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작가 Mar 04. 2024

사하소서 / 권분자

짧고 긴 사유


사하소서   


권분자



보톡스 주사로 얼굴 팽팽해진 여자는

정말 젊어졌다고 생각하는 걸까 


젊은 층이 많이 모인다는 자기개발 문화센터에 가는 그 여자는 

늙은 여자만 수두룩 모인 문화센터에 가는 나를 향해

펑퍼짐한 몸을 지적하며 고개 절레절레 흔든다 


“안 가꾸는 것도 죄인 건 알지?” 

나를 지적하는 여자에게 들을 것도 볼 것도 느낄 것도 많다 


그러나 한 치 앞 미리보기 같아,

나보다 나이 든 여자가 좋더라고 반대의견 내놓는 나 


여자와 나는 슬쩍슬쩍 입꼬리 올리며 

서로의 열등감을 운운하다가

일어선다, 문화센터를 향해


 총총 걸어 나간다

각자 반대 방향으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