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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자아해방 06화

걱정으로부터의 해방

by 휘바


"엄마가 걱정해봤자 나한테 도움 하나도 안돼."


걱정 투성이인 엄마랑 통화를 할 때마다 하는 말이에요. 엄마가 걱정하는 건 오히려 나를 망치는 거라고 걱정의 악순환에 대해 또 미주알고주알 잔소리를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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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좀 나아지니 이젠 할머니가 통화할 때마다 밖은 위험하다고 나가지 말라고 걱정을 하세요. 걱정은 역시 유전인가 봐요.



프로걱정러들은 걱정이 우리를 위험으로부터 지켜준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걱정하는 동안 우리는 절대 안정이나 안전을 느낄 수 없습니다.


우리의 뇌는 생각과 현실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고 하죠. 올림픽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누워서 운동을 하는 생각만 해도 운동에 쓰이는 근육과 신경이 활성화된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걱정을 하는 동안 우리의 뇌는 최악의 상황을 이미 살아본 것과 다름없어요.


백 번 양보해서 걱정이 현실이 되어도 그게 걱정을 정당화시켜주지는 않아요. 걱정하면서 기분이 좋은 사람은 없는데 걱정이 주는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면서 걱정으로 인해 미래의 고통을 피해 갔다는 건 모순이지 않을까요? 미래에 살 고통을 지금 이미 겪었잖아요. 걱정이 사실이 되어도 손해, 사실이 되지 않아도 손해예요.




걱정으로부터 해방되기


1) 생각과 감정을 인지해서 걱정하는 순간을 알아차린다


내가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만 의식적으로 걱정을 멈출 수 있어요.


생각과 감정을 알아차리는 법


2) 걱정 일기를 써본다


먼지처럼 잡히지 않고 머릿속을 떠다니는 걱정들을 종이 위에 써보는 거예요. 하루 종일 걱정이 하고 싶더라도 걱정 일기를 쓰는 시간까지 참아야 합니다. 걱정을 미루는 것만으로도 걱정하는 습관을 없애는 데 큰 도움이 돼요.


그리고 나중에 기분이 좋을 때 걱정 일기를 읽어보는 거예요. 허무맹랑하거나 쓸데없는 걱정은 좍좍 줄을 그어 지워버립시다.


3) 걱정을 분석해본다


걱정하는 자신을 알아차린다면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지 마세요. 원래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으니까요. 대신 지금 걱정하고 있는 일에 대해 분석을 해보는 거예요.


지금 하는 걱정이 현실적인 시나리오인가?

이 걱정은 나의 현실과 미래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

걱정에 반대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과거에 했던 걱정이 현실화되지 않았던 경우를 적어봄으로써 걱정은 개똥보다도 쓸데가 없는 시간낭비일 뿐이라는 걸 나에게 다시 상기시킵니다.


4) 마음에 안정을 주는 것 리스트를 만든다


프로걱정러들은 걱정을 함으로써 안정을 느껴요.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대부분의 걱정러들이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해요.


뇌가 슬슬 걱정 기어를 올릴 때면 나의 안정 리스트에 있는 일들을 함으로써 다시 안전한 기분을 느끼도록 합니다. 강아지를 쓰다듬는다든가 물을 한잔 벌컥벌컥 마신다든가 나에게 안정을 되찾아주고 나면 걱정하고 싶은 마음도 많이 사라질 거예요.



5) 현재에 집중한다


보통 삶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치명적인 상황은 자주 일어나지 않아요. 지금 당장 내 안전을 위협하는 게 아니라면 비상사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6) 삶은 언제나 미완성


걱정러들은 언제나 쌓여있는 할 일에 대해 안절부절못해요. 그러나 삶이 끝나는 순간까지도 삶의 많은 것들이 미완성 상태일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할 일을 다 끝낼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면 미완성의 삶도 꽤 괜찮다고 느껴질 거예요.





걱정 없는 사람은 옆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긴급상황에서도 혼자 침착하고 늘 여유로운 태도는 매력적이기까지 하죠. 불안하고 초조한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걱정은 비도 오기 전에 우산을 쓰고 다니며 햇빛이 보이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러나 걱정도 습관일 뿐이고 고칠 수 없는 습관은 없습니다. 걱정에서 해방되는 순간 당신의 삶의 무게도 조금 더 가벼워질 거예요.




*사진 출처: Free Walking Tour Salzburg, Karin Hiselius, KS Kyung on Unsplash, Stories, pch.vector on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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