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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13. 2021
네가 행복한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 03. 성공에 대하여
많은 사람이 성공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다른 사람보다 한 발이라도 더 앞서가기 위해서 죽기 살기로 애쓴다. 성공하면 당연히 행복해질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젊은 날의 나 역시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모든 성공이 반드시 행복을 동반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성공은 우리를 더욱더 힘들게 하기도 한다. 성공이라는 늪에 빠져서 다른 것은 전혀 볼 수 없게 하기 때문이다.
성공한 CEO들의 성공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적 있다. 그 결과,
성공해서 행복하다고 한 사람은 37%밖에 되지 않았다. 나머지 63%는 행복해서 성공했다
라고 했다.
이는 성공한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며, 오히려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산 사람일수록 더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즉, 성공이 행복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행복이 성공을 낳는 것임을 말해준다.
무엇이 성공이고, 무엇이 실패인지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것은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다. 단지 세상이 만든 기준에 따라서 성공과 실패를 나눌 뿐이다. 그 방법이 옳은지 그른지는 굳이 따지고 싶지 않다. 대부분 사람이 그 기준을 받아들이고 있고, 나 역시 거기에 맞춰 살아왔기 때문이다.
어느 시대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기준은 ‘돈’과 ‘권력’이다. 돈과 권력이 있으면 성공한 사람이고, 돈과 권력이 없으면 실패자라고 평가한다. 그 결과, 돈이 많을수록 더 행복하리라고, 권력이 있으면 더 행복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믿음은 어느 정도 사실에 가깝다.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사람이나 권력이 없는 사람보다는 돈 걱정하지 않고 사는 부자나 권력을 지닌 사람이 훨씬 행복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과 권력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더는 행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정설이다.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정도 이상의 돈과 권력은 행복과 전혀 상관없기 때문이다.
성공의 기쁨은 잠시일 뿐이다.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이상 봉우리 16좌 등정에 성공한 산악인 엄홍길 씨 역시 그런 기분을 자주 느꼈다고 한다.
정상에 서면 기쁨은 잠시고, 곧 허탈감에 빠진다.
죽을힘을 다해서 극한의 공간을 오르내렸기에 성공의 기쁨 역시 당연히 크고 오래가야 하는 데도 그가 곧 허탈감을 느낀 것은 더는 노력하고 열정을 바칠 대상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렇듯 사람은 더는 이룰 목표가 사라지면 행복 대신 허탈감에 빠지곤 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상승 정지 증후군(Meta―pause Syndrome)’이라고 한다.
인생은 길고 멀리 봐야 한다. 그러자면 선택의 순간마다 무엇이 내게 도움이 되는지 현명하게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행복하려면 돈이나 권력보다는 꿈과 관련된 일에 전념해야 한다. 꿈을 포기하면 행복 역시 멀어지기 때문이다.
어디까지 방황하며 멀리 갈 셈인가?
보아라, 좋은 것은 여기 가까이 있다.
행복을 찾는 법을 배워라
행복은 늘 우리 곁에 있다.
___ 괴테, 〈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