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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병섭 3시간전

부끄러웠던 과거도 지나고 보면 웃고 넘길 추억이 되길

나는 그 친구 대신 내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일제 강점기 시절 부끄러웠던 윤동주의 삶


길에서의 윤동주 시인의 상황은 일제 강점기 시기였다. 그래서 시 첫 문장부터 나온 ‘잃어버렸습니다’라는 문장은 나라를 잃었다는 슬픔과 허무함에서 나온 문장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윤동주 시인은 이 시에서 나라를 잃은 슬픔과 다짐을 표현하고 싶어 쓴 시라고 생각하였다. 




길은 처음부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지나가고 사람의 발길이 닿아서 여러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길이 아닌 곳도 새 길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윤동주 시인이 이 시에 제목을 길이라고 지은 것도 여러 노력을 거쳐서 길을 만들 듯이 노력을 거쳐 나라를 찾는 과정이 길이라고 생각해서 길이라고 제목을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나간다는 것도 우리나라를 찾기 위한 과정을 표현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좀처럼 쉽게 찾을 수 없는 나라에 윤동주는 자기 자신을 부끄럽게 여겨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라고 표현했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새 길을 만들고 나라를 찾기 위해 노력해도 돌담, 즉 나라를 찾는 것을 방해하는 일제는 계속 자기 앞을 막고 그 일제를 뚫지 못하고 자신의 나라 하나 찾지 못한다는 사실이 부끄러워 하늘을 쳐다 봤지만 하늘은 무심하게도 윤동주 시인의 마음을 모르고 파랗기 때문에 이 문장이 나왔다고 생각했다. 


이 시를 읽으면서 나도 윤동주 시인의 입장을 정말 잘 느낄 수 있었다. 한 나라에 백성이고 나의 나라이면서 나라를 잃은 그 슬픔은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플 것이다.나라를 찾고 싶어도 할 수 있는게 없고,열심히 노력해도 달라지는게 없는 걸 느끼면 느낄수록 내 모습은 한없이 초라해지고 내가 걷는 그 길과 과정은 더욱더 험하고 거칠게 느껴졌을 것이다.



무심하게도 푸른 하늘


윤동주 시 길에서 내가 뽑은 명대사는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라는 대사가 제일 기억에 남고 가슴에 와닿았던 문구였다. 내가 이 시에서 느꼈던 돌담은 나라를 찾고 싶어 나라를 찾으러 가는 길에 그 길을 가로막아 버리는 돌담이 있어 결국 나라를 찾지 못하여 눈물을 흘리는 것이고, 그 돌담은 나라를 빼앗고 나라를 찾기를 방해하는 일제를 돌담으로 비유하여 썼다고 생각했다. 어디에 잃어버린 지 몰라 나라를 찾으러 가던 길에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간다고 하였다. 그 말은 나라를 찾기 위한 과정 속에 항상 일제는 그것을 방해하고 고문하고 총살하는 것들을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에 끼어 있다고 표현했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노력하며 나아가도 일제는 계속 대한독립을 방해하고 계속해서 나아가도 결국 돌담이 가로 막혀 있다는 사실에 눈물을 지어 본 하늘이 푸른다고 쓴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 하늘이 부끄럽게 푸르다는 것은 나라를 잃어버리고 찾지도 못하는 슬픔에 눈물이 났지만, 울기 싫어 눈물이 흐르지 않도록 하늘을 올려다 보았지만 하늘이 너무도 아름답게 파래서 더욱더 부끄럽게 느껴져 이 문장을 썼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나도 눈물조차 흘리기도 아까운 슬픔 일을 겪었을 때 이런 일에 눈물을 흘리고 감정을 낭비하기 싫어 눈물을 꾹 참았던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내 눈은 그런 내 맘을 모르는 건지 눈물이 어느새 눈 앞을 촉촉하게 막아 시야가 뿌옇게 되고 결국 눈물이 흐를 만큼 고여서, 그 눈물을 도저히 흘리기 싫어 고개를 위로 들어 눈물이 흐르는 것을 막은 기억이 있다. 그때의 나도 고개를 위로 들어올렸을 때 하늘이 보였는데, 하늘은 내가 슬픈 것도 모르는 지 무심하게도 너무 파랗고 아름다워서 세상이 원망스러웠던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윤동주 시인은 그런 파란 하늘을 보고 하늘에게 부끄러움을 느낀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였던 시 속 문장이었다.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한 이유


시 속 윤동주는 나라를 빼앗겼다는 생각에 부끄러웠지만 마지막 문구에서는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는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라는 문장을 썼다. 이 문장이 나에게는 결국은 다시 나라를 찾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할 거고, 그것이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 이유고, 나는 나라의 국민으로써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로 들려 왔다. 그렇기 때문에 눈물이 나고 내 자신이 부끄러워도 다시 일어나고 다짐한 문장이라고 생각했다. 이 문장을 보고 나도 새 다짐을 했던 경험이 생각났다. 




중학교 3학년 때 중학교의 끝을 마무리하는 학년이었다. 그때 우리 학년에서 개구쟁이로 유명했던 남자아이가 있었다. 초등학교도 같이 나온 친구였지만 단 한 번도 같은 반이 된 적이 없어 그렇게 친분이 있었던 친구는 아니었지만, 누구나 그 아이를 알 정도로 항상 밝고 장난기가 정말 많은 친구였다.그렇게 친한 친구는 아니었지만, 집에 가는 길에 함께한 적도 좀 있었고, 그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논 적은 몇 번 있었다. 그러면서 그 친구의 대한 이야기도 좀 들었었다. 그런 밝은 친구가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가 학교 방송으로 나왔다. 




아파트 옥상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했다. 워낙 밝은 친구였고 걱정이 없어 보였던 친구였길래 충격을 받았다. 전혀 아닐 거라 생각했던 그 친구에게 아무도 알지 못하는 슬픔이 있었다는 것이 내게는 꽤나 충격이었다. 처음으로 친구 한 명을 잃었다. 너무 이른 나이였고, 아직 우리는 너무 젊었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은 나이였다. 씁쓸했다.친하진 않았지만 죄책감이 들었다. 복도를 지나가면서 그 친구와 놀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친구의 슬픔에 대해 하나도 알아채지 못하고,너무 이른 나이에 혼자 쓸쓸히 보내버린 것에 대해 죄책감이 느껴졌다. 




가끔 살다보면 내가 혼자인 것 마냥 느껴지고 이 넓고 넓은 우주에 나 혼자 우뚝 서있고 버려진 것 같은 느낌과 너무도 넓은 세상에 난 아무런 존재도 아닌 거 같은 생각에 잠길 때가 있다. 난 우주에 비하면 먼지보다도 작은 존재인데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힘들고 지칠 때도 있고,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거 같아 괴로운 적도 있었다. 그런데 어쩌면 그 친구도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았을까? 혼자 밤마다 숨죽여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을까?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많은 눈물을 흘리고 또 흘렸을까?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얼마나 힘들고 무서웠을까? 어쩌면 내가 그 친구에게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알아채주었으면 그 친구가 지금쯤 우리와 같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었다.하지만 이미 그 친구는 너무 멀리 떠나 버리고 많은 후회를 반복해봤자 잡을 수 없는 곳으로 떠나버린 것을 안다. 




그래서 나는 그 친구 대신 내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면 그 친구는 그 곳에서 힘들어 할 거다. 더 이상 그 곳에 가서도 힘들지 않고 이제는 슬픔과 걱정 없이 편히 지냈으면 하는 마음에 나는 그 친구를 마음에 품고 더 열심히 살아가려고 다짐하였다. 윤동주 시인이 나라를 잃어버려 찾는 것을 사는 이유로 두는 것처럼, 나는 그 친구를 잃은 것이 아닌 멀고 먼 여행을 떠난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그 친구를 위해 나를 위해 열심히 살아 갈 것이다. 그 친구도 나도 더 이상 힘들지 않은 삶을 살아갈 것이고, 나를 위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로 둘 것이다. 더 이상 이런 저런 생각들에 괴로워하지 않고 오직 나에게 초점을 두어 살아가는 내가 될 것이다.




자랑스러운 딸이 될게요


나는 이 시를 50년 뒤, 부모님 무덤가에서 바치고 싶은 시로 뽑았다. 이 시는 처음에는 많은 복잡한 감정들이 뒤섞여 있고 슬픔과 부끄러움, 죄책감 등이 느껴졌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다시 우뚝 일어섰다. 




내게 부모님은 정말 소중한 존재이다. 어렸을 때는 정말 부모님이 내 곁을 떠나는 것이 너무 싫어 그런 생각을 할 때고는 눈물을 흘리고 했다. 하지만 결국 인간은 태어나고 죽는다. 영원한 삶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부모님도 영원히 내 곁에서 날 봐주실 수는 없다는 걸 안다. 결국 부모님은 내 곁을 떠나시고 나는 그때면 누군가의 부모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더 이 시를 무덤가에서 바치고 싶었다. 




처음에는 슬펐지만 결국은 다시 일어서게 되는 시의 내용처럼 나 또한 부모님의 죽음으로 슬프겠지만, 나중에는 이겨내고 씩씩하게 살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날 두고 세상을 떠나신 부모님께서 내 걱정에 그 곳에서도 힘들지 않도록, 가시는 길 편히 가실 수 있도록, 힘들지만 씩씩하게 일어서고 열심히 살 거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또한 그동안의 죄들을 용서 받고 싶다. 부모님은 날 위해 정말 많은 것들을 잃으시고 내버리셨는데 나는 항상 그런 부모님의 마음도 잊고 투정이랑 짜증만 부리고 힘들게 해서 죄송하다고 용서를 빌고 싶다. 좋은 딸이 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고. 내가 부모가 되어 보니 정말 못된 딸이었다고. 그래도 날 항상 이뻐해주고 잘 클 수 있도록 도와줘서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항상 내 선택을 존중해주고 따라주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항상 투정 부린 기억 밖에 없는데 그런 나를 항상 좋게 바라봐주시고 미워하지 않아줘서 너무 고맙고 내 최고의 부모님이라는 말은 전하고 싶다. 절대 잊지 못할 소중한 분들이고 영원히 마음에 품고 살아가겠다고 전하고 싶다. 내가 처음 요리를 하고 싶다고 할 때, 돈도 조금 밖에 못 벌고 너무 힘들고 위험하고 다치기도 쉬운 직업이라 정말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결국에는 내 뜻을 이해해주시고 항상 뒤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덕분에 내가 원하는 직업을 골라 나는 훌륭한 요리사가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요리를 하는 것이 결코 적은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학원비도 비싸고 여러 가지 재료들이랑 도구들도 비싸고, 시험비용도 항상 드는데 너가 원하는 것을 하라고, 얼마든지 지원해주고 응원해줄테니 너가 하고픈 것을 하며 행복하게 살라고 요리 하는 것을 찬성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는 말을 하고 싶다. 사랑하는 부모님이 계시기에 나는 지금 누군가의 부모가 되어 여기에 서 있을 수 있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전하고 싶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태어난다면 다시 한 번 부모님의 자식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 부끄럽지 않은 딸이 되고 싶었는데 너무 말썽만 피워서 죄송하다고 이제라도 부끄럽지 않은 딸이 되겠다고 말하고 싶다

출처: https://howahha.tistory.com/entry/부끄러웠던-과거도-지나고-보면-웃고-넘길-추억이-되길 [프리라이팅-명예의전당: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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