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아차린 그날 이후로 다른 건 보이지 않았다.
지금 아이가 어떤 상태인지 알고 싶었다.
느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에 가입했다.
지역에서 유명한 의사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예약이 모두 차 있어서 6개월 후에나 병원에 올 수 있다고 했다.
그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
지금 당장 진료를 볼 수 있는 병원을 찾아야 했다.
'아동 정신건강의학과'를 검색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다른 엄마들은 입학을 앞두고 학원을 찾아보고 있었다.
나는 달랐다.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지금 바로 진료를 볼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아이를 차에 태워 바로 출발했다.
엄마의 불안감을 느낀 아이는 가지 않겠다며 몸부림을 쳤다.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아이에게 미안했다.
바람이 차가워진 탓에 목이 간질거린다.
감기가 찾아오려는 듯 몸이 으슬거린다.
방에서 아이가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콧물이 계속 흐르는지 휴지로 코를 막고 있다.
아이가 나에게 말한다.
"엄마 감기 걸렸나 봐요. 병원에 가야겠어요."
스스로 아프다고 말한다.
감사하다.
자신의 아픔을 표현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내일은 퇴근하자마자 아이를 데리고 바로 병원에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