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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 말고 달 May 30. 2024

대화의 기술 'take & give'!

학교 밖 청소년 상담기 / 모두가 잘 지내기 위한 대화법

  10대와 40대의 외로움 배틀의 승자는?

  10대의 외로움과 40~50대의 외로움이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요? 정답은 '더 외로운 사람이 이긴다!'입니다. 1차전에서는 40~50대의 외로움이 이깁니다. 부모 세대가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로서 법적 권리와 경제적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많이 약해지긴 했지만 부모에 대한 존경과 복종이라는 전통문화도 일부 남아 있고, 심리적 연결과 정서적 의존 관계도 자연스럽게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배경이 됩니다. 그러나, 최종 승자는 더 외로운 사람입니다. 요즘은 10대가 이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10대가 이기게 되는 이유는 더 아프고 더 외롭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포기하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2년 10대의 사망 원인 1위는 고의적 자해(자살)로 사망원인의 42.3%나 됩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저에게 바라는 것은 진학 상담이 대부분이지만 일 년 동안 상담하다 보면 몇 명의 청소년들은 깊은 속내를 털어놓기도 합니다. 그들은 매우 다양한 원인으로 학업을 중단합니다. 학업 스트레스, 우울과 불안의 심리적 문제, 학교 폭력과 친구 관계 문제, 학교 부적응, 비행 문제, 부모 이혼, 경제적 어려움, 가족 갈등 등이 있습니다. 특히 여러 요인이 가족 간의 갈등으로 증폭된 경우에는 관계도 나빠지고 문제의 심각성도 훨씬 더 커집니다. 무엇이 방아쇠 역할을 했는지 쉽게 찾을 수는 있는 경우도 있지만 갈등이 너무 커지고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버린 경우에는 어디에서부터 매듭을 풀어야 할지 대답해 주기가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아직 10대인데 너무 아프고 너무 외롭습니다.

  20~30대의 외로움과 노년층의 외로움은 최근의 선거철을 보면 각종 다양한 공약과 정책으로 반영됩니다. 청년층은 투표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지 결정하지 못했거나 바꿀 생각이 있는 부동층이 많은 계층이기에 표를 공략하기 위해서이고, 노년층은 인구 비중도 증가하고 있고 홀대했을 경우 비도덕적이라는 프레임에 갇히기 쉽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40~50대의 외로움은 가정 내에서는 법적 권한과 경제력으로, 사회적으로 주류 세력의 지위와 문화 등으로 일부 해소됩니다. 그런데, 10대는 무엇으로 해소할 수 있나요? 그 누구도 그들의 아픔과 외로움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미성년자이기에 돌봄, 양육, 교육의 대상으로 취급되기 일쑤입니다. 당연히 투표권도 없고요. 그러니 10대는 생존을 내걸고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사교육, 푸드, 뷰티, 의류, IT 디바이스 및 서비스, 미디어 등의 산업에서만 관심을 가집니다.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게 우리의 민낯입니다.


  '사랑합니다' 비밀

   제가 사는 지역의 시내버스 카드 단말기에서는 이런 인사말이 나옵니다.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환승입니다'. 저는 버스에 탈 때마다 항상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받습니다. 어느 날 문득 인사말이 왜 달라질까 하는 호기심이 생겨서 유심히 관찰했고 답을 알아냈습니다. 어린이는 '안녕하세요', 청소년은 '반갑습니다', 무임승차 혜택 대상에 해당하는 어르신은 '사랑합니다', 그리고 성인 요금을 지불하는 사람은 '감사합니다'였습니다.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 2010~2022년 자료를 보면 유소년층, 청장년층에 비해 노년층 자살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의 노년층도 외롭습니다. 은퇴, 가족 및 친구의 사망, 전통적 가족관의 해체 등으로 사회적 고립감은 심화되고 건강 문제, 경제적 문제 등으로 스트레스는 커집니다. 사회적 지원과 지지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시내버스 어르신 무임승차 제도가 시작되면서 '사랑합니다'라는 인사말이 새로 추가되었습니다. 안내 멘트가 연령대별로 다른 것은 부정승차 방지 목적 때문이라고 합니다. 정말로 사랑해서인지, 경로우대의 전통적 가치관 때문인지, 부정승차 방지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듣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득 저도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나에게는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 거지?, 왜 나는 환영받지 못하는 거지?, 왜 모두들 나에게는 돈만 내라는 거지? 나는 돈만 내면 되는 역할인 것인가?.'라는 불만이 생겼습니다. 할인 없이 모든 요금을 다 지불했으니 감사 인사는 당연한 것 같긴 합니다. 그래도 '사랑합니다'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환영합니다'라고 환대를 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0~50대의 부모들도 외롭습니다. 제가 태어난 해의 출생 인구는 100만 명이 넘습니다! 당연히 치열한 입시경쟁과 직장 생활을 해 왔고, 오지 농촌에서 태어난 저는 농경문화, 산업 사회, IMF 외환위기,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살아왔습니다. 부모로부터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자란 세대는 아닙니다. 끼인 세대, 잊힌 세대, 외로운 세대입니다. 우리도 사랑받고 싶습니다. 2003년 이후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모든 세대가 외롭고 힘이 듭니다. 유소년층, 청장년층, 노년층 할 것 없이 모든 세대가 최대한 환영과 환대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내 가족처럼 편안하게 모시겠습니다.' 버스에서 내릴 때 보니 하차문에 이런 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대중교통, 여행, 식당 및 숙박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 이런 안내 문구를 가끔 보게 됩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이런 말들이 싫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남보다 못한 가족도 있다고, 그러니 이런 광고 문구를 보면 불편해진다고 합니다. 그냥 돈 낸 만큼만 제대로 서비스받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내가 낳았으니 내가 제일 잘 안다고, 내 자식이니 내 마음대로 한다는 최악의 관계도 많이 보았습니다. 차라리 남이 더 나을 수도, 남처럼 대하는 게 더 나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우리는 남의 이목을 생각하면 더 관대한 시선과 태도를 가집니다. 고객의 욕구를 살피고, 불편함이 없도록 해주고, 함부로 간섭하거나 억압하지도 않습니다. 마음이 아픈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우리 모두에게는 때로는 고객과의 관계가 더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어쩌면 그게 '사랑합니다' 보다 훨씬 더 낫습니다. 


  교사는 미워하면  됩니까?

  교육통계서비스(https://kess.kedi.re.kr/)의 <2023년 교육통계분석자료집-유초중등교육통계 편>에는 '연도별 학교급별 퇴직사유별 퇴직 교원 비율(2005~2022, 학년도)'이 있습니다. 이 자료에서 명예퇴직률(전년도 교원수 대비 명예퇴직 비율, %)을 보면 2005년 초등학교 0.2, 중학교 0.2, 고등학교 0.3에서 2022년 초등학교 1.2, 중학교 2.4, 고등학교 2.0으로 해마다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방학도 있고, 공무원 연금도 받고, 안정적이라는 교사들은 왜 정년퇴직을 하지 않고 대부분 명예퇴직 형태로 직장을 그만두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그만큼 힘이 들고 외롭기 때문입니다. 김현수 교수의 <선생님, 오늘도 무사히!>에는 교직생활의 어려움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오늘날 학교에는 상처투성이 교사, 소진과 트라우마에 빠진 교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요즘 교사는 교육 노동이 아니라 복잡 노동과 감정 노동에 더 혹사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무한경쟁과 핵가족화로 복지와 돌봄의 기능은 가정과 사회에서 학교로 전가됩니다. 관료제와 결합한 공교육시스템은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각종 새로운 업무와 복지, 안전, 생활교육 등 복잡한 매뉴얼, 지침, 관련 업무를 양산합니다. 미국의 '헬리콥터 부모', 일본의 '괴물 부모', 중국의 '소황제 증후군' 등이 우리 사회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학부모의 각종 민원과 과도한 간섭이 쏟아집니다. 최첨단 AI 네이티브 세대인 '알파 세대'의 청소년, 공부 상처로 만신창이가 된 무기력과 결핍의 아이들을 매일 만납니다. 교사는 관계 스트레스, 공감 피로 속에서 감정을 다치고 번아웃이 됩니다.

  예전 교사 생활이 좋았다고 말하는 선배 교사들이 있습니다. 가르치는 재미가 있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학교에서의 배움이 유일한 '배움'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연히 학교와 교사의 가르침은 중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학원과 과외에서 미리 배워 오거나, 낮은 성적과 정서 심리적 문제 등으로 배울 동기가 없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가르침'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배움을 원하지 않는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너무도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복잡 노동과 감정 노동에 지치고 상처받은 교사는 화가 납니다. 교사는 도덕적 의무와 교육적 책임이 더 요구되는 직업입니다. 화는 나는데 표현하지 않으니 속으로 골병이 들어갑니다. <선생님, 오늘도 무사히!>에는 "교사는 미워하면 안 됩니까?"라는 현장 교사의 물음이 있습니다. 저도 너무 공감하는 질문이긴 한데 섣불리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던 질문입니다. 김현수 교수는 교사도 인간이기에 미움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학교 내에서 미움을 처리하는 방식은 달라야 한다고 말합니다. 교사는 의도를 가지고 '화'를 사용해야 하고, 그 '분노'는 교육적임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교사는 참 힘이 드는 직업입니다. 요즘 교사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능력 중에 하나는 '회복탄력성'입니다. 교육 노동은 기본이고, 복잡 노동과 감정 노동에 잘 견디기 위해서는 회복탄력성이 높은 지 확인하고 난 뒤에 교사를 직업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교사, 상담가, 성직자와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번아웃이 많다고 합니다. 소진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교직생활이 되기 위해서는 잘 비우고 잘 채우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교사의 직무특성과 직무능력이 달라졌습니다. 교사가 되고 싶은 청소년이 있다면, 자녀가 교사가 되겠다고 한다면 공부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변화된 직무환경에 적합한 지를 스스로 확인하거나 눈여겨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저도 흑역사가 있습니다. 다치지 않기 위해 차가워지는 것보다 학생들의 꿈과 열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뜨거움을 선택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수한 성과도 있었고 좋은 인연도 생겼지만, 인지, 감정, 행동 조절이 정교하지 못해 상처를 준 적도 많았습니다. 교사는 최선을 다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순간의 실수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 한순간이 어쩌면 그 학생에게는 '기적처럼 살고 있는', '전심전력으로 이륙하는' 순간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교사도 성장하는 존재이니 노력하는 자세도 같이 봐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만났던 전체 시간으로 교사를 평가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혹 저에게 받은 상처가 있다면 빨리 훌훌 털고 잘 이륙하기를, 더 많이 성장하고 더 많이 행복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훌륭한 교사의 조건 3가지

  가장 훌륭한 교사는 어떤 교사일까요? 교직 현장에서 하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첫째, 결혼을 해야 한다. 둘째, 자녀가 있어야 한다. 셋째, 그 자녀가 공부를 못해야 한다.'입니다. 이것이 가장 훌륭한 교사의 조건 3가지입니다. 교수 능력이 뛰어난 교사, 생활 지도 능력이 뛰어난 교사, 학생을 잘 이해하는 교사, 모두 훌륭한 교사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학생을 잘 이해하고 대응하는 교사가 더 중요해지는 시대입니다. 스트레스와 우울이 만연한 사회입니다. 치유하거나 해소할 수 없어 전염병처럼 자살과 자해가 퍼집니다. 학생들의 특성과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교육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베스트셀러가 있습니다. 도서명 자체가 명문장입니다. 남녀의 차이를 너무 잘 보여줍니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할 때 지속 가능한 사랑이 있음을 알려주는 명저입니다. 일단 연애나 결혼을 하면 화성과 금성 사이의 거리만큼 세상을 이해하게 됩니다. 설령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사람 사이에는 그만큼 거리가 있음을 알게 해 줍니다. 결혼 생활은 직장 생활에서 관리자, 동료 교사, 학생, 학부모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혀 줍니다. 남녀의 거리가 화성과 금성 사이라면 부모와 자녀와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요? 지구에서 25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은하인 안드로메다까지의 거리입니다. 외로움에 지쳐버린 학생들은 때로는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빛조차 탈출할 수 없는 블랙홀이 되기도 합니다. 그 마음이 어떨지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로 아프고 힘이 듭니다.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 키우고, 그 자녀가 공부를 못할 때에 교사는 비로소 훌륭한 교사의 조건을 갖추게 된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할 소중한 경험 자산이 생기는 것입니다. 공감과 이해의 중요성에 대한 현실감 있는 은유입니다. 

  우리 집 아이는 왜 이렇게 무기력할까요? 우리 학교 학생은 왜 이토록 힘들어할까요? 학생이 더 잘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공감과 이해가 먼저입니다. 교사는 자신의 교육 능력을 과신하지 않아야 하며, 부모는 자녀에 대한 이해도를 과신하지 않아야 합니다. 과신, 불안, 조급함, 욕심을 내려놓고 속도를 줄여야 합니다. 속도를 줄이면 안 보이던 것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모두가  지내기 위한 대화법 

  2003년 이후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통계청(www.kostat.go.kr/)에서 '2022년 사망원인 통계 결과'를 보면, 10대에서 80대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자살률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특히 80대 이상에서 급격히 높아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10~30대의 사망 원인 1순위는 고의적 자해(자살)로 나타났습니다.

  모두가 힘들고, 모두가 외로운 세상입니다. 과도한 경쟁 시스템과 부족한 사회 안전망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변혁이 있어야 합니다. 실수를 인정하고 생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어지는 커다란 사회적 쟁점이 된 지 오래되었지만 집단 '인지 부조화'에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가 생각하는 방향과 실제 상황이 일치하지 않을 때에는 실수를 인정하고 생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사회는 그렇게 하지 않고 오히려 관련 정보를 받아들일 생각없이 차단하는 것 같습니다. 무감각하고 둔감에 스스로 빠지는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우리의 아이들을 지켜볼 때 더욱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대증 요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질병의 원인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증상을 가지고 이에 대응하여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사회구조적 원인도 같이 해결해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일단 급한 대로 진통제와 해열제가 필요합니다. 현장에서의 진통제와 해열제는 이해와 공감입니다. 진로 상담을 할 때 '관계'의 상처 때문에 힘들어하는 청소년을 많이 보았습니다. '관계'가 좋아지면 문제 해결도 훨씬 좋아집니다. 여기에서는 청소년 대화법을 기초로 모두가 잘 지내기 위한, 모두를 위한 대화법에 대해서 몇 가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김현수 교수는 '사춘기 마음을 통역해 드립니다'에서 사춘기 자녀를 대하는 7가지 핵심 조언으로 이해하기, 존중하기, 격려하기, 긍정으로 답하기, 추억 남기기, 가치 제시하기, 함께할 어른 만들기를 제시합니다. 고칠 것이 눈에 보이더라도 반사적으로 지적하지 않아야 합니다. 문제보다는 아이의 흥미에 초점을 맞추어 존중하고 대화해야 합니다. 참 어렵습니다. '부모가 부처입니까?' 볼 때마다 화가 치밀어 오르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하소연하시는 부모님들도 많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이고요. 다만 노력할 뿐입니다. 그게 부모이고 어른의 몫이니까요. 그리고 부모도 어른도 적절히 비우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쌓아둘 수만은 없으니까요. 

  <사춘기 마음을 통역해 드립니다>에는 청소년과의 관계를 어렵게 하는 대화법이 있습니다. 체크, 확인, 점검을 반복하는 '했냐, 안 했냐 형 대화', 아이의 의견이나 주장을 무시하는 '무시형 대화', 항상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고 지적하는 '올바름형 대화', 단점을 후벼 파는 '후벼 파기형 대화', 결론은 항상 공부 의무로 끝나는 '기승전 공부형 대화, '라떼'를 좋아하는 '꼰대- 훈계형 대화', 돈으로 환산해서 혼내고 지적하는 '돈 치환형 대화', 자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네 탓이다형 대화', 고장 난 경보기처럼 반복 잔소리를 하는 '반복 훈계형 대화', 이 모든 부정적 대화의 종합선물세트인 '부정적 대화 종합형'이 있습니다.

  <사춘기 마음을 통역해 드립니다>에는 유능하고 효과적인 사춘기 부모 대화법이 있습니다.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 들어주는 '전폭적인 경청 대화법', 미움을 사랑으로 바꾸어 내보내는 '미움사람 전환 대화법', 먼저 공감하고 후에 알아보는 '선공감법', 먼저 긍정하고 뒤에 조율하는 'Yes 대화법', 자녀의 힘들고 억울함을 먼저 듣고 편들어 주는 '자녀 편들어 주기 대화법', 빠른 단정이나 거부가 아닌 '생각해 보자 대화법', 힘든 것을 공감하고 수용하고 인정해 주는 '힘그괜 대화법'이 있습니다. 김현수 교수는 그중에서도 '힘들지? 그렇구나! 괜찮아!'로 구성된 '힘그괜 대화법'을 최고의 비법으로 추천합니다.

  마셜 로젠버그의 <비폭력 대화>는 비폭력 대화의 기법과 목적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비폭력 대화는 '관찰, 느낌, 욕구, 부탁'의 모델을 이용하여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과 타인의 말을 '공감'으로 듣는 것으로 구성됩니다. 비폭력대화는 자신의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나를 하소연하거나 상대방의 행동을 바꾸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연결'을 통해 관계를 개선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모두가 나아지고 평화롭고 행복해지는 게 목적입니다. 

  모두가 힘들고, 모두가 외롭고, 모두가 소진되고 탈진하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이해가 먼저입니다. 인간사 모든 문제는 관계에서 시작합니다. '오해' 때문에 갈등과 긴장이 시작됩니다. 잘 듣고 잘 말하는 게 중요합니다. 선물은 'give & take'이지만 대화는 'take & give'입니다. 대화는 기술이 아니라 삶 그 자체입니다.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서 우리는 조금 더 나은 대화를 연습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참고 자료]

공부상처, 김현수, 에듀니티, 2020.

비폭력 대화, 마셜 로젠버그, 한국NVC출판사. 2017.

사춘기 마음을 통역해 드립니다, 김현수, 교학사, 2023.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존 그레이, 동녘라이프, 2021.

통계청(www.kosta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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