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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유 컴패니언 Dec 05. 2022

행복 수업!

행복은 사이에서 나온다. 나와 다른 사람, 나 자신과 나의 일, 그리고 나 자신과 나 자신보다 더 큰 어떤 것 사이에 올바른 관계를 정립한다면, 행복과 의미는 자연히 뒤따를 것이다.

                                              -조너던 헤이트(Jonathan Haidt)-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건강과 행복을 빕니다’ 새해 인사나 안부 인사에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자기 자신이 행복하듯이 상대방도 같이 행복하기를 비는 덕담(德談)이다. 우리는 모두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누구도 자신의 삶이 불행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은 무엇일까? 행복은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 정해져 있는 걸까? 필자인 나는 요즘 SNS를 하면서 ‘행복’이라는 글자를 쓸 때 망설여진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지? 내가 말하는 행복이 무엇인지나 알고 사용하고 있나? 나는 지금 상대방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기를 바라는 걸까? 나는 행복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라도 알고서 사용하고 싶다. 행복이라는 글자를 지우고 다시 생각한다. 나는 나를 행복하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가? 나는 지금도 행복 수업을 받고 있다.           

나이 50에 준비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그냥 살면 될 텐데 준비는 왜 하라고 하는 걸까? 50 이후의 삶을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다. 사전에는 행복을 ‘사람이 생활 속에서 기쁘고 즐겁고 만족을 느끼는 상태에 있는 것’이라고 한다. 행복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행복을 어느 한순간의 즐거운 느낌으로 보지 않는다. 행복은 지난 과거에 대한 만족감과 지금 현재의 자신의 일에 몰입하는 데 따르는 즐거움,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희망과 의미를 총체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라고 한다. 필자인 나는 살면서 과연 이런 상태에 있은 적이 있는지 고개를 갸우뚱한다. 너무 막연하다. 순간적, 일시적으로 느끼는 즐거움을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즐거움의 느낌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어야 행복하다고 할까?      


어떤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고 아침햇살을 보면서 ‘아! 나는 행복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자신의 몸과 마음은 평안한 상태다. 오늘과 내일 해야 할 일에 대해 걱정과 초조함, 불안이 없다. 내일의 일은 내일 마주하면 될 뿐이다. 그저 지금 자신의 코로 들어오는 신선한 공기를 느끼고 눈에 비치는 햇살과 몸에 닿는 따스함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일 뿐이다. 어제의 실수에 대해 반추하지 않는다. 어제의 실수에 대한 기억이 올라오면 알아차리고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그리고 다시 몸의 감각을 느끼면 된다. 지난 삶에 대해 그런대로 만족감을 느낀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총체적인 경험을 한다. 자신의 과거를 풀고, 현재 경험을 알아차리고, 다가올 삶을 신뢰하면 자신이 느끼는 총체적인 경험은 긍정적이다.  

         

자신의 삶의 전반에 대해 즉,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총체적인 긍정적 경험이 자신의 행복 수준이다. 그래서 자신이 조금이라도 행복하다고 표현할 수 있다. 100점의 행복은 아니라도 10점의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 행복은 자신의 삶의 틈을 비집고 조금씩 쌓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제 자신의 행복 수준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심리학자들이 만든 ‘행복 공식’이 있다. “행복 수준(happiness)은 나의 생물학적인 설정값(Setpoint)과 내 삶의 조건(Condition), 그리고 내가 하는 자발적 활동(Voluntary activities)에 의해 결정된다.”이다. 자신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들에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과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자신의 삶의 과거, 현재, 미래는 태어날 때부터 개인적으로 다른 유전자의 영향을 받고 있다.           

자신이 태어난 곳, 환경, 기후, 인종, 성별, 나이 등은 자신의 행복에 영향을 준다. 이들은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없는 것들이다. 또한 자신이 사는 지역, 교육, 결혼, 명예, 지위, 건강, 재산 등도 자신의 행복에 영향을 준다. 이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는 있지만, 자기 마음대로 원하는 만큼 통제할 수는 없다. 자발적 활동은 자신의 의지로 누구의 통제나 간섭 없이 할 수 있는 행복 실천 활동이다. 내면 탐색, 명상, 독서, 종교 생활, 운동, 여행 등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는 활동이다. 자신의 내면에 풀리지 않고 있는 것을 풀어주고, 지금 무엇이 일어나고 사라지는지 알아차리면서, 감사와 사랑과 연민의 마음을 채우는 활동이다. 이 부분은 행복의 수준을 완전히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다. 행복 수업의 본질은 이것이다!   

        

심리학자들은 행복의 총량을 100으로 볼 때 행복에 미치는 영향에서 개인이 타고난 유전자의 특성은 50%, 삶의 조건들은 많아도 15% 정도로만 본다. 나머지는 자신의 자율 의지에 따른 자발적 활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이런 활동들은 자신이 하기로 마음을 먹고 선택하고 실행하면 된다. 자신이 의도적으로 하기만 하면 행복의 수준은 올라갈 수 있다. 이런 자발적 활동은 자기 자신을 점검하게 한다. 그런 다음 자신과 남의 관계, 자신과 세상의 관계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통찰하게 한다. 자신의 삶에 지금 무엇이 중요한지 알아차리게 한다. 가까이에 있는 소중한 사람과 소중한 대상들이 자신의 마음속에 들어온다. 자신의 삶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는 자신의 관점이 바뀐다. 자신의 삶의 총체적인 경험이 달라진다. 행복 수준이 달라진다.          


다양한 자발적 활동을 통해 자기 자신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뜰 수 있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 애쓰고 있는지, 자신의 내면에서 움직이는 욕구와 기대는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있다. 만족감(gratification)은 지난 일이나 사건에서 자신의 욕구나 기대가 충족된 정도를 나타낸다. 자신의 욕구나 기대를 알아차린다면 자신의 욕구나 기대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욕구에 끌려다니게 된다. 자신의 욕구는 어느 정도 채운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채울수록 욕구는 더 커진다. 자신이 하는 일이 원하는 대로 잘 풀리면 만족감을 느낀다. 다른 일도 그 수준 이상으로 잘 풀려야만 한다. 그렇지만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는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은 만족하지 못한다. 자신의 행복 수준이 내려간다.   

       

만약 자신에 대한 기대 수준이 너무 높으면 그 기대를 채우지 못한다. 자신은 완벽해야 한다는 지나친 기대를 감당할 수 없다. 늘 좌절하고 만족하지 못한다. 또한 배우자, 자녀, 부모, 형제, 친구들에 대한 기대나 욕구가 높으면 충족하기 어렵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자신도 모르게 익숙해진다. 익숙하다는 것은 자신에 대한 상대방의 관심과 배려를 당연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기대는 한없이 높아진다. 상대방이 자신에게 조금만 소홀히 하면 서운함을 느낀다. 상대방이 자신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생각하면 배신감을 느낀다.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에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 자신의 행복 수준은 떨어진다. 자신의 기대를 알아차리고 재설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행복 수준을 올릴 수 있다. 

    

자신의 행복은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자신의 삶에 대해 자신이 기쁨과 즐거움을 느낄 때도 높아진다. 기쁨(喜)과 즐거움(樂)은 쾌락의 감정, 즉 쾌감(pleasure)이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안팎의 자극에 대해 내면에서 경험되는 감정이다. 심리학자들은 쾌감을 “명백히 감각적이고 강한 감정적 특성을 지닌 즐거움”이라고 말한다. 음식, 술, 운동, 섹스, 마사지, 따뜻한 차 한잔에서 느끼는 지금 이 순간의 자신의 몸과 마음에 올라오는 짜릿함과 유쾌함이다. 명상, 악기 연주, 그림 그리기, 사진 촬영, 음악 감상, 책 읽기, 봉사활동 등을 하면서 경험하는 지금 이 순간의 쾌감이다. 지금 현재 자신이 경험하는 쾌감을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쾌감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쾌감을 음미할 때 자신의 행복의 수준은 높아질 수 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자신의 행복은 미래에 대한 자신의 삶의 의미와 희망에 영향을 받는다. 자신이 성취하려고 애쓰는 삶이 아니라 자신을 자신답게 만드는 삶을 찾을 때 사는 맛을 느낀다. 남과의 비교 유혹을 당당하게 직면할 수 있게 한다. 행복 수업을 받지 않은 사람은 남이 자신보다 더 많이 가진 것만 눈에 보인다. 자신이 언젠가 죽음을 맞이할 때도 남이 가진 것과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비교하면서 죽을 것인가? 이보다 더 비참한 삶이 있을까? 행복 수업을 받은 사람은 어제보다 오늘 자신이 얼마나 더 나다운 삶을 살았는지 비교한다. 자기 자신의 삶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자신 다운 삶을 위해 전념하면 된다. 그러면 ‘세상에 태어나 그런대로 나답게 살고 가는구나’라는 자신의 삶의 총평을 남길 수 있다. 이런 자발적 활동을 통해 자신의 행복 수준을 높일 수 있다.   

  

행복은 경쟁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행복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행복은 각자가 퍼 올릴 수 있는 마르지 않은 샘물과 같다. 행복 수업을 받으면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행복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세상은 그런대로 공평하다. 자신이 죽음을 맞이할 때 행복의 성적이 드러난다. ‘그런대로 후회하지 않고 살았는지’, ‘풀지 못한 게 있는지’ 숨길 수도 없다. 행복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전념할 때 올라간다. 지난 과거 자신의 삶에 흔적을 남긴 상처와 실패, 그리고 좌절의 경험을 훌훌 털어내면 된다. 지금 현재 삶을 즐기되 충분히 음미하면 된다. 분명하게 알아차리는 것이다. 쾌감의 늪에 빠지지 않는 즐거움을 경험하기 위해서다.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 의미를 찾아 전념하면 된다. 행복 수업은 숨 쉬듯이 매 순간 하는 것이다.   

        

(Tip!) 행복 수준을 올리는 세 가지 기술

첫째, 과거의 기억을 풀고 정리한다. 자신의 마음속에 박혀 있는 가시를 바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아프지만 자신만 볼 수 있다. 자신이 부드럽게 뽑아내면 된다. ‘그래도 나는 그것으로 인해 한 단계 성숙했구나!’라고 통찰할 수 있다. 자신의 삶의 주인 자리를 찾아오는 작업이다.  

둘째, 지금 현재의 삶을 충분히 음미한다. 매 순간의 자극에 대해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경험, 즉 생각, 감정, 욕구, 감각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받아들인다. 기대와 욕구 수준을 낮추고 욕심을 점검한다. 한순간의 쾌감에 빠지지 않고 삶을 즐기는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의 자신의 삶이 있도록 도와주는 모든 것에 감사함을 알아차린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아 전념한다.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희망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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