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데이 정책발언대(2024.8.7.)
“교직원이 16명인데, 학생이 13명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농촌지역 면 단위에 있는 모 중학교의 현실이다. 40여 년 전에는 900명 수준이던 학생 수가 이제 13명이 됐다. 교직원 수보다 학생 수가 더 적다. 교실, 체육관, 과학실 등 과도한 잉여 인프라를 갖고 있다. 이런 학교는 전국에 널려있다. 폐교냐, 유지냐 하는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지방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앞에서 사례로 든 면의 전체인구는 1980년 1만 1000명이었으나, 현재는 8000명이 감소한 3300여 명이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48.1%로 전국 평균(19.1%) 보다 훨씬 높다. 머지않아 고령인구가 될 50대와 60대 초반 인구도 27.4%나 된다. 반면, 주된 출산 연령대인 20대와 30대 여성은 3.8%밖에 안 된다. 향후 전개될 이곳의 전망은 암울하다. 고령인구는 빠르게 늘어나지만, 아이들은 태어나지 않는 지역이 될 것이다. 영호남과 강원지역의 농어촌 대부분이 이런 상황으로 보면 된다. 지속적인 저출생과 농어촌 인구의 도시지역 이주로 발생한 현상이다. 아직도 인구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가속화하고 있다. 전체인구 중 수도권 인구 비중은 1980년 35.5%였으나, 2023년에는 50.7%로 확대됐다.
지방의 농어촌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
첫째, 외부로부터 인구유입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인구구조하에서 자생적으로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하기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국내 다른 지역에서의 유입과 외국으로부터의 유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국내유입을 위해서는 농어촌 지역의 생활환경 개선 및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유인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외국인의 귀화를 통한 이민을 모색해야 한다. 외국인을 근로자로 유치하는 수준을 넘어 국적을 부여해 우리 국민으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초저출생으로 노동력이 급격히 부족해지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외국인들이 농어촌 지역에 주민으로 정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들이 농어촌에 정착한다면 경작인력과 학생 등의 부족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초저출생 문제를 완화하는 방안이다. 근본적으로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출생아 수를 늘려야 한다. 각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저출생 극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국가와 지자체, 그리고 주민까지 협력해야 한다.
셋째, 인구감소에 적응하기 위한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교직원 숫자보다 적은 학생이 있는 학교는 통폐합 추진, 공동교육과정 운영, 초중고 통합학교 모색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지자체 체계도 지금과 같은 시·군·구 228개, 읍·면·동 3573개 체제로는 줄어드는 인구 상황에서 유지가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전국에 82개 군 중 인구가 3만 명 미만인 군이 20개나 되고, 인구소멸위험 읍·면·동은 57.7%나 된다. 교통통신의 발달과 인구를 고려해 통폐합하거나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해야 할 시기이다.
넷째, 중앙정부의 재정지원 체계도 크게 바꿔야 한다. 지자체의 재정자립도 평균은 44.5% 이지만 10% 이하인 기초지자체가 44개나 된다. 재정자립을 개선할 물적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 단순히 국세를 지방세로 전환해서는 물적 기반이 취약한 지자체에 개선 효과가 낮다. 생산연령인구가 집중돼 있는 지역의 재원을 활용해 취약지역으로 추가 배분하는 방안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또한 초·중·고 교육 재원으로만 쓰고 있는 교육특별회계를 저출생 극복 재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인구특별회계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초저출생과 더불어 인구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을 구해야 하는 절박한 시기에 서 있다.
# 이 글은 2024년 8월 27일 이투데이의 정책발언대에 기고한 기고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