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타고난 지능을 영재성으로 이끄는 비결
지난 글에서 지능의 의미에 대해서, 그리고 현재 학계에서 가장 비중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다중지능이 론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다시 한번 다중지능 이론을 요약 설명하자면, 미국의 발달심리학자인 하워드 가드너가 1983년에 그의 저서 “Frames of Mind: The Theory of Multiple Intelligence”를 통해 발표한 것으로 8 가지 상호 독립적인 지능 영역들 - 언어적, 논리수학적, 공간적, 신체운동적, 음악적, 자연탐구적, 대인관계적, 개인이해적 지능 - 을 통 해 사람의 지능이 표현될 수 있으며, 각자가 가지는 독특한 지능 스펙트럼은 독특한 성향, 학습 스타일을 형성하므로, 이를 잘 관찰하고 고려하여 각 아이들에 맞는 교육 및 양육을 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영재에 대한 개념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논리수학 및 언어영역 일부에 국한된 IQ 테스트 결과나 학교 성적이 월등이 높은 아이를 영재라고 보던 20세기의 영재에 관한 개념은 이제 문학, 수학, 과학, 체육, 미술, 음악, 비지니스, 철학, 종교 등 각각의 분야에서 우수성을 보이는 인재들을 다 영재로 보는 시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예를 들어, 피겨 스케이터 김연아나 축구선수 박지성을 스포츠 영재로, 세계적인 성악가인 조수미나,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음악 영재로 본다는 것이다. 이는 예체능을 영재성이나 지능과는 거리가 먼, 재주나 기술로 보던 시각과 확연히 다른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다중 지능 이론은 지능을 서열화하지 않는 반면, 왜 여전히 어떤 사람은 '영재'소리를 듣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할까?
위에서 언급한 사람들을 포함하여 요즘 시대에 영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모두 각기 다른 자신만의 영역에서 보다 뛰어난 실력을 보이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어떻게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을까? 그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은 공통적 요소들이 있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타고난 재능 (지능, 영재성)
타고난 재능을 더 개발시키고자 하는 본인의 의지와 끈질긴 노력
부모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지원과 노력
이것은 성공학자들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주장하는 3요소이기도 하다. 결국 이것은 지능 서열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 성공의 요소들을 갖추었는가 아닌가 하는 문제인 것이다.
위 세 가지 성공의 비결에 관해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자면,
일부 아이큐 점수가 높은 사람을 지능이 높은 사람으로 보던 과거의 서열주의적 관점과 다르게, 다중 지능 이론은, 각 사람이 자신만의 고유하게 타고난 지능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으며, 각 지능 역역은 동등한 가치를 가진다라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교육의 목표는 주입식 교육, 사지선다형 시험으로 석차를 가리고, 성적순으로 줄 세워 명문 대학교 인기 학과에 입학시키는 것이 아니라, 세심한 관찰과 기회 부여로 각 아이의 독특한 강점 지능 영역을 찾아내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각 아이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각 아이의 지능 스펙트럼과 기질에 가장 잘 맞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 미래의 교육, 미래의 사회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감당해야 할 역할일 것이다.
아이를 잘 관찰하고 그 아이에게서만 발견되는 어떤 고유한 영재성을 찾아주는 이 중요한 일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아이를 항상 곁에서 관찰할 수 있는 부모 (양육자) 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나이에 특정 유명 교육기관에 가서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 아이의 숨은 영재성을 찾아내는 혹은 길러주는 최선의 방법이 아니냐고? 결코 아니다. 대부분의 기존 교육 기관은 각 개인의 성향을 고려하지 않고, 모두에게 일반적으로 적용될만한 보편성에 입각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부모가 자녀를 탐색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지 않고 아이를 기관에 보내는 것은 숨어있는 영재성 발견을 오히려 늦추게 만드는 굉장히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다. 내 아이 고유의 영재성을 찾는 것, 그 영재성을 키워줄 수 있는 활동들을 찾아내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해하는지, 무엇을 자꾸 하려 드는지를 보면 되는 것이다. 부모 자신의 상처나 과욕이 자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눈을 가리지 않는 한 아이 고유의 영재성은 드러나게 되어있다.
언어 수학에 탁월한 실력을 나타내는 것만이 영재의 자질이라는 고정관념에서 깨어나, 열린 마음으로 아이를 관찰하는 부모의 태도가 필수적이다. 자연에 나가서 땅을 파고 벌레를 관찰하며 놀기 좋아하는 것도, 한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뛰어다니는 것도, 언제 어디서나 노래를 흥얼거리고 다니는 것도, 틈만 나면 온 벽에 낙서를 해 놓는 것도, 불공평한 상황에서 열정적으로 화를 내는 것도, 다른 아이와 어울리기보다 혼자 조용히 숨어 있고 싶어 하는 것도, 집에 잠시도 붙어 있지 않고 친구를 만나 놀고 싶어 하는 것도 아이가 온 힘을 다해 자신만의 영재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아이가 즐겁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놀이를 열심히 할 때, 아이의 두뇌는 더욱 활발해지고 유연 해지며, 창의력이 쑥쑥 길러진다. 내 아이는 수학을 잘 못하니까, 책을 좋아하지 안 으니까 영재가 아니라고 속단하지 말라. 다른 아이들이 다 하니까, 내 아이도 피아노 태권도 수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접어서 쓰레기통에 버리라. 내 아이의 고유한 -남과 비슷한 것이 전혀 아닌-지능 스펙트럼이 있으며, 지능이 표현될 수 있는 영역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고, 각 지능 영역은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는 다중지능 이론을 다시 한 번 곱씹어 보기 바란다. 다중지능 이론은, 모든 사람은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 즉 자신만의 고유한 재능을 품고 태어난다고 믿는 신본주의적 양육/교육 관점과도 일맥상통한다. 아이큐 점수가 지능을 말해준다는 오류와, 직업에 재능에 귀천이 있다는 서열주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자녀의 타고난 재능을 열린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기 바란다. 그것이 바로 자녀가 당당하게 자신의 꿈과 열정을 펼치고, 행복감 충만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갈 시작점이 될 것이다.
영재 학자 렌줄리는 평균 이상의 능력과 과제 집착력 (주어진 일을 완수하겠다는 끈질긴 태도, 그릿), 창의성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나는 것이 영재성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즉, 노력해서 가꾸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밭에 훌륭한 유전을 타고났어도 열매를 맺기까지 자랄 수 없다는 것이다. 아이 스스로 실력을 키우려는 마음이 없으면 부모나 교사가 도와주는 것만으로는 곧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교육이라는 것은 결국 부모가 억지로 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아이가 스스로 노력하기 위해서는 아이가 그 일을 즐거워해야 한다.
부모의 과한 욕심이나 교사의 억압적인 태도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재미없는 것으로 만들고 있지는 않는지, 아이 스스로 배우고자 하는 의지를 부모가 나서서 꺾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보라. 음악을 좋아하던 아이가, 실수할 때마다 바늘로 협박하거나 막대기로 손등을 때리던 피아노 교사로 인한 트라우마로 피아노 자체에 흥미를 잃어버려 그만두고 말았다와 같은 이야기를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듣는다. 당장 점수를 올려주는 실력이 좋은 교사, 아이를 휘어잡고 가르칠 수 있는 제대로 엄한 교사를 찾아 붙여주는 것이 당장은 아이에게 유익한 일로 보여도, 장기적으로 아이의 열정을 꺾는 해로운 일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당장 점수로 드러나지는 않아도, 무언가를 즐거워하고 스스로 노력하고 싶어 하는 어떤 일이 있다면, 그것을 응원하고 지지해 주고,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내적 동기를 끌어올려주는 멘토가 되어주는 일이 아이의 성공을 이끌어 내는 훨씬 더 효과적인 교육일 수 있다.
아이들이 잘하고 노력하고자 하는 동기부여는 부모에게 인정받고 칭찬받고 싶은 기본적인 욕구에서 시작된다. 이 세상에는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격려받은 아이와 격려받지 못한 아이가 있을 뿐이다라는 어느 심리학자의 말처럼, 부모로부터의 격려와 관심과 사랑은 자녀의 성취 결과를 크게 좌우할 수 있다. 부모가 자녀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어떤 지원을 해 주는가에 따라 아이의 삶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자녀의 성장과 영재성 개발에 있어서 부모의 과욕만큼이나 해로운 또 다른 방해물은 무관심과 방관이다. 부모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자녀의 스승이며 자녀의 교육환경 그 자체다. 당신의 자녀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능력, 특별한 사명을 가지고 태어난 귀한 존재, 사랑과 정성을 다해 키울 가치가 있는 세상 하나밖에 없는 존재다. 자녀는 부모의 성공적인 열매 수확에 대한 믿음과, 물을 주고 돌보는 노력만큼 성장할 것이다. 그 결과는 자녀가 어느 대학에 가는가, 어떤 직업을 가지는가에 그치는 표면적인 것만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 자녀가 어떤 씨앗을 품고 있는지, 어떤 열매를 맺을 존재인지 우리 인생이 다 할 때까지 알지 못할 수도 있다. 아직 눈에 보이는 것이 없다 해도, 씨앗의 존재를 믿고 성실히 물을 주고 돌보는 일을 끊임없이 해 주는 것이 부모의 진정한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다르게 말하자면, 부모가 아이 고유의 타고난 재능을 믿어주고, 안전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아이의 마음이 향하는 대로 자유롭게 활개 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환경을 조성해 주고, 지원과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