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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픽션도 전략이 필요하다: AI와 함께 기획서부터

by Rumierumie

디자인 픽션 이야기의 글감을 마구마구 생각하다 보면, 가끔 이런 질문이 생긴다.


이야기는 그냥 쓰면 되는 거 아냐?


잠깐. 신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전에 전략적인 설계부터 시작하자.


출간기획서부터 써보자.

콘텐츠를 기획할 때 쓰는 1페이지짜리 전략 기획서. 그 안에는 장르, 타겟 독자, 메시지, 세계관, 핵심 갈등 구조 같은 것들이 담긴다.

누구를 위해 이 이야기를 쓰는지, 어떤 감정과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지, 그리고 이 이야기가 지금 왜 필요한지를 짚어보는 문서다.


기획은 익숙한 방식에서 시작하자

나에게 기획서 작성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브런치북과 출간 도서 2권을 집필할 때, 가장 먼저 작성한 문서는 1장짜리 기획서였다.

<한 걸음씩 따라 하는 NFT 아트> - https://m.yes24.com/goods/detail/109860207

<현장 밀착, 피그마로 협업하기> - https://m.yes24.com/goods/detail/124587402


이 두 책도 모두 기획서로 시작했다. 글의 방향을 잡고, 독자와 만나는 방법을 상상해 본 결과물이다.


디자인 픽션도 마찬가지다. 미래를 상상하는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닿으려면, 글을 읽는 사람의 마음까지 건너가는 다리가 필요하다. 기획서는 글과 사람의 마음을 잇는 다리를 미리 그려보는 작업이다.


만약 기획서를 작성하는 이유나, 방법이 궁금하다면 도서 2002년에 출판된, <The One-Page Proposal*> 책을 추천한다. 1장짜리 사업 기획서를 쓰는 방법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한 책인데, 사업 투자하고 추진하기 위해 문서를 작성하는 것과 출간 기획서의 비슷한 점을 많이 찾을 수 있다.


AI와 함께 기획서를 쓴다는 것

기획 과정에서, 챗GPT와 함께 브레인스토밍을 하면 꽤 든든하다. 아이디어를 빠르게 구조화하고, 비슷한 콘텐츠와의 차별점을 분석하며, 이야기의 사회적 맥락도 함께 검토할 수 있다. 러프한 수준의 글감을 준비한 후, 아래 질문들을 던지며 구체적인 사항들을 정해보자:

어떤 독자를 타겟으로 할까?

지금 어떤 주제가 사람들의 공감을 끌고 있을까?

이 이야기를 어디에 어떻게 제안하면 좋을까?

이야기를 4~5파트로 나눈다면 어떤 구조가 적절할까?


이런 질문을 AI와 함께 탐색한다는 건, 단순한 보조를 넘어서 콘텐츠 전략 파트너와 기획 회의를 진행하는 느낌에 가깝다. 거칠게 구상했던 아이디어가, 챗GPT를 통해 기획서에 담을 리서치를 통해서 더더욱 구체적인 이야기로 거듭난달까?


그리고 언젠가 넷플릭스로?

픽션이라도 전략이 필요하다. 꿈이 크다면 더더욱 그렇다. 언젠가 이 이야기들이 넷플릭스 콘텐츠 담당자의 눈에 띄어서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길 꿈꾼다. 뭐, 농담 반 진담 반이지만—꿈은 클수록 좋다니까?

넷플릭스는 보통 크리에이터의 기획을 직접 받는 일이 없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Stranger Things는 더퍼 브라더스가 20페이지 분량의 피치 데크*로 넷플릭스에 제안해 시즌 전체 제작을 따냈고,

You는 초반엔 다른 플랫폼에서 시작했지만, 넷플릭스에서 흥행작으로 부활했다.

*출처: https://www.masterclass.com/articles/stranger-things-pitch


더퍼 브라더스의 Stranger Things Bible 피치 자료는 시각적으로 톤, 캐릭터, 감정선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작성해서 넷플릭스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기획서에서 핵심적으로 전달한 내용은 5가지; 비주얼 톤, 캐릭터 소개 (동기와 갈등), 세계관 설정(upside-down차원 구조), 에피소드 구조, 감정 설계. 기초가 탄탄한 핵심 요소를, 전통적인 슬라이드형 기획서가 아닌, 감성을 자극하는 직관적인 룩북 스타일로 제안한 게 큰 도움이 되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 :)



오늘은 기획서 한 장부터

이야기를 쓰는 사람의 꿈은, 기획서 한 장으로부터 시작될 수도 있다.

오늘은 이야기 대신, 그 이야기가 나아갈 방향부터 설계해 보는 건 어떨까? 설계부터 이야기 쓰기까지, 잘 빚어내다보면 언젠가 읽는 사람 마음에 닿을 거다.

그리고… 혹시 모를 넷플릭스 콘텐츠 담당자의 마음까지도?



보고 계시나요?

디어 넷플릭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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