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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태진 Jul 07. 2023

협상의 ABC: 피자(혹은 파이) 나눠먹기

2023년 7월 7일 (금요일), 장맛비

1. 최근에 외부교육을 받고 돌아온 직원과 커피 한잔 하며 수다를 떨었다. 사업개발과 협상에 관한 교육이었는데, 참가한 10개의 분임조 중에서 자신이 속했던 조가 최우수상을 받았다며 잔뜩 신이 나서 이야기하기에 나도 덩달아 에너지가 뿜뿜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교육을 통해 어떤 점을 배웠는지 물었더니 내놓는 대답이 너무 똑 부러져서 흐뭇하고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2. 대학원 과정에서 협상학을 처음 들었던 때가 생각났다. 제품의 원료로 사용하는 특수한 식물을 사야 하는 상황을 가정해서 학우들과 협상을 해야 했다. 우리는 어떻게든 식물을 서로 더 많이 차지하려고 거의 아귀다툼을 벌였는데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은 나는 그 식물의 잎부위만 필요했던 반면, 상대방은 뿌리부위가 필요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들 어떻게든 ‘이기려는’ 마음에 사로잡혀있다 보니 상대방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찬찬히 파악하는 것을 간과했고 그 결과 모두에게 더 좋은 방안이 있음에도 그런 방안을 도출하는데 실패했었다.


3. ‘협상’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본능적으로 ‘경쟁’이나 ‘대결’ 같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많은 경우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은 상대방의 것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소위 ‘파이의 크기‘를 키워서 공동의 이익을 더 늘리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으려면 나의 표면적인 입장(positions)에만 꽂혀있지 말고 상대방과 나의 숨은 관심사(interests)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진심을 파악하기 위해 마음을 열고 귀 기울여 듣다 보면 생각지 못했던 좋은 아이디어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4. 오후에는 대전지역 내의 연구자, 투자자, 기업관계자 등이 모여서 피자 한 조각씩 나눠먹으며 여러 가지 관심사에 대해 자유롭게 지식과 의견을 나누는 행사에 다녀왔다. 몇 사람 안 만났는데도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런저런 질문도 하다 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생겨난다. 들고 있던 피자 조각이 더 커진 느낌이다. :-)


https://brunch.co.kr/@taejin-ha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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