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신이 아니다.

by 김수빈

상담공부를 하고 있으니 지인들이 육아를 하다 벽에 부딪치는 느낌이 들때면 내게 종종 연락을 주곤 한다.

아이가 자꾸만 맞고 들어와서 걱정이다,
아이가 계속 손톱을 물어뜯어 걱정이다,
아이에게 틱이 있는것 같아 걱정이다,
아이가 요즘 반항이 심해 걱정이다,
아이가 밥을 안먹어 또래보다 작아 걱정이다,
아이 사회성이 좋지 않아 걱정이다,
.....
다들 걱정은 다르지만 모두가 결론은 같다. 마지막은 꼭 엄마의 부족함으로 인한 죄책감으로 귀결되곤 한다.

내가 집에서 너무 혼내서 주눅들어 있나봐,
내가 너무 강압적이라 친구들한테 댐비지 못하나봐,
내가 자꾸 아이에게 화를 내서 아이가 불안정한가봐,
내가 요리를 제대로 못해줘서 밥을 안먹나봐,

과도한 책임감과 죄책감에 모든 원인을 나의 잘못으로 직결시키고 땅굴까지 파고 들어가 우울과 불안을 경험하곤 했다.

환경,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긴 하다.
그 중에서도 부모? 정말 핵심적인 부분이긴 하다.
하지만 모든 것을 부모의 탓으로 돌리는건 비합리적이기도 하다.

부모의 영향이 없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한가지 분명한 점은 100프로의 사랑을, 100프로로 완벽하게 주는 것은 신의 영역이다.
엄마는 신이 아니다.
인간이기에 누구든 부족하고 누구든 미숙하다.

나말고 다들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것처러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않다.
아무도 신과 같은 사랑을 아이에게 주지 못한다. 인간이기에.

나 역시 상담 공부를 하고 있지만 늘 상담사에게 육아에 대해 지적받고 혼쭐나기도 한다.
나라고 완벽한 육아만 하겠는가?
내 상담사라고 완벽한 육아만을 하겠는가?
오은영박사라고 완벽한 사랑만을 주겠는가?
아무리 전문가랄지라도 인간은 신이 아니다.

그렇기에 상담소에서도 늘 하는 말이 있다.
70프로의 사랑이면 충분하다고.
완벽한 엄마가 아닌, 충분히 좋은 엄마가 돼라고.
그렇다고 또 70프로에 꽂힐 것도 없다.
그것보다 또 못하면 어떤가.
인간이기에 부족하고, 또 미숙한거다.

나 역시 너무나 부족하고 미숙한 엄마기에 아이에게 잘못을 하고 돌아서서 후회하기도 한다.
아이에게 화를 내고 금세 미안하다 사과하기도 한다.
인간인지라 아이보다 나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행동할때도 있지만 또 돌아서서 반성하기도 한다.

그리고는 생각한다.
나는 신이 아니기에 실수하는건 당연한거고,
나도 자아와 감정이 있는 인간이기에 100프로의 사랑만을 아이에게 온전하게 줄 수 없음을 인정한다.

누구든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아이를 양육한다.
그리고 세상에는 반성조차 없는 엄마들도 많이 있다.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모르는 엄마도, 돌아보지 않는 엄마들도 많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양육시 잘못된 행동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고, 또 반성하고, 후회하고,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다짐하고 노력하기도 한다.
그리고 인간인지라 이 역시 다음이 오더라도 또 다시 반복되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커갈때는 아이에게 수십번의, 수백번의, 수천번의 기회를 주면서,
아이를 처음 키워 보는 내게는 왜 단 한번의 기회만을 주는가.

엄마이기때문에 그저 모성애로 처음부터 아이에게 완벽한 사랑을 완벽하게 주어야 하는 것인가.

엄마는 모성애로만 가득찬 사람인건가.

인간이기에 모성애라는 감정 외에도 수많은 자아와 감정이 존재하고 그것들은 얽히고 설켜 때론 내가 중심이 될때도, 때론 내 감정이 우선이 될때도 있고, 아이의 감정을 잠시 잊고 내 감정만을 내세울때도 생기는 것이다.

엄마는 신이 아니다.
신이라도 된양 내가 100프로의 완벽한 사랑을 주어야 한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내 잘못을 돌아보고 반성할줄 아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엄마다.
한번에 고쳐지진 않겠지만 조금씩 그것을 의식하고 또 줄여나갈 수 있다면 더 금상첨화이고.

엄마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엄마인 내게도 여러번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화내고 반성하고 화내고 반성하고 화내고 반성하고 수없이 반복하더라도 다시 한번 기회를 주어야 한다.

세상에 내 아이를 나만큼 사랑해줄 사람은 없다.
그것만으로도 내 아이에게 세상에서 최고의 엄마는 나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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