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동 Mar 25. 2020

코로나 19를 겪는 대형마트는 지금.

마트는 지금 어떠냐고요?

코로나 19로 세계가 들썩인다. 사회적으로 거리를 두고, 외출이나 나들이를 자제하며 국가 전체가 잠시 '멈춤' 상태를 지향하고 있다. 이 변화를 현장에서 생생하게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마트인들이다.

1월 말 설 연휴 시작 전, 갑자기 마스크가 잘 팔리기 시작했다. 외국인들이 마스크를 사가는 것에 의아해하는 것도 잠시, 설 연휴에 코로나 19가 국내에서 시작되며 마스크 수요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매진 행렬은 이어지고, 마스크 사재기 열풍이 돌았다. 매일 마스크만 진열하고, 판매하고, 정리하다 퇴근했을 정도. 2월 말 코로나 확진자가 점차 줄어들며, 이 열풍도 사그라들겠다 생각하던 차에 예상치 못한 이슈로 확진자가 급증한 것은 모두 알고 있을 테다. 이를 계기로 코로나 19는 국가, 그리고 대형마트에서도 현재 진행형이다. 오늘은 코로나 19를 겪고 있는 대형마트의 현황을 주관적인 경험을 토대로 말해보려 한다.




1. 매일 아침 줄 서는 사람들

마스크가 대량으로 입고되던 건 옛말이다. 이제는 마스크 공장에서 공적 마스크 판매처에 80%를 납품해야 하고, 나머지 20%로 그 외 판매처에 분배해야 한다. 각 대형마트마다 하루 이틀에 한번 꼴로 몇백 장씩 겨우 입고된다. 많은 고객들이 아침부터 대형마트 입구에서 줄을 선 것도 한 달이 넘었다. 직원들은 대기줄에 번호표를 배부하고, 번호표를 받은 고객들에 마스크를 배부한다. 이주 전만 하더라도 150명씩은 대기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조금 줄어 70-80명 선이다. 대기 시간이 많이 줄었으니 약국에서 대기하는 것이 힘들었다면, 아침 일찍 마트에서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단, 공적 마스크가 1,500원인 것에 비해 마트에서 판매하는 마스크는 입고되는 마스크도 매번 다르고, 가격도 매번 다르다. 보통 1,500원에서 2,000원 사이이며, 가끔 2,500-3,000원 사이의 마스크도 입고되니 복불복이다. 가끔 비싸다며 예전보다 가격을 올린 것이 아니냐고 의심을 품는 고객들도 있지만 절대 마트에서 가격을 올리지는 않는다. 매번 다른 마스크가 입고되는 것일 뿐이다. 아무튼 출근하여 1-2시간씩 마스크 판매를 준비하는 것은 마트인의 일과가 되었다.


2. 물티슈와 손소독제는 인기상품

마스크와 함께 매출이 폭등한 것은 물티슈와 손소독제이다. 손소독제는 초반에 마스크보다 구하기 힘들었다.

온라인, 오프라인 통틀어 손소독제가 거의 품절이었다. 손소독제 문의는 하루에도 수십 건이었다. 사실 손소독제를 내국인들이 그리 잘 사용하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필자가 근무하는 마트에서도 손소독제 종류가 단 하나였다. 업체들이 여기저기서 만든 결과로 지금은 수십 가지 종류의 손소독제가 매장에 진열되어 있다.

물티슈도 그와 마찬가지. 일반 물티슈 외에 항균 물티슈, 에탄올이 함유된 손 소독 물티슈 등도 불티나게 팔린다. 일반 물티슈 가격의 2-3 배지만 지금 그게 중요할까. 조금이라도 더 청결한 생활을 향유하기 위해 고객들은 물티슈에도 지갑을 연다. 지금 물티슈와 소독제의 재고는 마트 창고를 두둑하게 차지하고 있다.

 

3. 매출은 극과 극

물티슈, 손소독제 등 위생용품의 매출이 올랐다면 떨어지는 매출도 있다. 일단 외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마트는 매출의 직격탄을 맞았다. 여행하는 외국인들은 당연히 없을뿐더러, 외국인이 많다고 인식되어 내국인 방문 또한 줄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구매하는 마트 또한 외국인 객수가 많던 매장이라, 위생용품 매출 제외하고는 매출이 정말 많이 줄었다. 과자, 헤어용품, 브랜드 화장품 등의 매출은 눈물 흘릴 정도. 시식을 진행하고, 화장품을 손등에 발라주는 행위들을 꺼려하는 고객이 늘었다. 특히 고객들은 마트에 방문하기보다 온라인으로 구매를 많이 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휴지, 식량을 사재기 중이라는데 내국인들은 사재기까지는 아니다. 예전에 1개 살 것을 2개 사는 정도일 때가 많다. 지금 해외에선 코로나 19가 이제 시작인 곳도 있어, 해당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근무하는 업체 직원들의 미래도 불투명한 상태다. 여러모로 두려운 상황이 일어날까 노심초사 중이다.  


4. 잠시 STOP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대형마트도 모든 모임과 일정을 중단했다. 마트 교육, 매장 리뉴얼, 업체 입점 등 사람이 모이고 현재 정서상 맞지 않는 일정들은 모두 중단되었다. 매장 근무 특성상 재택근무는 어려우나, 회식이나 회의 등도 최대한 자제한다. 업체 미팅을 하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하여, 나중에 다시 미팅을 가질 때 누구였는지 모를 때도 많다. 오프라인 매장 매출을 늘리기 위해 가격적으로 메리트 있는 행사를 진행하지만, 대외적으로 적극 홍보하거나 광고하지는 않는다. 그저 매장에 방문한 고객이 만족스러운 쇼핑을 하고, 추후 재방문하길 바랄 뿐이다. 지금쯤 한창 봄 분위기를 내며 매장을 꾸밀 시기지만, 지금은 요란한 분위기는 피하는 추세. 잠시 STOP이다.




모든 이들에게 참 어려운 상황이다. 모든 기업, 모든 직장인들의 입지가 휘청이고 있다. 오히려 다른 기업들에 비해 슈퍼, 마트는 매출이 괜찮은 편이라 한다. 대형마트에서도 온라인 배송을 전담하고 있는 매장들은 내년이 걱정될 정도로 매출이 신장한 곳도 있다. 그러나 매출이 부진한 곳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없게 느껴진다. 대대적으로 매장 방문을 유도하고 싶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지 않은 것 같아 망설여지기도 한다. 이럴 때일수록 내가, 마트인으로써 할 수 있는 것을 뭘까?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듯, 마트를 방문한 고객이 하나라도 더 만족하는 것, 매장이 청결한 것, 필요한 상품들을 빠짐없이 채우는 것이 될 수 있겠다. 초심의 자세로, 초심의 행동들을 다시 실행해볼 때가 아닐까.  



이전 02화 무심코 넘겨버린 전단지, 마트에서는 이렇게나 소중해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