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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병섭 Nov 09. 2019

인생수업

박유미-서울 중대부고-todaymomentbook@gmail.com

이 수업을 왜 자꾸 하고 싶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제가 삶의 태도란 주제를 참 좋아하는구나 싶습니다. 어려움이 있어도 꿋꿋한 사람들에게 마음이 흔들립니다. 정의롭고 헌신적인 삶을 살면서도 생색내지 않는 사람들에게 매력을 느낍니다. 자신의 현실에서 무엇이라도 해보려는 사람, 그러면서 남한테는 너무 있는 힘을 다하지 말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좋습니다. 힘든 일을 날씨처럼 받아들이는 태도, 못하니까 열심히 하는 태도, 이기심을 뛰어넘어보려고 애쓰는 태도, 운은 덕에서 결정된다고 믿는 태도가 좋습니다.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있다고 아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아이들이 좋은 삶을 가만히 응시하며 감동 받는 것을 보았을 때 저도 10대로 돌아간 듯 떨리곤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멋진 어른을 보여줄 때 누구를 소개하고 싶으세요? 선생님은 어떤 삶의 태도를 좋아하시나요? 선생님의 인생 수업이 궁금합니다.      

- 본문 중에서



학교마다 진로 관련 활동이 많은 요즘입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장래희망’, ‘진로 희망’이란 말에 지쳐있습니다. 자신에 대해 차분히 성찰할 시간 없이 학교생활기록부에 적을 그럴듯한 직업명을 떠올리는 것은 고역일 테니까요. 직업이나 전공 탐색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삶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깊이 묻어둔 내 고민을, 내 꿈을 꺼내놓는 시간. 어색하고 머쓱해서 나누지 못했던 진지한 인생 이야기를 친구들과 나누는 시간. 그 시간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시간이 됩니다. 타인의 삶을 이해하는 시간이 됩니다.

아이들이 삶을 성찰하고 글과 친구들을 통해 위로 받은 후에는 새롭게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는 여백이 생깁니다. 나답게 잘 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이 마음이 들 때쯤 삶의 태도를 배우는 책 읽기를 합니다. 교사가 이때 도와줄 수 있는 건 아이들이 배울만한 멋진 어른의 삶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청소년기에 마음에 담은 한 사람, 감동받은 삶의 태도는 인생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인생 수업을 하기 위해 한 학기 지필고사 1회를 처음 진행했습니다. 올해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 대상으로 진로 선택과목 <심화 국어>의 수행평가로 진행했으며 지필 1회 40%, 수행평가 60%의 비중이었습니다. 인생 수업은 중학생부터 고3까지 국어 교과 내의 과목이나 자율, 진로와 같은 창체 수업에서도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국어 과목이 추구하는 역량은 비판적·창의적 사고 역량, 자료·정보 활용 역량, 의사 소통 역량, 공동체·대인 관계 역량, 문화 향유 역량, 자기 성찰·계발 역량입니다. 인생 수업을 통해서 가장 중점적으로 기를 수 있는 역량은 자기 성찰·계발 역량, 의사 소통 역량이며 그 외 4가지 역량도 어느 정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사람은 평생 동안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물음을 가지고 살아가지요. 학교에서 배워야 할 것도 결국은 이 물음이 아닐까 합니다. 학교에서 인생을 이야기한다면 어떨까요? 친구들과 현재 삶의 고민, 과거의 상처, 미래의 꿈과 불안을 함께 나누는 일은 교사의 짐작보다도 학생들에게 큰 배움이 되는 듯했습니다. 교실에서 하는 인생 공부라서 인생 수업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제 수업을 보시면서 선생님 각자의 인생 수업을 기획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 인생 수업 1단계 – 영상과 짧은 글로 하는 인생 공부  

인생 수업 1단계에서는 ‘자존감’, ‘일(직업)’, ‘삶의 태도’라는 주제로 한 편의 영상을 보고 여러 편의 짧은 글을 읽습니다. 영상과 글을 매개로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친구들과 내밀한 삶의 경험을 나눕니다. 제가 활용한 영상과 주제별 글을 추천해드립니다.               


1) 삶의 태도를 본받을 만한 인물이 등장하는 영상 시청 

첫 수업에 영상을 배치하면 교사나 학생이나 부담 없는 시작을 할 수 있어 좋습니다. sbs 다큐멘터리 알을 깨다는 제가 수차례 학생들과 함께 본 영상인데 성별과 학습 수준에 관계없이 모두 반응이 좋았습니다. 

이 영상에 등장하는 미즈노 씨는 한국에 사는 50세의 일본인입니다. 그는 젊은 시절 컴퓨터 설계 일을 하는 동안 야근을 밥 먹듯이 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창밖의 민들레를 보며 생각합니다. “나는 행복한가?”라고 말이죠. 미즈노는 트리 하우스를 만들고 싶다는 어릴 적의 꿈을 실현시키기로 합니다. 일을 그만두고 아내와 다섯 아이와 함께 전북 김제로 갑니다. 그곳에서 트리 하우스를 만들고, 동네의 버려진 물건을 집어다 새로운 숨을 불어넣어주기도 하죠. 집안일을 하고, 커피를 내려 마시고, 자신이 만든 부엌에서 자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미즈노씨는 정말 행복해보입니다. 이런 미즈노씨도 직장을 그만두기 전 자신과의 대화를 3년이나 했다고 합니다. “나답게 산다는 게 뭘까?”, “난 어떻게 살아야 행복해질까?” 이 질문은 누가 답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과의 진지한 대화를 통해서만 답을 얻을 수 있는 물음이라고 덧붙이지요. 

학생들은 이 영상을 매우 흥미롭게, 또 진지하게 시청합니다. 유쾌하고 자유로운 인물의 삶을 보며 동경하는 마음을 가집니다. 자기가 가졌던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는 즐거움도 느끼고요. 자신만의 인생관을 가지고 확신 있게 살아가는 인물을 보면서 자극을 받고 용기를 얻기도 합니다.  

한 시간 동안 이 영상을 시청하면 다음 시간에는 영상 내용을 토대로 한 활동지를 작성하고 모둠 대화를 나눕니다. 활동지를 작성하기 전에 교사가 영상의 내용을 정리해주면 학생들이 지난 시간에 본 영상 내용을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활동지 질문에 보다 쉽게 답할 수 있게 디딤돌을 놓아주는 것이지요. 영상의 주요 내용이 캡쳐된 화면을 함께 보며 ‘미즈노씨가 자신을 감동시킨 경험’, ‘미즈노씨가 자기 자신과 진지하게 대화한 순간’ 등을 다시 짚어줍니다. ‘미즈노씨는 자기답게 사는 길을 찾았나요?’, ‘미즈노씨는 어떻게 살면서 행복을 느끼나요?’ 등의 질문을 학생들과 공유해도 좋습니다.            



알을 깨다’ 활동지 질문 내용


공통 질문


1. 영상에서 나에게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 부분과 그 이유는? 


첫 번째 선택 질문                         


2. 내가 나에게 놀라거나, 내가 나 자신을 감동시킨 경험     


3. 나의 꿈이나 인생과 관련하여 자기 자신과 진지하게 대화한 경험


4. 진로 방향을 잡지 못해 고민하거나 힘들었던 경험     


두 번째 선택 질문     


5. 나답게 산다는 게 뭘까?


6. 나는 어떻게 살아야 행복해질까? 




심화 질문 


- 알을 깬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 나는 알을 깬 적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경험이며, 없다면 왜 없을까?


- 알을 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들은 ‘알을 깨다’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도록 돕는 질문입니다. 알을 깨다 활동지는 공통 질문 한 가지, 선택 질문 두 가지와 심화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공통 질문은 영상을 봤다면 누구나 대답할 수 있어 글쓰기의 물꼬를 트기 쉬운 질문입니다. 첫 번째 선택 질문은 세 가지의 질문 중에 한 가지를, 두 번째 선택 질문은 두 가지의 질문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하는 질문입니다.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글쓰기에 두려움이 있으므로 첫 글쓰기 활동에서는 선택권을 줌으로써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글쓰기 활동은 학생마다 속도의 편차가 있습니다. 1~6번 질문까지 글쓰기를 끝낸 학생들에게는 심화 질문에 대한 답을 쓰도록 독려합니다. 

글을 작성한 이후에는 모둠별로 대화를 나눕니다. 4명 모둠을 기본으로 해서 진행, 기록, 발표, 호응 역할을 정합니다. 4명으로 떨어지지 않을 경우 일부는 3명으로 구성하고 호응 역할을 제외하면 됩니다. 진행자는 활동지의 질문에 대해 모둠 친구들이 쓴 답을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도록 대화를 주도하고 이야기의 순서를 정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기록자는 대화의 핵심 내용을 간략하게 기록합니다. 발표자는 나중에 기록자가 쓴 내용을 보며 반 전체 친구들과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해 발표를 합니다. 호응하는 학생은 친구들이 이야기를 할 때 더욱 경청하고 공감해주면서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역할을 정해 모둠 대화를 진행하면 대화가 활기 있고 알차게 이루어집니다.  

 영상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이야기하는 1번 질문에 대한 내용부터 공유하도록 하면 아이들이 입을 떼기가 수월합니다. 이후 보다 내밀한 질문인 2번에서 6번까지의 질문 내용을 이야기하면서 학생들은 서로의 삶의 경험을 나누게 됩니다. 질문 내용을 소개하면서 미즈노 씨, 그리고 교사의 경험을 이야기해주면 좋습니다. 일례로, 3번 ‘내가 나 자신을 감동시킨 경험’에 대해 쓰기 위해 미즈노씨가 트리하우스를 만들면서 스스로에게 감동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또, 교사가 자기 삶의 경험도 함께 말하면 아이들이 몰입합니다. 이때 거대한 성취가 아니라 작은 일을 이야기해야 학생들도 부담을 느끼지 않고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발표를 할 때는 각 조에서 나누었던 이야기 중 가장 재미있거나 의미 있는 이야기를 발표하라고 당부합니다. 대화 내용을 보고하는 식의 발표가 되면 지루해지기 때문입니다.            

2) 자존감 관련 글 읽기 

학생들이 자기다운 삶, 행복한 삶을 사는 주체로 성장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자신을 존중하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기에는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열등감을 느낄 때도 많고,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공부에 좌절을 할 때도 많습니다. 이럴 때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힘이 약하면 쉽게 무너지고 맙니다. 학생들은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거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지만 실제로 어떻게 해야 자존감이 생기는지, 어떻게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시간에는 자기 존중, 자신감, 자기애에 관해 구체적인 이야기가 담긴 글을 읽고 활동합니다. 글을 선정할 때는 너무 뻔한 이야기나 훈계하는 글을 피하고 구체적인 이야기가 담긴 글을 선택하려 했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글을 다음 세 편의 글입니다.             

자기 자신 사랑하기 그건 어떻게 하는 거예요? (『딸에게 주는 레시피』, 공지영)


자신감 이야기 (서천석 facebook, 서천석)


자존감 즉문즉설 (법륜스님 블로그, 법륜스님)




‘자기 자신 사랑하기, 그건 어떻게 하는 거예요?’라는 제목의 글은 ‘너에게 뚱뚱하다고 말하는 친구와는 인연을 끊으라’는 신선한 조언을 합니다.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사람과는 가까이하지 말라는 이야기지요. 학생들은 이 글을 읽으며 친구들의 장난 섞인 말에 알게 모르게 상처를 받았던 이야기를 꺼내기도 하고, 자신이 장난으로 던진 말에 친구가 상처를 받았을 것 같다며 반성하기도 합니다. 

‘자신감 이야기’라고 이름 붙인 글은 정신과 정문의 서천석의 페이스북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그는 ‘나를 믿을 게 없다면 믿지 말자’는 재밌는 조언을 합니다. 그러면서 덧붙이죠. ‘나에 대해 쉽게 판단하지 말자. 긍정적인 판단을 못한다면, 부정적인 판단도 멀리 보내야 한다. 보내기 어렵다면 바로 눈앞의 일에 집중하자. 그 집중이 나를 구한다.’ 자신감이 부족한 것이 자신의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런 학생들이 이 짤막하고도 명쾌한 글을 참 좋아했습니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내용을 글로 옮긴 것을 활용해도 좋았습니다. 스님은 이상적 자아를 너무 높게 설정해놓는 것이 문제라면서 현실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의 자신을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이지요. 학생들이 많은 공감을 표하기도 하고, 너무 현실적인 이야기라 아프기도 하다는 반응을 보였던 글입니다.                  

자존감 글 활동지 


각 글의 인상적인 부분과 인상적인 이유 


세 개의 글 중 가장 인상적인 글이 무엇인지 밝히고, 그 글이 인상적인 이유를 ‘자신의 경험, 생각, 고민 등과 관련하여’ 적어 주세요. 




세 편의 글을 읽고 자신에게 가장 인상적인 글을 고릅니다. 그리고 그 글이 인상적인 이유를 자신의 경험, 고민, 생각과 연결해서 글을 씁니다. 글을 쓴 이후에 모둠별 대화를 나누면 같은 글도 서로 다른 관점에서 받아들인다는 것을 몸으로 알게 됩니다. 또, 자신에게 인상적인 글은 자신의 경험이나 고민과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기에 서로의 내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어떤 글이 인상적인 이유를 나누다보면 아이들은 ‘나만 자존감 때문에 고민하는 게 아니구나.’하는 안도를 먼저 느낍니다. 그리고 서로의 내면을 알게 되어 친구를 이제까지와는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3) 직업관 관련 글 읽기

세 번째는 직업관 관련 글을 읽고 활동하는 시간입니다. 직업에 대한 생각과 태도를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세 편의 글을 추천합니다.             

이 일을 하게 된 이유, 그래서 나는 뭐 하는 사람일까?, 꿈과 직업의 상관관계 (『저 청소일 하는데요?』, 김예지)


Ten days of happiness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어떻게 하면 직업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성적은 짧고 직업은 길다』, 탁석산)




『저 청소일 하는데요?』라는 책은 여러 편의 짤막한 만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김예지 작가는 청소 일과 그림 그리는 일을 동시에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자신을 소개할 때 ‘청소 일로 돈 벌고, 일러스트레이터로 자아실현합니다.’라고 이야기하죠. 이 책에 실린 세 편의 짧은 만화를 추천해드립니다. 소제목은 ‘이 일을 하게 된 이유’, ‘그래서 나는 뭐 하는 사람일까?’, ‘꿈과 직업의 상관관계’입니다. 20대 여성이 청소 일을 직업으로 삼게 된 과정과 그 과정에서 하게 된 직업과 꿈에 대한 진지한 생각이 유쾌한 만화로 그려져 있습니다. 이 만화를 보면 자연스럽게 ‘직업의 의미는 무엇일까?’, ‘꿈과 직업은 어떻게 다를까?’ 이런 질문을 떠올리게 됩니다. 

‘Ten days of happiness’는 김연수 작가의 산문집 청춘의 문장들에 실린 글입니다. 김연수 작가는 이 글에서 자신이 문학을 하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완전히 소진되고 나서도 조금 더 소진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내가 누구인지 증명해주는 일,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 견디면서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일, 그런 일을 하고 싶었다.’ 이 부분이 이 글의 핵심입니다. 이 문장을 매개로 학생들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일에 몰입하고 싶은가? 이런 질문들을 떠올리며 고민하게 됩니다. 글의 수준이 높은 편이므로 중학교에서는 제외하거나 교사가 함께 의미를 짚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어떻게 하면 직업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는 탁석산 작가의 책 ‘성적은 짧고 직업은 길다’에 수록된 글입니다. 저자는 ‘70퍼센트 정도의 힘을 쏟고도 잘해야 능력’이 있는 것이라는 분명한 주장을 합니다. 그리고 능력을 구성하는 요소를 적성, 환경, 노력, 성격, 운으로 정리합니다. 주장이 강하고 명료한 만큼 반론의 여지도 커서 아이들이 질문을 만들어 의견을 나누기에 좋습니다.             



직업관 활동지 


1. 각 글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옮겨 적거나 요약해서 적고, 그 부분이 인상적인 이유를 적어 주세요. 


2. 친구들과 이야기 나눌 내용을 질문의 형태로 2가지 이상 만들어봅시다. 


� 두 개의 글 중 더 마음에 드는 글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탁석산이 말하는 ‘70퍼센트의 법칙’에 동의하는가?



글을 쓴 것을 바탕으로 모둠에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떠오르는 질문 거리나 이야깃거리를 각자 쓰고 모둠에서 두 가지를 골라 대화를 나누고 발표하였습니다. 진로 관련 고민이 많은 시기이기 때문에 대화가 활발하게 됩니다. 대화 기록지를 만들어 활용했더니 대화에 보다 집중하도록 독려할 수 있고, 대화 내용을 정리하게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4) 삶의 태도 관련 글 읽기 

삶의 태도를 배우거나 고민해볼 수 있는 글을 함께 읽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글은 총 네 편의 글입니다. 이중에 학생들 수준에 맞거나 학생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글을 활용하셔도 좋겠습니다.             

이번 시합에서 최선을 다하지는 마세요 (『소설가의 일』, 김연수) 


때론 버티는 것이 답이다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김혜남)


천재시대의 종말, 공유가 창조다 (『명견만리 (윤리, 기술, 중국, 교육편)』, kbs 명견만리 제작팀) 


우리 이기심을 뛰어넘는 삶을 살아요 (『아픔이 길이 되려면』, 김승섭)




김연수의 ‘이번 시합에서 최선을 다하지는 마세요’는 일본 만화 『좋은 사람』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가장 느리게 달릴 때 매일 달릴 수 있고, 매일 달릴 때 가장 많은 거리를 달릴 수 있다’는 달리기 훈련법을 이야기합니다. 적은 양을 할 수 있는 만큼씩 해야 더 오래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경쾌한 문장으로 이야기해서 아이들이 좋아했습니다. 

김혜남의 ‘때론 버티는 것이 답이다’는 저자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버틴다’라는 말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글입니다. 수험생 시절 언니의 죽음으로 고통스럽던 경험 속에서 버텼던 일을 진솔하게 회상하고 이렇게 말합니다. ‘어떤 것을 이루는 과정에는 견디고 버텨야하는 시기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버티는 시간 동안 우리는 그 일의 의미와 절박성을 깨닫고,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필요한 것들을 재정비하며 결국은 살아남는 법을 익히게 된다.’ 이글은 입시 경쟁을 버텨야 하는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명견만리의 프롤로그로 쓰인 ‘천재 시대의 종말, 공유가 창조다’는 플랫폼 시대에 경쟁보다는 협력의 가치가 훨씬 중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김승섭의 ‘우리 이기심을 뛰어넘는 삶을 살아요’는 그의 책 <아픔이 길이 되려면>의 에필로그로  함께 아파하고 기뻐할 수 있는 감수성을 강조합니다. ‘아름다운 사회는 나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타인의 고통에 대해 예민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 그래서 열심히 정직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자신의 자존을 지킬 수 없을 때 그 좌절에 함께 분노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사회’라는 멋진 이야기를 하지요. 다만 글의 분량도 비교적 길고 내용도 다소 어려운 편이라 올해 정규 수업에서는 제외했습니다. 

삶의 태도와 관련한 여러 편의 글을 읽고 자신에게 가장 와닿는 글을 선택해 그 이유를 글로 작성하거나 모둠 대화를 나누고 발표로 마무리합니다.      

5) 인생 질문 카드 놀이 - 질문 카드로 모둠 대화

인생 수업의 마무리 활동은 인생에 대한 질문이 담긴 카드를 활용해 모둠 대화를 하는 것입니다. 시중의 질문 카드를 활용하는 방법, 시중의 질문 카드를 참고하여 교사가 수정하거나 직접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시중의 질문 카드로는 클레이 질문 카드를 추천합니다. 몇 가지 질문 예시를 소개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질문이 담긴 카드를 50장 정도 준비하면 좋습니다.                        

oo학교(자신이 지금 다니는 학교 이름)에 다시 입학할 수 있다면 그러고 싶은가요?




- 그러고 싶다면 왜 그런가요? 




- 그렇지 않다면 왜 그런가요?




나의 꿈은 어떻게 변해왔나요?(꿈 변천사)




- 왜 그렇게 꿈이 변했을까요?




-그 중에 꼭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가요? 




이 활동은 카드놀이처럼 진행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습니다. 카드를 보이지 않게 두고 하나씩 뽑아서 대화하거나 카드를 보이게 펼쳐 놓고 골라가며 대화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원칙으로 제시할 것은 선택한 질문에 대해 모두가 대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학생들이 같은 질문에 대해 각자의 생각과 경험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되어 삶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익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활동은 사전에 모둠 대화를 여러 차례 한 이후에 진행되기 때문에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지는 편입니다. 재미있는 활동이지만 진지한 질문이 대다수라 사전 활동 없이 바로 질문 카드놀이를 하면 자기 개방하는 것을 꺼릴 수 있습니다. 전 차시에서 차곡차곡 쌓아온 유대감이 이 활동에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진지하게 대화를 진행하며 눈물을 보이는 학생들도 꽤 있습니다. 친구들과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인생 수업 과정의 마무리 활동으로 적합합니다. 대화 과정이나 대화 결과를 기록할 수 있는 활동지를 제시하면 활동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6) 질문 카드로 교사와 1:1 구술 평가 

학생은 수십 장의 질문 카드 중에 답변하고 싶은 한 개의 질문 카드를 골라 1분 이상 1분 30초 이내로 답변을 준비합니다. 1:1 구술 평가의 경우 모둠 구술 평가보다 긴장도가 약한 편입니다. 다음 강의에서 소개할 삶의 태도를 배우는 책 읽기에서 모둠 구술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그 전 단계로 1:1 구술 평가를 진행하면 단계적 학습을 구현하기가 좋습니다. 인생 질문 카드의 내용이 크게 어렵지 않고 여러 질문 중 한 가지를 선택하면 돼서 평가의 낙오자가 없습니다. 질문 내용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많기에 구술 평가를 하는 동안 교사와 학생의 친밀감 형성도 저절로 됩니다. 1:1 구술 평가는 하나의 질문을 1분 내외로 준비하므로 한 학급의 평가를 한 시간 내에 진행할 수 있어서 효율적이기도 합니다.          

2. 인생 수업 2단계 - 삶의 태도를 배우는 책 읽기

영상과 짧은 글로 하는 인생 수업 이후에 학생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학생들은 자기 삶을 돌아보고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며 마음의 위안을 얻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는 여백이 생깁니다. 나답게 잘 살고 싶은 마음도 듭니다. 이 마음이 들 때쯤 삶의 태도를 배우는 책 읽기를 합니다. 이 수업에서 학생들은 자기답게 사는 사람들이 여러 명 등장하는 한 권의 책을 읽습니다. 책을 통해 저마다의 멋이 있는 삶의 태도를 배웁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을 소개한다면 누구를 알려주고 싶으신가요? 교사가 이 수업에서 해야 할 건 아이들이 배울만한 어른의 삶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청소년기에 마음에 담은 한 사람이나 감동받은 삶의 태도는 인생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세상에 좋은 어른들이 많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었습니다. 교실에서 하는 인생 공부 두 번째, 삶의 태도를 배우는 책 읽기입니다.                  


  해당 책에 어떤 인물들의 이야기가 있는지가 책 선택의 핵심이기 때문에 목차를 여러 부 복사하였습니다. 표지와 목차를 인터넷 서점에서 미리보기 형태로 출력하여 각 모둠에 한 부씩 제공했습니다. 태블릿 PC도 모둠에 1~2대씩 주었고, 교실 앞쪽에는 실물 책을 놓아두었습니다. 책 고르기는 개인별로 하였고 자신이 고른 책 제목, 그 책을 고른 이유, 그 책에서 관심 가는 인물과 그 이유를 작성하도록 했습니다. 해당 시간에 고른 책을 이후에 바꾸고 싶다면 그래도 좋다고 했습니다.      

2) 책 읽고 내용 공유하기

수업 시간 30~35분 정도 책을 읽고 15분 정도 모둠 대화를 합니다. 대화 주제는 오늘 읽은 부분 중 인상적인 인물에 대해 소개하는 것입니다. 개인별로 책 선택을 해서 개별 활동의 성격이 강하기에 일지 쓰기보다는 서로 읽은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말하기를 선택했습니다. 사람 이야기이기에 지루하지 않고, 어렵지 않으며 여러 인물의 삶을 들을 수 있어서 유익합니다. 이후 있을 구술 평가에도 도움이 됩니다. 



3) 글쓰기             

구술평가 10문제 중 3문제를 골라 글을 작성하시오. 


3문제에 대한 답을 각각 작성할 경우 앞면을 활용하고, 


3문제에 대한 답을 한 편의 글로 연결하여 작성할 경우 뒷면을 활용하시오. 


(후자를 선택하여 자연스럽게 한 편의 글을 쓸 경우 +1점 부여)




글쓰기 주제는 구술 평가 주제와 동일하게 했습니다. 다만 구술 평가 10문항 중 3문항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는 점, 책을 보면서 글쓰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차이점입니다. 글쓰기 평가인 동시에 구술 평가에 대한 준비가 되기도 합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는 학생 간 학력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라 혹여 평가에서 이탈하는 학생이 생길까봐 학생이 자신의 수준에 맞게 글쓰기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했습니다. 책을 보면서 한 시간 내에 쓰면 되기 때문에 책을 다 읽지 못한 학생들도 충분히 글쓰기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4) 구술 평가 준비하기 

구술 평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책을 다시 꼼꼼하게 읽습니다. 그러다 보면 답변 내용을 구성하기 어려운 문제를 만나기도 합니다. 어려운 문제에 대해 친구들과 같이 논의하기도 하고, 교사에게 질문하기도 하면서 보다 능동적으로 사고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평가를 위한 평가가 아니라, 배움이 목표가 되는 평가가 중요하지요. 글쓰기와 말하기의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일까요? 글쓰기에는 고쳐 쓰기가 있지만 말하기에는 고쳐 말하기가 없습니다. 따라서 말하기 전에는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하기 준비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으로 준비 시간을 주는 것 외에 두 가지를 추천합니다. 

첫 번째는 구술 평가 준비 시간에 답변 내용을 모둠별로 연습하면서 상호 피드백을 주고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말하기는 잘하고 못함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영역입니다. 모둠에서 연습을 하다 보면 학생들이 잘하는 학생의 말하기 모습을 모방하며 배우게 됩니다. 친구의 말하기를 평가하고, 자신의 말하기에 대한 검토 의견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말하기에 대해 공부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교사가 지원자를 받아 답변 내용을 발표하게 하고, 말의 내용과 말의 유창성 면에서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는지 검토 의견을 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전체 학생들이 모두 들을 수 있도록 검토 의견을 주면 학생들이 좋은 말하기의 요건을 파악할 수 있어서 구술 평가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5) 구술 평가 

송승훈 선생님의 구술 평가 방식을 따라 진행했습니다. 구술 평가 전에 1시정도 간 학생들이 함께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을 주면 좋습니다. 삶의 태도를 배우는 책 읽기의 구술 평가 문제를 아래 소개합니다. 책의 성격에 맞게 새로 만든 문제가 많습니다. 1번부터 5번까지는 인물을 탐구해보는 문제이며, 6번부터 10번까지는 일반적인 책에도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문제입니다.            

- 모든 문제에 답할 때는 왜 그것이 답인지 설명이 포함되어야 함. 


- 해당 질문에 대한 답변이 없을 경우, 왜 없는지를 설명할 것. 


책에 나오는 인물 한 사람에 대해 소개하시오.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인물을 이유와 함께 말해보시오. 


책에서 가장 배우고 싶은 삶의 태도를 말하고 그 이유를 말해보시오. 


책에 나오는 인물 둘 이상을 언급하며 그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설명하시오. 


책의 한 인물에게 하고 싶은 질문을 하고, 그 인물이 어떻게 답변할지 상상해서 대답하시오. 


책을 읽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말해보시오.


책에서 인상 깊은 한 문장을 말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시오. 


책에서 자기에게 특별히 와닿는 부분을 이유와 함께 설명하시오. 


책을 읽기 전과 읽은 뒤에 자신의 생각, 감정, 태도가 달라진 점이 있으면 말하시오. 


책 제목의 의미를 설명하고, 자신이 새롭게 책 제목을 짓는다면 어떻게 지을지 이유와 함께 말해보시오. 



구술 평가 3주 전에 안내문을 배부하고 평가에 관해 자세히 안내하였습니다. “앞으로 어떤 길을 가든 말로 자신을 표현을 해야 하는 일은 꼭 있습니다. 그게 면접이든 발표든 오디션이든. 여러분을 괴롭히기 위함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유창하게 말하는 연습을 학교에서 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이 평가를 합니다.” 이렇게 평가의 취지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학교에 평가 관련 민원이 많아 구술 평가 안내를 할 때조차 제가 긴장할 정도였습니다. 학교 선배 선생님들의 조언을 따라 구술 평가 과정 전체를 캠코더로 녹화했습니다. 약 230명 중 2명만 수행평가에서 만점을 줄 정도로 평가를 세밀하게 했기 때문에 수행평가 점수를 공지할 때도, 공지하고 2~3일 후까지도 마음을 졸이며 지냈습니다. 

긴장되는 평가인 만큼 정말 열심히 준비하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준비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많은 공부가 된다는 송승훈 선생님의 말씀을 실감했습니다. 한 문제당 한 페이지씩 글을 써서 열 쪽을 만들어 성실히 준비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습니다. 그래도 끝나면 이렇게 얘기합니다. “선생님, 이렇게 종이가 해지도록 봤는데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났어요.” 한 아이는 시작 전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 콩쿨보다 더 떨려.” 

평가 관련 민원이 많을 경우 수행평가에서는 일정 기준을 통과하면 만점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용기를 내어 성취에 따른 평가를 하였는데 다행히 한 건의 민원도 없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이렇습니다. 

점수를 후하게 줄 영역과 정확하게 줄 영역을 아이들에게 미리, 자주 인지시켰습니다. 인생수업 1단계에서는 점수를 후하게 주었고, 2단계에서는 세밀하게 평가했습니다. 이는 교사의 평가 목표와도 맞닿아 있는데, 인생수업의 1단계는 학습의 태도를 보는 것이고, 2단계는 성취를 보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수행평가에는 열심히 하는 학습 태도가 점수에 크게 반영되는 방법이 있고, 학생의 성취 정도가 점수에 주로 반영되는 방법이 있습니다. 교사가 미리 어떤 영역은 학습 태도가, 어떤 영역은 성취 정도가 주된 평가 기준이 될 것임을 공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학생들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고, 이는 성적 민원을 예방하기도 합니다. 인생 수업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신뢰 관계가 생긴 것도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점수 공개 전에 교사가 공정한 평가를 위해 최선을 다했음을 진심을 담아 이야기했고, 지필 평가만으로 성적 변별을 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솔직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지필 1회를 어렵게 통과시키면서 시간을 확보하고 좋아하는 수업을 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수행평가를 긴장 속에 진행하고 성취에 따라 점수를 주었는데 민원 없이 한 학기를 마무리할 수 있어 다행스러웠습니다. 저만 좋은 수업이 아니라 아이들도 좋아하는 시간이라 그만큼 또 좋았습니다. 이렇게 좋은데 지치지 않아서 행복했습니다.(제가 무척 지친 것은 지필 평가를 출제할 때였지 수행평가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이 수업을 왜 자꾸 하고 싶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제가 삶의 태도란 주제를 참 좋아하는구나 싶습니다. 어려움이 있어도 꿋꿋한 사람들에게 마음이 흔들립니다. 정의롭고 헌신적인 삶을 살면서도 생색내지 않는 사람들에게 매력을 느낍니다. 자신의 현실에서 무엇이라도 해보려는 사람, 그러면서 남한테는 너무 있는 힘을 다하지 말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좋습니다. 힘든 일을 날씨처럼 받아들이는 태도, 못하니까 열심히 하는 태도, 이기심을 뛰어넘어보려고 애쓰는 태도, 운은 덕에서 결정된다고 믿는 태도가 좋습니다.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있다고 아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아이들이 좋은 삶을 가만히 응시하며 감동 받는 것을 보았을 때 저도 10대로 돌아간 듯 떨리곤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멋진 어른을 보여줄 때 누구를 소개하고 싶으세요? 선생님은 어떤 삶의 태도를 좋아하시나요? 선생님의 인생 수업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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