 늙은 어부가 있었다. 사람들은 그 노인을 ‘살라오(Salao, 가장 운이 없는 사람)’라고 했다. 바다 위에서 노인을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한동안 노인의 조수 노릇을 했던 소년은 부모의 성화에 못 이겨 오래전에 배에서 내렸고, 그때부터 노인은 오직 혼자 배를 탔다. 하지만 노인은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버티면서도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85일째가 되는 날, 엄청나게 큰 물고기를 만나 그 힘에 끌려다니며 몇 날 며칠을 바다 한가운데서 홀로 지낸다. 물고기가 배와 자신을 끌고 다닐수록 노인은 낚싯줄을 더욱 힘차게 움켜쥔다. 생존을 위해 물고기를 잡아야만 하는 상황에서 노인은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인다.



 



위 이야기는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의 《노인과 바다》의 줄거리다. 이 소설은 헤밍웨이가 12년 동안 쓴 시를 산문으로 옮긴 것으로 한계를 극복하는 위대한 인간을 묘사한 작품으로 희망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노인의 고기잡이 여정은 인간이 겪는 비극적인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밤낮으로 고기와 사투를 벌이는 노인의 모습은 그만큼 고달프고 애처롭다. 그 모습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하지만, 좌충우돌하며 사는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언제, 어디에나 있다. 그리고 그 희망은 어둠이 가장 짙은 순간 비로소 시작된다.


터키의 국민시인 나짐 히크메트(Nazim Hikmet)의 〈진정한 여행〉이라는 시가 있다. 그가 감옥에서 썼다는 그 시를 보면 한 번뿐인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리지 않았다
최고의 날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는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는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은 모두 예고편일 뿐, 본격적인 일은 이제 시작해야 한다는 이 시를 읽을 때면 가슴이 뛰고는 한다. 삶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어떤 순간에도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 희망 없이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그렇게 되면 미래 역시 암울해지고 만다. 그것만큼 힘들고 고통스러운 삶은 없다.

 



▶▶▶ 우리가 살면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희망’이다. 어떤 순간에도 희망만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희망이 없으면 살아야 할 이유도 없다. 희망이 없는 곳에서조차 우리는 《노인과 바다》의 노인처럼 희망을 외쳐야만 한다. 그러니 모든 것을 잃더라도 희망만은 절대 포기하지 마라. 단, 헛된 희망에 사로잡혀서 인생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야말로 흔히 얘기하는 희망 고문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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