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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우 Jun 13. 2024

입시 미술을 시작하다.

1년 만에 다시 잡는 붓

 2024년 4월, 평소에 다니던 병원의 심리 상담사 선생님께서 말하셨다. 

 "민우씨는 좋아하는 게 뭐에요?" 

 그림이요. 라고 마음 속으로 대답했다.

 

 고3때, 입시 미술을 하다 찾아온 발작. 그 병때문에 난 1년 동안 방황했다. 재수도 실패하고 친구들도 떠나가고. 뭣 하나 제대로 풀리는 일이 없었고 난 한국방송통신대에 기어들어가다시피 했다. 어떻게든 찾아낸 돌파구. 그러나 동년배가 없다는 것에 또 마음이 꼬여 난 방황의 전깃줄이 다시 연결되었고 공부도 하지 않고 놀았다. 알바도 몇 주 하다가 그만두는 둥 뭐 하고 싶은 게 없었다. 21살이 되어도 난 어린애였다.


 그러다 찾아온 심리 상담사 선생님의 질문과 나의 대답. 그림. 지금까지 꾸준히 난 그림을 그려왔다. 그게 못났든 잘났든. 별 볼 것 없는 나를 표출할 수 있는 수단은 그림이었고 나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 또한 그림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림 그 자체가 좋았다. 거창한 이유를 덧붙일 필요는 없다. 그림이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고민이 하나 들었다.

 '입시 미술을 다시 시작해볼까?'


 내 건강은 차츰 나아졌고 이제 그림도 마음껏 그린다. 공황발작은 이번 년도 들어 한 번도 온 적이 없고 약도 몇 번 깜빡해도 그냥 일상생활이 잘 될 정도이다. 1년 동안의 방황에서 좋은 점을 찾는다면 마음의 안정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많이 호전되었기에 난 바로 원래 다니던 입시 미술 학원 선생님께 전화를 해보았다.  

"할 수 있을까요?" "해 봐." 난 그 길로 바로 학원에 등록했다. 


 그때는 아버지와 막 싸우고 난 후라서 난 부모님에 대한 반항심때문에 학원에 등록한 것도 있었다. 아버지는 니 좇대로 하라면서 -진짜 이러셨다- 100만원을 나에게 주었고 난 그 100만원으로 학원을 들어갔다. 그리고 부모님께는 나중에 말씀드렸다. "저 미술학원 다닙니다." 안 죽은 게 용하다. 


 아무튼 그렇게 시작된 미술학원 생활. 그리고 미술학원 생활은 2개월 만에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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