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하다는 말은 창의적이고 지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예민함의 긍정성

by 하트온


내가 언젠가 아이들을 다 키워놓고, 학교로 다시 돌아갈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된다면 꼭 연구해 보고 싶은 주제는 바로 '예민함'이다.


예민하다는 말


어떤 사람이 예민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면 모두가 다 다른 대답을 한다. 어떤 사람은 감각적으로 예민한 것을 의미한다고 하고, 또 다른 이는 작은 일에 기분이 쉽게 격해지고 성내는 성격을 말한다고 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밤에 푹 자지 않고 잘 깨는 아이 잘 우는 아이를 예민하다고도 한다.


어쨌든, 공통점은 좋은 뉘앙스가 아니라는 것이다. 뭔가 주변 사람 진을 빼는 피곤한 스타일의 사람을 지칭하는 비난이 담겨있는 말이다.



예민의 긍정성


나는 지금부터 예민하다는 말에 긍정적 뉘앙스를 불어넣으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내가 주장하는 것은 다음 세 가지다.


모두가 예민하다

나는 사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예민하지 않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각자 성향에 따라 예민한 영역이 다를 뿐이지 다 예민했다. 가령 나는 말투나 말의 숨은 뉘앙스, 의도에 예민한 편인가 하면, 시어머님은 청각이 예민해서 밤에 잠을 잘 못 주무실 정도며, 첫째는 촉각과 청각이 예민한 편이고, 둘째는 시각과 후각이 예민하다. 남편은 청각 시각, 그리고 사람의 가치관에 예민하다.


순하디 순하다고 형제자매들 사이에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친정 엄마도, 부정적인 기운을 주는 음악소리나 감정 표현에 예민해서 폭력적이거나 긴장감이 심한 영화나 드라마, 스포츠를 보지 못하신다.


모두가 예민하지만, 예민한 곳이 건드려졌을 때 표현은 천차만별이다. 사람들이 피곤해하고 싫어하는 것은 예민한 사람이 아니다. 모두가 부담스럽고 가까이하기 싫은 것은, 감정 조절, 표현 조절이 안 되는, 사고방식 자체가 남 탓하기를 좋아하는 성마른 사람인 것이다. 만만한 사람 앞에서 성질을 마구 부리는 갑질을 싫어하는 것이다.


예민함은 재능과 연관이 있다

시어머니와 첫째와 남편은 청각적으로 예민하며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시어머니는 절대음감을 가진 성악가이시며, 남편도 좋아하는 곡 피아노 치며 노래 부르기를 즐겨한다. 첫째는 들어 본 음악이라면 1초만 들으면 무슨 곡인지를 알며, 독학으로 악기를 배우는 등 작곡에도 소질을 보인다. 세 사람의 예민한 영역과 재능이 일치하는 것은 우연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이들을 보면서 나는 청각에 예민한 것과 음악적 재능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청각이 예민하다는 것은 남보다 더 잘 들을 수 있는 초능력이 있다는 뜻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 초능력 때문에 모든 소리가 너무 잘 들려서 밤에 잠들기 힘들어하는 단점도 있지만, 스스로 단점을 보완할 방법을 찾고 마음의 평정심을 잘 지켜낸다면, 초능력은 재능으로서 긍정적인 역할을 더 많이 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글을 쓰는 작가들 또한 언어에 대한 예민함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그 예민함은 작가적 능력의 바탕을 이루는 언어 능력과 매우 관련이 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화가는 시각적으로 예민할 것이고, 외향성 (대인 이해 지능)이 강한 사람들은 타인의 감정에, 내향성(개인 이해 지능)이 강한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 변화에 예민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예민한 사람들은 배려한다

청각적으로 예민한 사람들을 겪어 본 바, 그들은 시끄러운 소음을 내지 않고 평화로운 집안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애쓴다. 자신이 예민한 만큼 타인을 배려한다. 언어적으로 예민한 나는 타인의 감정이 상할 수 있는 말을 하지 않으려고 내 말과 생각을 여러 번 곱씹어 보고 말을 하기 때문에 예의 바르고 친절하다는 말을 듣고 사는 편이다.


자신의 예민함을 이해하고 수용한 사람들, 예민함이 불러오는 불편들을 극복하고 함께 사는 방법을 터득해 낸 사람들은, 힘든 자리를 피할지언정 자신의 예민함으로 타인을 피곤하게 하지 않는다. 친절하고 다정하고 예의 바른 사람들 대부분이 스스로 예민하기에 타인을 배려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자신의 예민함을 창의성/지능/재능과 결부된 필수요소로 인식하도록 돕자


예민한 아이는 자라는 과정에서 부모가 자신을 피곤해한다는 걸, 자신의 성격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걸 깨닫게 되는 편이다. 자꾸 질문하고 말의 의도를 따져서 피곤하다고 말하는 대신, 너는 언어적 재능이 뛰어나고 언어적 초능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 초능력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을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말해주었다면, 나는 훨씬 더 편한 마음으로 내 재능을 받아들이고, 나를 혐오하는 대신 타인과 어울려 사는 법을 더 쉽게 배웠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동네에, 지능을 주제로 연구를 하는 유명대학 교육학과 교수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재 교육 센터 디렉터가 살고 있는데, 아이들이 홈스쿨 전에 같은 학교를 다니기도 했고, 연령대도 비슷해서, 길에서 가끔 만나 함께 대화를 나누곤 한다. 그녀에게 내가 언젠가 깊이 연구해 보고 싶은 주제가 있다고, 내가 생각하는 예민함과 지능의 연관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그녀는 자신도 그것들이 매우 상관이 있는 무엇이라 생각한다며 동조했다.


예민함이 아이들의 다양한 지능 성향과 창의성에 필수 요소로서, 긍정적으로 해석되고 다양하게 분류되기를, 다양한 예민함들이 다양한 초능력으로서 더 많이 더 깊이 연구되고 알려지기를 바란다. 내가 '예민함'을 연구할 여유를 얻지 못하게 될 상황을 대비하여, 여기 이 글에서 시작된 '예민함의 긍정성'에 대한 생각이 더 펼쳐져 나가기를 바라며, 내가 연구하고 싶은 주제를 공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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