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일수록 멘토가 필요한 이유
내가 만나는 사람은 누구나 어떤 면에서는 나보다 훨씬 뛰어나다.
그런 점에서 나는 그들에게서 배운다.
__ 랠프 월도 에머슨
깜깜한 밤길을 운전하다 보면 앞에 차가 있을 때 한결 수월하게 운전할 수 있다. 마음도 훨씬 안정되고 편안하다. 그들이 운전하는 차에서 나오는 불빛이 어둠을 밝혀주기 때문이다.
우리 인생에도 그런 차와 같은 사람이 한 명쯤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사람을 이미 만나서 큰 위안과 도움을 받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을 ‘멘토’라고 한다. 멘토는 우리가 가려는 목적지에 이미 도착한 사람들이다. 그 때문에 많은 경험과 지혜를 갖고 있다. 그들은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을 지도하고 조언한다. 부족한 점은 채워주고, 잘못된 점은 바로 잡아주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다. 또한, 힘들 때마다 마음을 다독이며 따뜻하게 위로하기도 한다. 그 때문에 좋은 멘토가 있는 사람일수록 위기에 강하고, 자기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영화 <굿 윌 헌팅>은 세상과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한 한 청년이 사려 깊은 멘토를 만나서 자립에 성공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뛰어난 인재들이 모인 MIT 공대. 수학과 교수 램보가 강의를 마치며 난해한 수학 문제를 칠판에 적는다. 다음 수업 시간, 누군가가 풀어놓은 문제를 보고 놀란 그는 문제를 푼 사람이 누구인지 학생들에게 묻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의문의 문제 풀이가 계속되던 어느 날, 그는 복도를 지나다가 젊은 청소부가 칠판에다 뭔가를 적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그가 수학 문제를 풀고 있었기 때문이다.
청소부의 이름은 윌 헌팅. 한 번 기억한 것은 절대 잊지 않는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지만, 어린 시절 학대를 받아 마음의 문을 닫아 버렸다. 그 후 질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툭 하면 사고를 일으키는 일을 반복하는 삶을 산다.
그의 재능을 아깝게 여긴 램보는 자신의 대학 동기, 션 맥과이어에게 그를 맡긴다. 하지만 그는 션 앞에서도 엇나가기 일쑤다. 션을 화나게 하려고 일부러 날카로운 막말을 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션은 그의 그런 행동이 과거의 상처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끈기 있게 그와의 상담을 이어간다. 그러자 그동안 자신이 만나 온 어른들과는 너무도 다른 션에게 윌은 조금씩 마음을 열고, 션은 그에게 인생을 사는 다양한 지혜를 가르쳐주며 그의 참스승이 되어준다.
<굿 윌 헌팅>은 좋은 멘토가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보여준다.
굳이 그런 멘토가 아니라도, 살다 보면 마음을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야 한다. 문제는 그런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그런 사람일수록 자신보다 경험과 지식, 지혜, 나이가 많아야 하며, 사회적 지위 역시 높아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여기에는 자신과 그 사람의 수준을 똑같이 하고 싶은 빗나간 욕망이 들어 있다. 즉, ‘그 정도 사람쯤은 되어야지 내 이야기를 듣고 해결할 자격이 있다’라는 그릇된 마음이 들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는 복잡한 마음을 털어놓을 수도, 해결할 수도 없다. 길에서 우연히 만나는 노숙자에게서 삶의 교훈을 배울 수도 있고,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나 아이들에게서 잊고 있던 열정과 이해관계에 집착하지 않는 순수함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 매일 마주치는 동료나 친구 중에도 삶의 내공이 깊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언제 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낄까.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마음이 괴로울 때’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불확실한 미래가 두려울 때’, ‘인간관계 때문에 괴로울 때’, ‘삶의 지혜가 필요할 때’,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라는 대답이 그 뒤를 이었다.
멘토를 너무 멀리서 찾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또한, ‘특별한 사람만 멘토가 될 수 있다’라는 선입견 역시 버려야 한다. 주위를 살펴보면 멘토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가장 좋은 멘토는 역시 매일 마주하는 가족이다. 문제는 가족에게 ‘힘들다’라고 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가족은 나를 가장 잘 알고 걱정해주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속마음을 털어놓기 어렵게 한다.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거기서 비롯되는 멋쩍은 부끄러움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모님과 형제자매는 어떨까.
산전수전의 삶을 통해 수많은 삶의 지혜를 보유한 부모님과 형제자매 역시 좋은 멘토로 전혀 손색이 없다. 특히 부모님과 형제자매는 어린 시절부터 나를 봐왔기에 가족 못지않게 나에 대해서 잘 안다. 그 때문에 속마음을 털어놓기가 한결 편할뿐더러 힘들 때 따뜻하게 위로받을 수 있다. 학창 시절 선생님이나 친구, 직장 선후배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만큼 사회에서의 우리의 참모습을 잘 아는 사람도 드물다. 따라서 진심을 털어놓으면 얼마든지 위로받을 수 있다.
누군가에게 복잡한 속내를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해묵은 때와 무거운 짐을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솔로몬의 지혜가 아닌 위로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살면서 힘들 때마다 마음을 털어놓고 위로받을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쯤은 꼭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