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마당에 열린 오디파티
단팥죽집 뒤편엔 작은 카페가 하나 있다. 귀여운 사장님들이 직접 고른 소품들로 채운 공간이라 그런지,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을 만큼 감성이 가득하다. 여름이 다가오면, 그 카페 옆 오디나무에도 작은 변화가 찾아온다. 이모는 가끔 뒷마당으로 나가, 물건을 정리하며 슬쩍 오디나무를 살피곤 하셨다. 나뭇잎 사이로 작은 열매가 맺혔나, 가지가 조금은 더 자랐나. 하루하루 자라나는 나무를 바라보며, 그 성장에 마음을 기울이는 이모의 모습은, 나에게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매일 지나치는 풍경 안에도 누군가는 이렇게 애정을 담고 있구나 싶었다.
5월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열매가 드문드문 보이더니 며칠 새 나무 가득 검붉은 열매로 채워졌다. 그날, 이모는 소녀처럼 들뜬 목소리로 "그릇 좀 가져와봐!" 하시더니, 금세 손수 한가득 따오셨다. 별 기대 없이 입에 넣은 오디는 생각보다 훨씬 달콤했고, 입안 가득 여름의 향기가 퍼졌다.
그제야 알게 됐다. 이 오디는 단팥죽집의 숨겨진 별미이자, 이모들의 은밀한 간식이라는 걸. 누군가에겐 별것 아닐 수 있지만, 그 순간 나에게는 참 특별한 여름의 기억이 되었다.
바쁘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도, 때때로 숨을 고르고 주변을 바라보는 일. 그 느릿한 시간 속에서야 비로소 발견되는 것들이 있다. 익숙한 풍경 속에서 다름을 찾고, 그 안에서 따뜻함을 발견하는, 나도 이제는 그런 여유를 알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