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장. IMF의 칼날

- 첫 직장을 잃은 시련의 날들

by 콩가루두스푼

겨울이었다.
아직도 기억난다. 당시는 IMF로 나라가 어수선 한 시기였고, IMF가 터진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뉴스를 보며 나도 불안함을 감출 수 없었고 언제 무슨일이 있을 지 알 수 없었다.

우리 회사도 힘들다는 소문을 듣고 있었고

불안함 속에 회사를 출퇴근 하고 있었다.

어느날 출근하여 오전 일을 마치고
작업복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작업실 벽에 기대어 서있었는데,
한 직장선배가 조용히 다가와 내 어깨를 두드렸다.

“잠깐 관리부에 가봐야겠어. 다녀와봐...”


먼저 다녀온 직장선배의 표정이 너무도 안좋았다. 느낌이 안좋았다.

순간, 등줄기가 싸해졌다.
회사 전체에 불어오던 소문.
정리해고, 구조조정, 희망퇴직…
그 단어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나는 그 동안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했고, 나이도 가장 젊었으며
불평 한 마디 없이 기름투성이 일을 해냈다.
아무리 구조조정이라 해도
설마 나를…?
그럴 리 없다고 스스로를 달래며 관리부서 문을 열었다.

책상 건너편, 담당자가 조용히 말했다.
“자네… 알겠지만 회사 사정이 좋지 않네.”
“…네.”
“정말 미안하게 됐지만,
이번 구조조정에서 자네 한사람만이 아닌 우리 사업소 전체를 정리하고 다른곳에서 합병하는 것도 포함됐어.” 우리 사업소를 전체를 정리하기로 했네.”

순간, 말이 나오지 않았다.
무언가 잘못된 줄 알았고, 설마 했던 일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숨이 턱 막혔다. 온몸이 굳었고, 머릿속은 하얘졌다.
그 동안의 새벽 출근, 야근, 작업 중 다친 손,
잔업을 하고도 웃으며 마셨던 막걸리 한 잔…
모든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왜… 왜 우리 사업소 입니까?”
내가 조용히 물었다.
그는 고개를 숙였다.
“회사에서 결정하는 거라 나도 어쩔 수 없네.
전국 각 지방 사업소를 줄이고 통폐합 하기로 정한게 이번 윗선의 방침이네..”

그렇게 IMF의 여파로 우리 동료들 모두는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된 것이다.

회사 선배와 형들 모두 참담했다. 노조가 있었지만 큰 힘을 발휘 할 수도 없었고 너무도

회사 상황이 안좋았다. IMF로 수많은 사람들이 실직을 하는 시대였고 현실이었다.

그날 퇴근길 회사 문을 나서면서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한 방울도 흘릴 수 없었다.
나는 ‘약한 놈’이 아니었으니까.
적어도, 그렇게 보이고 싶지 않았으니까.

집에 돌아가 어머니 얼굴을 보자,
그제야 눈물이 나왔다.

“엄마, 나… 잘렸어.”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내 등을 토닥여주셨다.
“괜찮다…
니가 잘못한 거 아니잖아...”

그 말에, 가슴이 미어졌다.

그렇게 직장 동료들은 회사를 나오게 되고 모두 뿔뿔이 흩어져 각자 제 살길을 찾아 가기 시작했고

나역시도 노가다 현장과 다른일을 구해보기도 했지만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때부터 나는 한동안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열심히 해도 안 되는구나’
‘세상이 다 그런 거구나’
그렇게 좌절했다.


그렇게 나는 실직자가 되었지만, 회사의 대리점 중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지방 대리점에서 운이 좋게 근근이 업무를 하며 잠시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지만, 생활이 녹녹지 않았고 잠시 일을 할 수 있을 뿐이지

지속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임시직으로 지내게 되었다.


하지만 얼마 후 그 절망의 터널 속에서

다시 내게 다가온 기회, 그건 아주 작고, 하지만 내 모든 것을 걸게 되는
‘두번째 기적’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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