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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트온 Nov 13. 2021

인연을 끊어 봤는가?

꼭꼭 씹어 내 것으로 만들 오늘의 영어 표현 양식 9

Cut Ties


한국어에 '인연을 끊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영어에도 같은 의미를 가지는 cut ties with someone 관용 표현이 있다. 말 그대로 특정 사람과 이어진 연을 끊어낸다는 뜻이다. 영어로 다르게 표현하자면 terminate relationships with (관계를 종료시키다)라고 할 수 있다. Cut ties with someone 이 표현에는 깨끗이 정리하겠다는 의지가 들어있다. 특정 사람과 더 이상 만나지 않겠다는 의지뿐 아니라, 그 사람과의 관계가 지금까지 빚어 낸 불쾌한 감정과 나쁜 기억까지 다 씻어내고 다시 새 출발을 하겠다는 의지가 들어 있는 것이다.  연인 관계였던 사람과 cut ties 해야 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믿었던 친구나 가족과 cut ties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특히 가족과 인연을 끊어내는 일은 내 생살을 뜯어내는 것만큼이나 아픈 일이다.


Cutting ties with family members is one of the hardest decisions we may face in life.

가족과 인연을 끊어야 하는 것은 우리가 인생에서 겪게 되는 가장 어려운 결정 중의 하나다.



인연을 끊어봤는가


Have you ever cut ties with someone you thought was close to you?

당신과 가깝다고 생각했던 사람과 인연을 끊어본 적이 있는가?


나는 깨끗이 인연을 끊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안 보는 사람은 있어도, 그 사람과 있었던 일, 내가 느꼈던 감정 같은 것들을 계속 곱씹기 때문이다. 내가 그 사람을 보지 않는 일에 대에 잘했다고 확신하는 소신이 부족한 탓이 아닐까. 나는 나의 결정을 아직 믿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내 안에 가족이나 친한 친구였던 사람과 인연을 끊는 일이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는 기준이 아직 살아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학대했던 -혹은 학대하는 - 사람과도 인연을 질질 끌며 이어가게 되는 게 아닐까.


Cut ties with someone는 어딘지 모르게 단호하고 깨끗하고 자신감이 느껴지는 표현이다. 나는 이 표현에 담긴 의지가 나에게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문득 한다. 내가 끊은 관계들은 이유가 있다고, 나를 위해 잘한 일이라고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잘 끊어 냈다고, 진짜 잘 끊어냈다고. 깨끗이 잊고 건강하고 좋은 관계를 맺어가는 일에만 집중하자고.


I had to cut all ties with obnoxious people when I moved to the United States, and it was a good decision to terminate those toxic relationships.

나는 미국으로 이주해 오면서,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과 인연을 끊어야 했고, 그렇게 나를 학대하고 아프게 하는 관계들을 끝낸 것은 잘한 결정이었다.


건강한 삶을 위하여 때로 나에게 해로운 사람들과 cut ties 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때로 썩은 부분을 잘라내는 수술을 감행해야, 나머지 부분을 살려낼 수 있다.



인연을 끊고 후회해 봤는가?


Do you ever regret cutting ties with someone?

누군가와 인연을 끊은 것에 대해 후회할 때가 있는가?


끊어 낸 인연에 대해 곱씹게 되고, 미련을 두는 것은 인연을 끊은 것에 대한 후회는 아닌 것 같다. 그 사람이 어떤 내면을 가진, 나를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 사람인지, 어떤 감정을 잘 품는 사람인지 면밀히 파악하지 않고 사람을 너무 빨리 신뢰하고 좋아하고 오랜 시간을 같이 보냈던 것에 대해, 사람을 잘 파악하는 눈이 없었던 것에 후회가 남는 것이다. 내가 보낸 시간과 썼던 마음이 좋은 열매로 이어지지 못한 것에 대해 큰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결국은 끊어냈어야 할 사람들이 나에게 그토록 가까운 관계로 피할 도리 없이 인연이 지어졌던 것이, 서로가 그런 고통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관계가 되어버린 것이 마음이 아픈 것이다. 잘 안다고 생각하고 자주 얼굴 보던 사람들과 cut ties 과정을 거치는 자체가 고통의 경험인 것이다. 아픈 경험을 다신 겪고 싶지 않은 것이다.


과거, 지난 감정들과 기억들을 깨끗이 정리하고자 한다. 나는 현재 가까운 사람들에게 cut ties 해야 할 사람이 되지 않는데 집중할 것이다. 또한, 결국 cut ties 해야 할 사람들과 엮이지 않도록 인간관계에 신중을 기할 것이다. 사람들과 cut ties 할 이유를 만들지 않도록 언어와 감정, 서로의 거리를 건강하게 통제할 수 있는 건전하고 안전한 관계를 이루어 가는데 최선을 기할 것이다.



대문 사진 출처: 하트온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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