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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새 Winter Robin Aug 24. 2023

당신이 기억하는 나의 "예전 모습"

그건 과연 나였을까?

길을 가던 중, 나란히 걷는 네댓 명 정도의 중년 여성분들이 재잘재잘 발랄하게 얘기를 나누면서 내 옆을 스쳤다.


여러 목소리가 섞여 다른 대화의 내용은 안 들렸지만, 그중 한 사람의 목소리가 갑자기 또랑또랑하게 들렸다.



예전의 너의 모습으로 돌아와!



그 말이 그중 누구를 향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상상력이 발동했다. 만약 내 친구 중 누군가가 내게 저리 말한다면 나는 어떤 생각이 들까?


나도 그러고 싶다는 생각이 들까?

예전의 나와는 달라진 경험과 처지로 인해 답답할까?


그 이전에, 이미 과거와는 달라진 나의 모습이 예전으로 돌아오는 건 가능한 일인가?


그 예전의 모습이 과연 내 본질이었을까?

그렇다면 본질이란 존재하는가?


나는 예전의 나와 얼마나 닮았고 얼마나 다른 걸까?

그 친구가 생각하는 예전의 나는 누구였을까?


그 '예전의 나'라는 건 존재하긴 했던 걸까?



벌써 제법 시간이 지난 일이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한 친구 하나와 mbti 얘기를 하다가 그 당시 나오던 것을 얘기하자 친구가 다시 말해보라며 확인해 왔다. 예전에 자신이 알던 나의 모습에서 생각했던 나와 다르다며, 이상하다고 연신 갸우뚱했다.


그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예전의 나"라는 것이 얼마나 추상적이고 모호한 개념인지, 그리고 생각보다 현재의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나 또한, 누군가를 볼 때 예전의 그들과 무의식 중에 비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 명확한 답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오늘도 틈만 나면 고민해 본 생각의 양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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