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긴 사유
보톡스 주사로 얼굴 팽팽해진 여자는
정말 젊어졌다고 생각하는 걸까
젊은 층이 많이 모인다는 자기개발 문화센터에 가는 그 여자는
늙은 여자만 수두룩 모인 문화센터에 가는 나를 향해
펑퍼짐한 몸을 지적하며 고개 절레절레 흔든다
“안 가꾸는 것도 죄인 건 알지?”
나를 지적하는 여자에게 들을 것도 볼 것도 느낄 것도 많다
그러나 한 치 앞 미리보기 같아,
나보다 나이 든 여자가 좋더라고 반대의견 내놓는 나
여자와 나는 슬쩍슬쩍 입꼬리 올리며
서로의 열등감을 운운하다가
일어선다, 문화센터를 향해
총총 걸어 나간다
각자 반대 방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