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상담에서 상담사는 내게 개념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물론 긍정의 의미가 아닌, 부정의 의미에서였다.
그리고 며칠전 상담에서 상담사는 내게 같은 말을 꺼냈다.
나는 종종 굉장히 센 말들을 한번씩 던질때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것을 들은 상대방(상담사가 아닌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세게 느껴질 수 있고,
부담이나 거부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상담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상담사는
내게서 그러한 강하고 센 표현들을 들을때,
그러한 표현들 뒤에 어떠한 악의나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서 하는 말이 아니라
내가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아주 응축되고 케케묵은 나의 감정들이 느껴진다고 했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을 토대로 본인에 대해 아주 강한 단어로 표현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
나는 개념화시키는 능력이 과도하고,
그렇게 혼자서 개념화한 것들에는 오류도 가득했다.
3년전 상담 당시,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괴로워요. 생각을 멈추고 싶어요."
라는 호소를 상담사에게 한 적이 있었다.
상담사는 생각이 멈춘다는 표현은 어디서 파생된 것인지 끊임없이 파고 들었고,
그 표현은 어느 스님이 쓴 책에서 "생각을 잘하는 것보다, 생각을 멈추는것이 이롭다."
라는 말에서 영감을 받은 나를 알 수 있었다.
거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실제로 생각을 멈추어 버리라는 뜻이 아니었음에도,
나는 그것을 내게 느껴지는 대로 해석해버리고 개념화해버린 것이었다.
또한 육아서적에서는 육아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당연하지, 같은 양상의 문제를 드러내더라도 그 문제의 원인은 다양할 수 있고,
또한 각 개인마다 가지는 기질이 다양하기에 표현도 다양하게 드러날 수 있으니까
인간이란 복잡한 유기체의 다양한 변수에 따라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을 테니 말이다.
그렇기에 육아서에서 제시한 애매모호한 말들을 보면
나의 뜻대로, 극단적으로 해석해버리고 그것을 육아에 적용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그래놓고는 상담사에게
"육아서적에서는 너무나 상이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어요.
어떤 육아서에는 이렇게 하라고 해놓고,
다른 육아서에서는 또 전혀 반대의 이야기를 하기도 해요.
육아서적을 보면 오히려 육아가 더 헷갈리기도 해요."
라는 호소를 한 적이 있었다.
지금에서 돌아보면 다양한 육아서적들은 방법의 차이가 약간씩 있을지는 몰라도
궁극적으로 그들이 향하고 있는 지향점과 하고자하는 말들은 다 비슷했다.
그럼에도 나는 나의 생각대로 그것을 구체화하고 개념화해버리는 능력이 탁월했고
게다가 매우 빠른 성격의 특성상 그러한 개념화는 성급한 오류를 범하는 일들이 잦았다.
당시의 상담사는 나의 개념화에는 오류가 많으니
육아서적을 볼 때,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상담사에게 가지고 와서 함께 그것에 대해 개념화해 보는 작업을 하자고 하였다.
내가 상담소를 한곳만 갔던 것은 아니었다.
내게 맞는 상담센터를 찾기까지 여러 상담소를 전전하였고,
어떤 상담소에서는 육아서 그만 읽어요. 라고 한 곳도 있었다.
내가 육아서를 읽어 육아에 더 오류를 범하고,
또 육아서로 인해 육아에 심한 강박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당시 상담사는 오히려 육아서적을 더 많이 읽기를 권유하며,
명확한 개념을 잡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들을 더 많이 접하고
그것들을 명확하게 잡아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했다.
그리고 이번 상담에서 상담사 역시 내게 개념화하는 능력이 심하다고 했다.
ENTJ의 J성향 때문인가.
J의 특징인 빠른 판단력,
나는 행동도, 말도 그렇지만
감정과 사고 역시도 굉장히 빠른 편이다.
어떠한 사람을 만났을때도 빠르게 그 사람에 대해 '판단'을 해버리는 경우가 왕왕 있고,
어떠한 사건을 보고서 옳고 그름에 대해 빠르게 '판단'해 버리는 경우가 잦다.
이러한 판단적인 부분이 장점이 될 때도 있지만,
이것으로 인해 놓치고, 보지 못하는 부분도 많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늘 판단에 주의를 기울이고,
판단이 앞서다가도 아차!하며 개방적인 시선으로 사람을, 사건을 바라보려 노력하곤 한다.
상담사는 내게 특히 나 자신, 나의 경험에 대해 강하게 개념화를 하는 것들이 많다고 하셨다.
예를 들면 복수심, 비행과 같은 세고 강한 단어들 말이다.
아동기의 경험들에 의해 상처받은 나의 감정들이
굉장히 응축되어 그것을 강하게 표현을 하곤 하는데
예를 들면 청소년기의 방황이 아닌, 비행이라는 단어를 선택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러한 강한 단어를 본인이 던졌음에도
그것이 강한 단어인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 나는 그것이 강하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
주변에서 종종 너는 강하고 센 말을 종종 한다는 피드백을 들은 적은 많이 있었다.
어떤 이들은 그러한 나의 표현을 소화시키기 힘들어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어떤 이들은 그러한 표현에 속시원함을 느끼며 대리만족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나 스스로는 그것이 강한 표현이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는데
굉장히 강한 표현들이 자주 등장한다고 했다.
3년전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당시,
나는 나의 지능의 문제인가 라고 생각을 했었다.
내 지능이 부족해서 강하고 센 단어들만 쓰는 건가,
글로는 그래도 어휘력이 많이 후달리는 느낌은 없는데 (좋은 편도 아니지만요)
말만 하면 왜 이리 저급하고 강한 단어들을 많이 내뱉는 걸까
인지능력이 떨어지나 라는 생각을 계속해서 가져왔다.
물론 지능검사에서 지능이 부족하지 않음을 인증? 받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저급하고 강한 단어들을
나도 모르게 계속해서 사용하고,
평소에도 강한 표현을 자주 한다는 것은
실제로 그것을 강하게 생각하고, 나를 강하게 개념화시켜 두었다는 것이기에
이유를 알 수가 없으니 그저 지능의 문제인가 라는 추측만이 난무했다.
생각해보면 이러한 강하고 성급한 개념화를 지능의 문제라고
아무도 말한 적이 없는데, 스스로 계속해서 지능에 대해 의심을 하고 있었다는 것은
이 마저도 성급하고 강한 개념화의 오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상담사는 내게 이러한 표현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 했다.
상담을 하게 되면 청소년 내담자들을 자주 만나게 될 텐데
그들에게 동질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소심하고 표현하지 못하는 내담자들에게
나의 강한 표현이 그들에게 속시원함을 제공할 수 잇을 수 있기에
이러한 강한 표현을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강한 표현 외에도 다양한 표현을 구사할 수 있는 상담사가 되어야 한다셨다.
그리고 청소년기에 비슷한 주류의 친구들과 어울리며
스스로 저급하다고 생각하는 그러한 말들과,
강하고 센 단어들을 청소년기 내내 사용해왔기에
그것이 종종 튀어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하시며
지능의 문제가 결코 아니라고 하셨다.
나에 대해 강하게 개념화 해버린,
아동기 경험에 대해 강하게 개념화 해버린,
사건에 대해 강하게 개념화 해버린
그 강한 개념화들은 나의 응축된 감정으로 인해 나온 것이고
이것을 다루어 나가야 한다고 하셨다.
나는 스스로, 혼자, 빠르게 개념화 해버리는 능력이 있다고 하셨지만
여전히 나는 그럼 개념화를 혼자 하지 누구랑 해?
라는 의문이 든다.
원래 개념화는 다른 사람이랑 같이 하나? 하하;;;
상담시간이 다 되어 똥을 덜 닦은 마냥 끝나 버려
다음 시간에는 이 개념화에 대해 다루어 나가야 겠다.
개념화에 대해서는 상담이 아니었으면
절대 혼자서 스스로 내가 강한 개념화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없었을 것 같은데
이렇게 무릎을 탁! 하게 되어 상담을 통해 얻어가는 것이 있음에
상담 비용이 아깝지가 않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