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에 있으면서 마음이 아픈 아이들을 많이 본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도 보게 된다.
디지털이 주는 편리함과 즐거움이 아날로그가 주는 정과 온기를 대신한 것은 아닐까 싶다.
교사가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아이들은 마음의 상태를 언어로 잘 표현하지 못한다.
많은 아이들이 마음이 아프면 몸이 아프다.
두통, 복통, 자해로 인한 피부질환…
하루에도 몇 장씩 쌓이는 결석계, 조퇴증, 보건실 입실증을 보며 문득 강아지가 출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 잠깐씩 할머니 집에 맡겨지고 나면 하루가 너무 길고 무료했다.
할머니는 밭일을 가시고, 나는 할머니가 밥때 되어 올 때까지 집에 있어야 했다.
나이가 나의 3배 이상 많았을 메리는 그런 나를 돌보아주었다.
어릴 때는 내가 메리랑 놀아준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고 보니 새끼를 키운 적이 많은 베테랑 엄마 메리가 작고 어린 생명체를 다치지 않게, 심심하지 않게 잘 놀아주었던 것 같다.
학교에 심리치료견이 출근을 하면 학교 분위기가 훨씬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통제된 환경에서 위클래스와 연계하여 강아지와 함께 하는 심리치료를 하면 아이들의 경우 눈에 띄게 상태가 좋아지고 학교 오는 것이 즐거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었다.
아직까지의 AI는 온기를 대신하지는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놈의 대입 대입, 생기부 생기부 하는 학교 말고 조금 더 따듯하고 정이 있는 공동체로서의 학교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