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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 말고 달 Jun 06. 2024

도대체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

공부 생존법 이야기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모두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제각각 그 이유가 다르다.' 어디에서 많이 본 것 같지 않나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 나오는 유명한 첫 문장,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를 패러디했습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총균쇠>에서 가축화에 성공한 동물이 유라시아에 많이 분포했던 이유를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을 들어 설명합니다. 저자는 "우리는 성공을 쉽게 단일한 요소로 설명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요한 일에서 성공하려면 실패와 관련한 많은 요인을 피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각주 p258)

  도대체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요? 정답이 없는 문제입니다. 공부는  뮤지컬과 비슷합니다. 뮤지컬이 여러 예술적 요소가 모여 완성되는 종합 예술이듯이 공부도 여러 요소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고 창조니다.  따라서 성공 요인을 한두 가지로 단정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안나 카레니나 법칙'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즉, 공부 방해 요인, 학습 부진 요인을 찾아서 그것을 미리 예방하거나 고칠 수 있다면 그것이 답을 찾아내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입니다.


  김현수 교수의 <공부 상처> 이야기

  학습 부진 때문에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제각각 다양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삶의 목적이나 진로 목표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내적 동기가 부족한 경우,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이 낮은 경우, 생각, 마음, 행동의 관리나 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 효율적인 공부 기술이나 학습 방법이 없는 경우, 계획 수립과 시간 관리가 어려운 경우, 집중력이 부족하고 공부 방해 요인을 통제하지 못하는 경우, 공부 습관이 없고 노력이 부족한 경우, 자기 성찰이나 피드백 능력이 부족한 경우, 가정환경이 어려운 경우, 유전적인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 수면, 기상, 음식, 운동에서 건강한 생활 습관이 형성되지 않은 경우, 여러 복합적 이유로 학습 결손이 많은 경우 등 그 이유는 매우 다양했습니다.

  학교 안에서 해법을 찾기 위해 연수를 듣고 공부를 했지만 늘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인데 그 이유는 너무 인지적인 학습이론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학습 부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인지, 행동과 함께 정심리적 요인도 매우 중요합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을 만난 이후로 그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더 많이 공부하게 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만나게 된 책이 김현수 교수님의 <공부 상처>입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기분이었습니다! <공부 상처>에 나오는 몇 가지 학습 부진 이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마커스와 만델(Marcus&Mandel)의 이론이 있습니다. 마커스와 만델은 학습 부진 유형을 긴장을 잘하는 불안형, 게으른 무사태평형, 혼자만의 생각에 사로 잡혀 있는 정체성 추구형, 거짓말을 잘하는 반사회적 음모형, 무기력하고 우울한 우울형, 성질을 잘 내고 도전적인 반항형으로 구분하고 그 특징과 유형별 지도 요령에 대해 설명합니다.

  둘째, 김현수 교수님의 이론이 있습니다. 공부 상처의 유형과 증상을 7가지 유형으로 제시하고 지원 방안에 대해 설명합니다. 공부 상처 유형 7가지는 관계의 상처(공부 파업형), 돌봄의 상처(만성 학습경험 결핍형), 과잉의 상처(만성 학습피로 증후군), 역할의 상처(목표 결핍형), 노력의 상처(자신감 결핍형), 평가의 상처(기대 부담형), 실행의 상처(실행 결핍 증후군)입니다.

  셋째, 멜 레빈(Mel Levine)의 신경 발달 학습 이론이 있습니다. 멜 레빈은 주의력 조절계, 기억계, 언어계, 공간 정열계, 순서 정열계, 운동계, 고등 사고계, 사회성 사고계 등 8가지 신경계가 공동으로 작용할 때 학습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같은 매체, 엉터리 언어를 배우게 하는 유행가 가사, 단조롭게 반복하는 전자오락, 정신없는 집안 분위기, 밤에 잠을 안 자는 생활, 빽빽한 시간표, 과도한 시각적인 자극, 과다한 운동, 목적 없는 인터넷 서핑 등 말이 필요 없는 것들'은 8가지 신경계를 사용한 두뇌활동 기회를 뺏기 때문에 학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공부 상처>에는 공부 상처 유형별 지원 방안을 관계적 지원 및 학습적 지원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부 상처 원인 찾기, 공부 동기 강화 대화법, 공부 문화 친해지는 법, 아이의 특성에 맞는 공부 방법 찾기 등이 잘 안내되어 있습니다. 공부 상처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픈 교사와 학부모에게 강추합니다. 여기서는 김현수 교수의 공부 상처 상담 10단계만 더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상담은 (1) 공부 상처 들어주기→  (2) 공부 상처의 사연 함께 이해하기→ (3) 재미있는 것 가운데 더 열심히 잘할 만한 것 고르기→ (4) 제한된 시간에 공부 방법 배우기→ (5) 자기 칭찬하는 법 배우기→ (6) 목표 설정 및 시간 관리 배우기→ (7) 공부와 화해하기→ (8) 재미없는 것에 조금씩 도전해 보기→ (9) 자신의 꿈 찾기→ (10) 한 걸음씩 나아가기 순서로 진행됩니다.


  두드려라! 열릴 것이니. 두드림(DO Dream) 프로그램

  요즘 학교에서는 '학습 부진 학생', '느린 학습자'라는 용어보다는 '학습지원대상학생'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부진'이라는 부정적인 표현이 주는 낙인 효과를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김현수 교수의 <공부 상처>에는 '학습 부진아'라는 용어 대신에 '노력형(고군분투형) 학습자'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저는 이 글에서 이해를 돕기 위해 여러 표현을 섞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어떻게 학습 부진 학생을 위한 교육을 할까요? 학교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가정에서도, 학생 스스로도 어떻게 해야 공부를 더 잘할 수 있을지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중고등학교에서는 기초 기본 학력 향상을 위해 학습집중채움, 학습역량키움, 두드림 프로그램 등을 진행합니다. 여기에 1 수업 2 교사제, 학습지원튜터를 추가 운영하기도 합니다. 학교 내 부서인 교육연구부나 새로 편제된 기초학력지원부에서 운영합니다. 학교에서는 '학습대상학생 지원 협의회'를 구성하고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 교사의 학생 관찰 및 상담 결과를 바탕으로 학습지원대상학생을 선정해서 사업을 진행합니다. 첫째, 학습집중채움 프로그램은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규모 그룹 교과 보충 프로그램으로 학습 결손을 해결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학습 지원을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둘째, 학습역량키움 프로그램은 개별화 수업, 학습동기 향상 프로그램, 학습 방법 코칭을 통해서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을 향상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셋째, 두드림 프로그램은 학습동기 부족, 정서·행동 문제 등 복합적 요인으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다중지원대상학생에 대한 맞춤형 통합지원 프로그램입니다. 다중지원대상학생은 학습지원대상학생 중에서 돌봄, 학습, 심리 정서행동, 다문화 등의 복합적인 어려움을 지닌 학생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기초 기본 학력향상 프로그램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되는데, 이는 학습 부진 원인 진단에 따른 것입니다. 하나씩 참여해도 되지만, 학습지원대상학생의 학습 부진 원인이 복합적일 때는 다중지원대상자로 선정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권장합니다. 학습 부진의 원인이 한 가지가 아니라 복합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2024학년도에 '두드림 프로그램'을 맡아서 기초 기본 학력 향상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학교이다 보니 교사 부족으로 요청이 왔기도 하고, 제가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학교마다 프로그램 내용이 다르지만 우리 학교의 두드림 프로그램은 주로 정서, 심리, 진로 지원 프로그램으로 구성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첫째, '두드림 상담반'은 맞춤형 학습 클리닉으로 학습 부진 원인을 다각도로 파악하여 거기에 맞는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상담할 때는 진단 검사, 학습 유형 검사, 정서행동 특성검사,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대상, 건강 상태, 담임교사의 의견 등을 고려합니다. 둘째, '마음 챙김 학습전략 프로그램'이라는 집단상담프로그램은 1학년 다중지원대상학생을 위한 정심리 학습동기 향상 프로그램입니다. 8회기로 진행되는데 보드 게임, 놀이 활동, 통합 예술 활동을 통한 학교적응 및 학습동기 학습전략 향상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외부의 전문 상담가에게 의뢰해서 진행합니다. 셋째, '긍정 마인드 셋업 캠프'는 긍정 마인드 향상을 위한 심리 지원 프로그램으로 압화 액자 캘리 그라피 디자인 활동이 포함된 활동입니다. 넷째, '시간 드림 캠프'는 시간 관리 및 자기 관리를 위한 학업 역량 코칭 프로그램입니다. '긍정' 및 '시간' 프로그램은 1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합니다. 이처럼 1학년 프로그램이 많은 이유는 신입생들이 빠르고 완벽하게 중학교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선택과 집중 전략입니다. 다섯째, '사제동행 방학 교실'은 문화 결핍을 치유하기 위한 문화예술체험프로그램으로 방학기간에 영화, 공연, 미술 관람 등으로 정서 함양, 또래 관계 개선, 문화 결손 방지, 긍정 정서 함양, 방학 중 방임 방지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섯째, '진로와 미래를 잇다' 및 '내 꿈에 날개 달기' 프로그램은 진로지원 프로그램입니다. 반려식물 키우기, ESG 메이커 활동, 교과연계 진로체험프로그램으로 구성했습니다. 일곱째, 사례관리 회의와 학부모 상담 및 교육도 진행합니다. 작년에는 AI 학습지원 플랫폼에 소통방을 만들고 여러 가지 진로진학정보를 올리고 온라인 상담도 병행했는데, 작은 학교에서는 대면상담이 가장 효율적인 것 같아 요즘은 주로 대면상담 위주로 진행합니다.

  상담과 프로그램 참여는 일단 라포르 형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위로와 공감의 따뜻한 말 한마디도 중요하지만 작은 선물  즉, 과자와 음료수를 많이 준비합니다. 업무가 많은데도 굳이 두드림 프로그램을 맡은 이유가 사실 이것 때문이기도 합니다. 진로상담실에 배정된 학생 간식 예산은 늘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학생들 간식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매점이 없는  학교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두드림은 공부 상처가 있는 학생들이 주로 참여하기에 학생들에게 선호도 조사합니다. 진로체험 프로그램은 가능하면 좋아하는 것, 재료비 때문에 평소에 하기 어려웠던 것 위주로 편성해서 진행합니다. 요즘은 제과제빵, 바리스타, 요리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습니다. 최근에 '마카롱 만들기'를 했습니다. 베이킹 프로그램에는 만들기, 포장하기, 사진 찍기, 좋은 냄새, 먹기 등이 모두 있습니다. 촉각, 시각, 청각, 후각, 미각 등 여러 감각을 사용하니 다양한 자극을 줄 수 있고, 성공 경험도 맛볼 수 있고, 어울릴 수 있고, 재미가 있 즐겁게 활동합니다.


  최적의 답은 개별화 교육이다!

  2020년에 중학교에서 특수교육 업무를 1년 동안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통합학급에 소속된 특수교육대상학생이 4명 있었지만 학교에는 여건상 특수교육대상학생을 위한 도움실과 특수교사가 없었습니다. 특수학교에 가는 모든 공문을 똑같이 접수하고 처리했습니다. 매주 2~3차례 정도 수업을 위해 방문하는 순회교사 위해 특별실을 빌리고 학생들을 데려오기도 하는 등 수업을 지원하고 개별화교육 계획서도 작성했습니다. 일반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개별화 교육의 중요성과 장점을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개별화 교육은 학습자의 수준, 선호도를 고려해서 학습 속도, 학습량과 수준을 조절하는 가장 효과적인 학습 방법입니다. 교육 성과도 높고,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자기 효능감은 특정 상황에서  적절한 행동을 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신념이나 기대감입니다. 자기 효능감은 진로와 공부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두드림 프로그램은 공부 생존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개별화 교육'에 따른 다중 지원입니다. 얼마나 개인의 어려움과 특성에 맞게 통합적으로 잘 지원하느냐, 꾸준히 잘 참여하게 하느냐가 프로그램의 성공여부를 결정합니다. 가장 훌륭한 의사는 진단을 잘하는 의사입니다. 치료가 아니라 진단이 먼저입니다. 일반적인 치료법이 통하지 않는다면 개별화 원칙에 맞는 치료법, 통합적인 치료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학습지원대상학생을 돕기 위해서 교사와 부모는 개별화 교육 원칙에 따라 학습 부진 요인 파악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지원해야 합니다. 먼저 학생의 부진요인과 특성을 파악하고 마음을 이해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그리고 개인별로 가장 적합한 도움을 적절히 지원해야 합니다. 진로에서 롤 모델 따라 하기는 꽤 효과 있는 전략이지만 학습에서 무작정 상위권 공부 따라 하기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학습에는 매우 다양한 실패 요인과 성공 요인이 작용합니다. 몇 가지 사례나 경험만을 가지고 섣불리 판단하면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개별화 교육의 원칙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최적의 답은 개별화 교육입니다.

  <공부 상처>에는 학습 부진 내담자에 대한 상담자의 상담 시작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청소년 상담가 론 타펄(Ron Tafel)은 문제 중심, 문제 지향 상담은 아이의 참여도를 떨어뜨린다고 했다. 먼저 자신을 즐겁게 하는 것, 행복하게 해 주는 것, 재미있어하는 것부터 묻고 난 뒤에 힘든 게 무엇이지 물으라고 한다. 즉, 흥미가 있는 것을 먼저 묻고, 고민은 나중에 이야기하게 하는 흥미 지향의 상담, 혹은 흥미 속에서 어려움을 발견하는 상담 방식이어야 한다."

  상담을 이렇게 시작하는 것은 이 지점에서 내담자의 마음이 열리고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재미있고, 즐겁고, 본인에게 의미 있고, 행복해야 마음이 움직입니다. 마음은 행동의 시동 키입니다. 학습지원대상학생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우리는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까요?


  공부의 본질

  공부는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일까요? 진학, 취업, 진리 탐구, 기술 개발, 기본 소양과 교양 습득, 취미와 관심 분야 탐구, 삶에 대한 탐구, 자아 성장 등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현실적인 답변은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입니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를 공부해야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공부는 크게 시험을 위한 공부와 진로를 위한 공부로 나누어집니다.

  입학시험이나 취업 시험을 위한 공부는 '무엇이 되기 위한 공부'입니다. 무엇이 되기 위한 공부는 목표를 위한 수단이나 도구가 됩니다. 목표가 달성되면 기쁘지만 때로는 허무해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실패했을 때는 엄청난 좌절과 슬픔에 빠지게 됩니다. 반면 진로 공부는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에 대한 공부입니다.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를 위한 공부는 다른 사람과의 '경쟁'보다는 나의 '성장'과 '행복'을 추구하는 공부이며, 공부는 삶의 이유와 목적을 충족시키는 과정이 됩니다. 입시와 진학은 진로 경로에서 한 부분입니다. 무엇이 되고자 하는 시험공부는 진로를 위한 수단이 되지만,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가 포함된 진로 공부는 가치가 되고, 즐겁고 재미있고 의미가 있는 인생, 그 자체가 됩니다. 이것이 공부의 본질입니다.

  공부에서 상처받지 않고 재미, 의미, 행복을 모두 찾기 위해서는 진로 공부를 놓치면 안 됩니다. 하지만 공부는 현실입니다. 재미만 있고 실용적이지 않는 공부, 추상적이고 공상적이며 실패가 되풀이되는 공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과가 있어야 합니다. 성과를 위한 공부 기술도 필수적입니다. 시간, 노력, 비용 투자 대비 효율성이 높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습 동기, 학습 전략, 학습 행동을 점검하고, 감정, 행동, 환경, 자원, 시간 관리를 잘해야 하며, 이해, 기억, 인출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공부 기술도 연습해야 합니다.

  작은 공부가 모여 큰 공부가 됩니다. 작은 성공이 모여 큰 성공이 됩니다. 지속 가능한 공부를 위해서는 작은 성취와 작은 성공이 디딤돌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작은 성취를 가볍게 여기지 않아야 합니다. 공부는 하나씩 쌓여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기억하고, 늘 자신을 격려하고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공부 생존법 

  학습 부진 요인과 공부의 본질에 입각한 공부 생존법에는 두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1원칙은 학습 부진 요인 제거와 학습 성공 요소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2원칙은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이 원칙들은 보편적이기에 동시에 적용하되, 비중은 학습자의 특성과 상황을 고려해서 조절하면 됩니다.

  입시 공부는 '드레스 코드'를 엄격하게 제시하는 공부입니다. 시간, 장소, 상황에 어울리도록 옷의 스타일, 격식, 모양, 색상 따위를 정해 놓은 옷차림을 '드레스 코드'라고 합니다. 심지어 옷 치수도 정해져 있습니다. 파티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방법은 단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다이어트를 해야 합니다. 몸을 옷에 맞추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내신 점수와 수능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는 해당 과목에서 모두 성적을 잘 받아야 합니다. 싫어하거나 잘하지 못하는 과목을 포기하지 않고 최대한 수준으로 점수를 끌어올려야 합니다. 그래야 상위권이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영역에서 펑크가 나지 않도록 스스로 잘 관리하는 게 최상의 방법입니다. 시간과 노력과 돈을 투자해야 합니다. 이게 입시 공부의 본질입니다. 입시 공부를 위해서는 공부 생존법 1원칙이 필요합니다. 학습 부진 요인을 제거하고 학습 성공 요소를 개발해야 합니다. 개인의 적성과 재능보다는 노력과 인내,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공부의 궁극적인 목적보다는 당장의 합격이라는 근접 목표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 만으로 충분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공부는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공부에 대한 전제 조건이 틀렸습니다. 공부에는 입시 공부 말고도 다른 공부가 있습니다. 사람은 흥미, 적성, 가치관, 성격, 신체적 특성 등이 다르기에 저마다의 관심, 목적, 목표, 행동이 다릅니다. 그러니, 하나의 공부 방식이 모두에게 적합할 수는 없습니다. 싫어하는 과목을 계속해야 하는 입시 공부는 더욱 그렇습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공부, 의미 있는 공부, 그 공부에 맞는 적합한 공부 방법이 따로 존재합니다.

  '진로 공부'가 그것입니다. 이 공부는 우리가 평생 해야 할 공부입니다. 우리가 평생 해야 할 공부는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부여야 합니다. 그래야 재미있고, 자신에게 의미가 있고, 행복한 공부가 됩니다. 이런 공부는 지속 가능한 공부입니다. 학습자를 성장하게 하고 진로를 지속 가능하게 하고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게 합니다. 이것이 진로 공부의 본질입니다. 진로 공부를 위해서는 공부 생존법 2원칙이 필요합니다.

  사람들마다 선호하는 옷이 있습니다. 진로 공부는 자신의  몸에 맞는 옷을 골라 입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신을 위해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어야 합니다. 진로 공부는 자신을 위한 옷을 입는 것입니다. 진로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긍정 정서, 자기 이해, 강점 계발과 활용, 자기 조절능력과 진로개발역량 향상에 집중해야 합니다. 진로에서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실패와 좌절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긍정 정서를 계발해야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잘 알아야 합니다. 사람마다 재능이 다 다릅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시간의 한계성을 가진 생명체입니다. 우선순위를 정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계발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사람은 감정과 본능을 가진 생명체입니다. 때로는 자극에 반응하고 때로는 환경에 대응하고 때로는 에너지를 얻느라 목적과 목표를 쉽게 잊어버리고 진로경로에서 이탈하기도 합니다. 생각, 감정,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변동성이 큰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기 주도적인 진로개발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공부 생존법의 1원칙은 생존에는 도움이 되지만 하기 싫어하는 공부에서는 그 효과와 지속성은 떨어집니다. 하기 싫은 공부는 우리를 계속 제자리에 머물러 있게 하고,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합니다. 자신이 고귀한 존재임을 망각하게 하고 스스로에게 상처를 입힙니다. 마지못해 살아있는 게 아니라  어제보다 오늘이 더 좋아지고 나아지기 위해서는 2원칙을 사용해야 합니다. 입시 공부를 하는 이유는 결국 나의 진로와 직업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입니다. 공부 생존법 1원칙과 2원칙을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대입 학생부 종합 전형이 '공정성'이라는 사회적 합의로 위축되었지만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를 찾고, 관련 과목과 활동을 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적성과 재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좋아하는 과목을 잘하는 것은 학생부 종합 전형에도 도움이 되고, 성공 경험과 성취감을 주고 다른 과목 학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시험 대비 공부와 힘든 일을 하기 전후에는 2원칙을 사용해서 즐겁고 재미있고 행복한 진로와 직업의 모습을 상상하면 마음 챙김도 하면서 1원칙도 더욱 좋은 효과가 나타납니다.


 

[참고 자료]

공부 상처, 김현수, 에듀니티, 2020.

총균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김영사,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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