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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 Feb 25. 2020

마트에서 상품이 없어지는 다양한 이유

잡았다 요놈!



포돌이 짤방과 함께 유행어였던 '잡았다 요놈!'을 외치고 싶을 때가 많다. 치열한 유통 전쟁 속에서 고객에게 편리함,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건 당연지사. 그러나, 당연한 서비스 마인드를 다잡기 힘들 때가 존재한다. 바로 로스(loss)를 마주할 때. 어느 유통업체나 로스 문제에 골머리를 앓을 테다. 특히 무인계산대가 생기는 곳이 늘며 없어지는 물건은 한층 많아졌다. 팔린 수량이 0개인데, 다음날 물건이 없어져 있는 것을 보며 눈물을 삼키는 건 하루 일과. 오늘은 로스의 주요 요인에 대해 에피소드 형식으로 풀어보겠다.

  



#1 고객 로스


1) 당당人

어려운 고객이다. 당당하게 소주를 자신의 물병에 담는다. 당당하게 조리식품을 휴게의자에 앉아 먹는다. 당당하게 신발을 하나 꺼내 신는다. 이런 고객은 대부분 경찰서에 가도 상관없다는 태도를 보이며, 경찰서에서도 고개를 내젓는 고객들이라 응대하 더욱 어렵다. 건장한 보안요원과 대동하여 현장에서 제지하는 것이 답이다.


2) 포스人

큰 가방을 들고 마트에 입성한다. 입구에 서있던 보안요원이 큰 가방은 마트 보관함에 두고 쇼핑하길 권장드리지만,  매서운 눈빛으로 들고 다니는 게 편하다고 쏘아붙인다. 1시간가량 마트를 둘러보고 다시 입구로 나간다. 갑자기 출입구에서 소리가 울린다. 보안장치가 붙어있는 상품이 지나갈 때 나는 소리다. 가방을 열어보니 영양제부터 옷걸이까지 다~양한 상품이 있다. 경찰서에 가서 전화를 건다. "딸~ 일이 있어서 생겨서 잠깐 경찰서에 왔어~"


3) 대범人

고기를 많이 골랐다. 그것도 한우로, 부위별로, 용도별로 다양하게.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었다. 판매사원은 매출이 올랐다고 좋아했다. 그러나 그 고객은 계산대를 지나지 않았다. 출입구를 지나 카트채로 주차장으로 향했다. 고기들의 행방이 묘연해졌다.


4) 소소人

정말 소소하다. 머리끈, 음료수 하나, 아니면 요즘 유행하는 마스크 하나. 너무 소소해서 알아채기가 힘들다.

이런 소소함은 하나둘 쌓여 더 이상 소소해지지 않는다. 어느 날 1L 음료수 재고가 30개인데 물건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하루에 없어졌을 리가 만무하다. 로스는 하루하루 쌓여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2 직원 로스


1) 증정품-쏙

업체에서 각 업체 사우에게 증정품을 보내온다. 예를 들면 화장지에 작은 각티슈 증정, 라면 한 봉지에 추가 한 봉지 증정 등. 이 증정을 직원들끼리 마음대로 두 개씩 붙여준다거나, 본품을 증정품인 척 붙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증정품은 어차피 우리 업체 꺼 아닌가요?라고 우기면 안 된다. 대부분 증정품까지 납품되는 원가에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 일단 마트에 한 번 들어온 상품들은 정해진 절차를 통해 반출되어야 한다.


2) 고가제품-쏙

아니 이럴 수가. 고가 와인, 닌텐도 등 마트에서 몇 개 없는 고가 상품이 없어지다니. 분명 진열장에 자물쇠로 잠가두고, 계산대에서만 풀 수 있는 보안장치까지 설치했는데 말이다. 이건 아무리 봐도 의심스럽지만, 해당 로스를 며칠 뒤에 발견한 거라면 추적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3) 일상용품-쏙

마트 집기에 먼지가 쌓였다. 한 직원이 와서 물티슈로 먼지를 닦는다. 그 물티슈는 어디서 나셨을까. 분명 구매한 제품엔 구매완료 스티커가 붙여져 있는데, 아무리 찾아도 그 스티커가 보이지 않는다. 구매하신 거냐고 물어보니, 일단 쓰고 이따 구매할 거라 대답한다. 안된다. 그렇게 되면 마트 상품을 사용하는 모든 행위가 정당화된다. '이따 계산하려고 했어요'라는 말은 용인되지 않는다.





많은 유통 매장들은 무인화를 진행 중이다. 무인계산대가 늘고 있고, 입구에서 고객들에게 인사하던 보안요원들이 사라지고 있으며, 시식도 무인으로 진행하는 업체가 많다. 상품을 지키고 있는 직원이 없으면, 당연히 예전보다 로스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인건비보다는 높지 않다는 게 슬픈 사실. 인원이 빠진다는 것에 슬퍼하지 말고, 담담히 로스에 초연해져야 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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