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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자아해방 04화

생각의 노예 생활에서 탈출하기

by 휘바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아.”

“나만 빼고 다 잘 사네.”

"난 늘 이렇게 가난하게 살다가 독거노인이 될 거야."


우리는 하루에 60,000개가 넘는 생각을 합니다. 이들은 빛보다 빠른 속도로 우리의 머릿속을 헤집고 사라지죠. 그리고 우리는 순수하게도 그들을 그대로 믿곤 합니다.



우리의 뇌는 어딘가 잘못됐거나 위험한 생각에 더 집중하도록 진화했다고 해요. 완벽한 하루를 보냈더라도 그날 저녁에는 잘못된 한 가지 일을 생각하게 만들어져 있는 거죠. 이렇게 프로그래밍되어 고착화된 생각들을 관리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부정적인 생각은 절대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생각이 현실이 된다.


생각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합니다. 우리의 감정과 태도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이죠. 우리가 내면에서 소화한 생각은 우리의 감정이 되고, 그 감정이 세상에 발현되면 우리의 태도가 됩니다.


A는 몇 년 전 동생과 심하게 다퉜어요. 그녀는 그 과정에서 동생과 동생의 가족들에게 심한 배신감을 느꼈고 자연스레 그들과 연락이 끊겼죠.


그러나 연락을 끊고 동생을 보지 않는다고 A가 그 경험으로부터 자유로이 풀려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딜 가나 동생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은 너무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그 경험은 시도 때도 없이 A를 찾아와 난도질했고 A는 몇 년 전 그때와 똑같은 배신감, 자괴감, 분노에 치를 떨었습니다.


기계처럼 생각이 좌지우지하는 대로 살아가는 한 A는 영원히 그 부정적인 경험의 포로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생각은 애초에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죠. 통제라기보다는 양치기처럼 생각을 점점 옳은 방향으로 몰아간다는 것이 맞을 거예요. 계속 옳은 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풀 숲에 길이 생기듯이 우리 뇌에도 시냅스가 생기고 양들처럼 뉴런은 자동으로 그 길을 따르게 돼요.


자기 생각을 알아차리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습관은 쉽게 생기지 않습니다. 나의 생각을 자주 관찰하고 성찰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노력하는 수밖에 없죠.




생각을 알아차리는 방법


1. 하루 동안 생각 관찰 연습을 한다


기억할 수 있도록 알람을 설정한다거나 잘 보이는 곳에 메모를 해둡니다. 그걸 볼 때마다 방금 내가 무슨 생각하고 있었지? 하고 생각을 기록하는 거예요.


(예시)

9:00 am 정 과장은 늘 나만 빼고 주말 어땠냐고 물어보는 것 같던데, 왜 나를 싫어하지?

2:22 pm 잘 때 이를 가는 것 같은데 치과에 가봐야 하는 거 아닌가?

3:36 pm 오 부장 진짜 너무 싫다. 저 인간 얼굴만 봐도 화병 걸리는 느낌이야.


2. 생각 패턴을 그려본다


특히 자주 떠오르는 생각이나 무의식 속에 자리 잡은 믿음은 하이라이트로 강조해서 굳어져있는 생각 패턴을 찾아봅니다.


3. 생각은 내가 아니다.


생각에 휘둘리는 나를 비난하거나 생각을 자기 동일화시켜 죄책감이나 자괴감을 갖는 것만큼 나쁜 건 없어요. 생각을 자각하고 관찰하는 이유는 그런 생각의 패턴을 멈추기 위해서예요.




하루 동안 바빠서 생각을 알아차린 게 몇 번 안된다면 다음 날도 연습을 지속합니다. 알아차리고, 판단하지 않고, 생각에서 한 발짝 빠져나와서 이를 관망하는 거예요. 연습을 지속할수록 생각에서 빠져나오는 게 쉬워져요.



제게 명상은 행복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명상으로 인해 생각을 알아차리자 더 이상 생각에 끌려다니지 않게 되었고 우울증 극복에도 큰 도움이 되었어요. 많은 서양 국가에서도 군인이나 유치원생들에게 필수로 명상수업을 시킬 정도로 명상의 효과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생각과 좋은 관계를 맺게 해 주기 때문이에요.





생각을 인지하지 못할 때 생각은 우리를 집어삼켜버리고 맙니다.


이를 닦거나 샤워, 혹은 집안일을 하며 몸이 자율 주행하는 사이 정신은 자주 소용돌이치는 생각 속에서 허우적거리죠. 조수석에 앉아 과거로 갔다가 미래로 갔다가 생각의 장단에 맞춰 움직일 수밖에 없게 돼버려요.


과거와 미래를 자주 방문할수록 우울해지거나 불안해지기 쉬워요. 과거와 미래에서 나는 한없이 무력하기 때문이에요. 내가 힘이 있는 건 지금, 여기, 현재뿐입니다.


더 이상 생각이 운전대를 잡게 둬서는 안 됩니다. 생각의 주인이 되는 순간부터 당신은 조금씩, 천천히 자유로워질 거예요.





*사진출처: Gaspar Uhas, Joshua J. Cotten, Yasin Gucluturk, Dorota Dylk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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