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할게, 내 친구 소화전이야

우리 가게 앞 소화전이 제일 예쁘고 귀여워

by 심동

큰 이모는 손님이 단팥죽을 주문하면 즉석에서 완성시키는 업무를 맡고 계신다. 이모의 자리 앞에는 바깥 풍경이 살짝 보이는 작은 창이 하나 있는데, 그 너머로는 알록달록한 색으로 옷을 입은 소화전 하나가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볼에는 발그레한 분홍색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어, 한눈에 봐도 귀엽다는 말이 절로 나올만한 모습이다.


이 거리에는 그런 소화전이 여럿 줄지어 서 있지만, 큰 이모는 우리 가게 앞에 놓인 그 소화전을 얘기하실 때마다 꼭 이렇게 덧붙이신다. “이 길 위에선 얘가 제일 귀엽지 않니?” 그 말을 할 때면 이모는 꼭 아이처럼 눈을 반짝이며 웃으신다. 오래 바라본 눈빛엔 애정이 스며 있고, 그 웃음엔 장난기보다 다정함이 먼저 배어 있었다.


그 말을 듣고 난 뒤로 나도 출퇴근길마다 소화전들을 하나하나 눈여겨보게 됐다. 신기하게도 소화전들도 제각기 생김새가 다르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크기도 색도, 낡음 정도도 조금씩 달랐다. 그중에서도 이상하게, 우리 가게 앞 소화전이 가장 귀엽게 느껴졌다. 그렇게 괜히 마음이 더 가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큰 이모는 단팥죽을 저으며 틈틈이 창밖을 바라보신다. 그러다 소화전과 눈이라도 마주친 듯 미소를 짓는데, 그 순간의 이모는 마치 소화전이 살아 있는 친구인 것처럼 다정해 보인다. 가끔은 그런 이모의 모습에서,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이 느껴지곤 한다. 작은 것에 마음을 기울이고, 무심히 지나칠 풍경을 하루에도 몇 번씩 다시 바라보며 웃는 마음. 그건 아마, 이모가 세상을 얼마나 따뜻하게 바라보는 사람인지를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이모의 그런 마음이 부러워졌다. 바쁘고 고단한 일상 속에서도, 작고 소중한 마음을 잊지 않으려는 그 방식이. 그래서 가끔 나도 창밖을 보며, 그 작은 소화전을 따라 바라보다가 문득 미소를 짓게 된다. 이모처럼, 세상을 조금 더 다정하게 바라보고 싶은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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